잉카의 소금과 무념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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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lee ju yeon
- 작성일 : 08-05-0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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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먹어도 맛있는 최고의 소금이라고 한다.
소금공장이 있기는 하나, 단지, 소금을 불구덩이에 집어넣는 공정으로
그 향을 배가시키는 아주 단순한 공정을 처리할 뿐이며, 이렇게 정제된 소금은 한봉지에 100원도 안된다고 한다.
소금의 산처럼 엄청난 양의 소금 중,
거기 사람들은 단지 그날의 치즈와 빵을 살정도만 만들어 팔아온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거저 풀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소금의 가공량을 엄청 늘린다면, 전세계 소금시장을 장악하여 소금을 비싼가격에 팔 수도 있고,
아님, 그날 그날 많은 양의 소금을 만들어 돈을 매일 축적할 수도 있는 일이니 말이다.
거기 꼬마는 이렇게 얘기한다.
"왜 많이 만들어 돈을 벌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소금을 많이 넣으면 짜잖아. 많이 먹을수가 없지. 많이 먹을 수 없는 것을 뭐하러 많이 만들어?"
참, 현문우답이지만, 어찌보면, 우문현답인 셈이다.
만일, 경제학자가 이를 본다면, 저런 비효율적인 경제활동을 하다니, 하며 혀를 찰 노릇이겠지.
또, 아주 바삐 사는 현대인은 어찌 저리 게으를 수가 라고 할 수도 있겠지.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가득 안고 사는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관심도 없는 그들이 이해불가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그들은 행복하게 사는 걸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행복이라니? 그게 뭐지?
라고 그들은 대답할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은 불행하지 않으니까.
집에 창가에 있는 긴 소파에 누으면, 하늘이 바로 보인다.
맑은 날씨의 하늘에 있는 구름이 옆 아파트의 피뢰침에 꽂혀 있기도 하고,
새가 쏜살같이 거기를 지나가기도 한다.
가만히 이를 한참 바라보면,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그야말로 무념무상이다. 그건 그냥 몸과 마음이 선해지는 것 같은 느낌.
그건, 단순히, 물욕에서만 놓여지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굴곡에서도 놓여지는 것 같은 아주 편한 상태이다.
이런 걸 것 같다.
그들이 소금을 팔아 단지 하루치의 식량을 보충하고 사는 거.
그 이상은 생각해 보지도 못하는 거.
그것이 불행한지, 행복한지, 기쁜지, 슬픈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
그건 바로 이런 무념무상의 삶이 아닐까?
참.. 살면서
손에 쥐고, 머리에 꾸역꾸역 집어넣고 사는 것 때문에
그것이 바로 인생을 똑바로 사는 것이라고 믿고 왔기 때문에
그런 강박관념을 갖고 살기에
내손에 있는 것을 털어버리기가 매우 아쉽다.
머리에 그만 들이밀려고 하면 배부른 돼지가 되지 않을까 겁이 난다.
근데 이게 다 뭘까?
글쎄...
오히려, 조금씩 비운다면, 혹은 덜 채우고 살아간다면...
물질의 안락함에서도, 정신적인 충만함에서도 조금씩 벗어난다면..
그렇다면,
의미 없이, 상대적 빈곤감으로 징징대고 기운빠져 하는 어리석음도
기쁨이나 행복의 호들갑도, 슬픔이나 불행의 절망도 그 강도는 약해지지않을까.
행복이 마치 인생의 희망인양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욕망일 뿐이니까.
그것은 곧 또 다시 채울 수 없는 신기루처럼 보여, 스스로 불행하다고느끼게 할테니 말이다.
무념무상.
한번씩은 생각해 볼 필요는 있지 싶다.
반평생을 살았고, 남은 반평생을 설계할때 말이다.
댓글목록
강웅천님의 댓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글 의미를 되새기며 잘 읽었습니다.
송석호님의 댓글

저도 반평생을 살았고, 남은 반평생을 설계할 때라...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데...
어떤 이는 이때 바짝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고...
어떤 이는 인생 뭐 있나? 그까이꺼... 즐겁게 살아라 하고...
개인적으로 몸은 회사에... 마음은 사진에...
전 벌써 몸과 마음이 따로 사는 세상이라...
참 고민스럽습니다....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네요...
손현님의 댓글

어디선가 읽었는데요.
삶에는 진보도 증진도 없고, 삶 그 자체로 완벽하다.
뭔가를 보태고 빼려고 하는 우리가 안달난 듯 하네요.
계속 새로운 목표를 부여하며 잡을 듯 말 듯 나아가지만
과연 삶의 매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한 건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내 삶의 여정을 한걸음 한걸음 나가는 게 애초의 목표는 아니었는지...?
이용훈님의 댓글

잉카인의 입장에서 우리를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까를 상상해 봅니다.
이현주님의 댓글

오늘 아침에도 정말 별거 아닌일로 잠시 목덜미가 뻐끈 했는데요,,,
이주연님의 글을 읽으니
이주연님댁에 있는 소파에 길게 누워 피뢰침과 나는 새를 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내게 가장 중요한 것..
내가 목숨걸고 지킬 것... 사실 정말 몇개 없습니다.
그에비해 우리는 너무 모든것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경향이 있고, 그것이 오히려 우리의 행복지수를 줄이고 있다는 반성도 해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freeoj김영재님의 댓글

좋은 글이네요..가슴에 남습니다.
김형배님의 댓글

다시 한 번 읽어 보게 만드는 글입니다..
자신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좋은 말씀인 것 같습니다..
멋진 글들이 이렇게 올라와 주는
라클의 게시판이 반가울 따름입니다..
메마르고 있는 마음에
봄비를 내리듯...
조현갑님의 댓글

참 !참!!!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참 좋습니다.............^^
인도인의 인생철학을 엿듣는것 같기도 하구요~~~~!
우리네들은 대부분 백년도 못살면서 천년을 살준비 한다고 야단들이지요.
가만히 보아하면 코미디가 따로 없습니다.
저의 첫애가 졸업하여 첫 직장을 출근하는날 아침에 전화를(마산에서 서울로)하여
애비로서 저가 이랬습니다........."너 인생에 돈에 노예가 되지말라"
현재까지 가만히 보고있자니 잘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오래 간만에 좋은 말씀 감사 합니다~~~~~~~~!
박승평님의 댓글

좋은 의미의 글인것 같습니다.^^
좋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정성시님의 댓글

가끔 그와 같은 꿈을 꿉니다. 시간에 지배되어 바쁘게 일하며 살아가면서 고된 수고를 한 후에 한 자락의 마음의 여유를 누리면서 느끼는 꿈같은 희망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통해서 만나는 대자연의 허허로움과 풍요로움과 더불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순박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김재범^^님의 댓글

마음에 참 와 닿는 글입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다들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문수80님의 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일우님의 댓글

"행복이 마치 인생의 희망인양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욕망일 뿐이니까..."
이글귀가 가슴에 확와닿는군요 덕분에 오늘하루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수 있겠습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김대용ak님의 댓글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새삼 제가 살아가야하는 길을 생각해 봅니다.
오기동님의 댓글

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지금까지 바쁘게 힘들게 욕망을 행복으로 알고 달려왔던 제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그 타래에서 못벗어나는 자신이 겁쟁이로 보이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제 자신을 위로 하네요..
하루 하루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일텐데...
아니 그 만족 자체도 욕망이 될 수도 있겠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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