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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이른 저녁, 해운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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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장욱
  • 작성일 : 08-04-2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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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수요일 이른 저녁

4월의 어느 수요일 처럼 부산에는 비가 내리길래 멋진 먹구름을 기대하며 이른 퇴근 길에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향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구름은 그냥 회색의 밋밋한 모양으로 실망감만 잔뜩 안겨 주었습니다.

마침 백사장을 보니 비가 오는 데에도 엄마와 어린 딸 처럼 보이는 모녀가 모래장난을 하며 놀고 있더군요. "저 모녀의 모습이나 먼 발치에서라도 찍어 보자"라고 생각을 하며 롤라이를 집어들고 백사장을 가로 질러 가는데 갑자기 두 모녀가 일어서며 반갑게 손을 흔들더군요. 물론 저를 향해서가 아니라 돌아보니 해수욕장에 접한 큰 길 쪽에서 가방을 든 양복 입은 사람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 엄마와 딸은 백사장에서 놀다 퇴근하는 아버지를 만나기로 한거구나"

가차이 다가가서 그들의 표정을 담고 싶었지만 그 들의 삶에 끼어드는 훼방꾼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모녀와 모녀의 모습을 디카 똑딱이에 담는 아버지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 두 커트 누르고 비를 피해 돌아서서 나오는데 큰 길 쪽에서 어떤 분이 카메라를 팔에 얹은 자세로 감싸고 오고 있는게 아닙니까.

"어- 니켈 엘마다. 니켈 엘마"

라클 전시회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니켈 엘마로 찍은 사진의 주인공 박유영 선배님이셨습니다. 성함 보다 니켈 엘마가 먼저 입에서 튀어 나왔던거죠. 앞 뒤 재어 보지도 않고 그냥 뛰어가

"박유영 선배님, 안녕하세요?"

" ... "

"저는 라클의 장욱이라고 합니다."

"아- 장 선생님. 천형기 사장한테 말씀 들었습니다."

그렇게 비 내리는 해운대 백사장에서 박유영 선배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처음으로.

박유영 선배님께서는 내리는 빗 속에서도 시커먼 M3에 눈 달린 Summilux 를 끼운 채로 사진을 얼마 동안 더 찍으셨습니다. 저는 "저 비싼 라이카가 소금기 많은 빗물에 다 젖어 어떻게 하나" 가슴을 조아리며 선배님을 기다렸구요. 소문으로만 듣던 그런 고가의 장비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비 내리는 바닷가라니 얼마나 걱정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선배님께서는 바닷가 커피 샾에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도 한 잔 사주셨습니다. 역시 선배에게 얻어 마시는 커피 맛이 최고였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도 누리지 못했던 선배 덕을 라클을 통해 누리게 되다니요.

선배님, 정말 살갑게 대해 주셔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해운대는 제 서식지입니다. 제 서식지에서 찍어 라클에 올리신 그 수 많은 사진들 아무래도 "장 당 커피 한 잔" 또는 "장 당 복국 한 그릇" 식으로 대가를 치루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선배님.
언제 날 잡아 부산 선배님들께 정식으로 인사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날 찍은 사진 한 장 같이 올립니다.
물론 갤러리에도.
추천 0

댓글목록

천형기님의 댓글

천형기

장교수님! 다음에 박원장님을 뵙게 되면 커피말고 가까운 미나미로 가자고 하십시오..저도 불러주시구요..

JK이종구님의 댓글

JK이종구

미나미가 그... 자숙문어가 일품이라는 그곳말씀이신가요?
꿀꺽~

천선배님 거기서 자주뵙는다는 제보가....ㅋㅋ

김대석님의 댓글

김대석

사진도 글도 만남도 다 좋았군요...
미나미...일식집 내지는 횟집임에 틀림없군요...
아 부산이여...해운대여...

장재민님의 댓글

장재민

장교수님 부산 갔을 때 뵈었어야 했는데 서울에서 잠시 뵈고 말아 아쉬었읍니다.
부산에 사시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김형배님의 댓글

김형배

반갑습니다..
여기가 울산이니, 해운대가 바로 지척입니다..
가족들과 가끔 바람쐬러 가는 곳입니다..

해운대에 가면
혹시 마주칠 지도 모르겠습니다.. ^^;;
라이카 들고 계신 분이면 그냥 아는척 하면 되는것이군요.. ^^;;;

박유영님의 댓글

박유영

ㅎㅎㅎ 장교수님께서 사연을 올려주셨네요. 바람불고 비오는 날... 해운대에서 뵈었던
만남은 날씨와는 달리 따뜻해서 좋았습니다. '미나미'는 해운대에 유명한 오뎅집입니다.
따끈한 정종도 팔고... 계란말이, 뽈라구구이 등도 좋습니다. 해운대서 바람쐬고 사진찍
고 캄캄해지면 미나미 좋겠습니다. 대석선배님, 종구씨... 달리세요. 부산으로... 김형배
님께서도 부산오셔서 연락주십시오.^^

박승평님의 댓글

박승평

여러 선생님들께서 부산에 계시네요^^
다음번에 저도 한번 불러주세요^^
꼭 참석하겠습니다.

김형배님의 댓글

김형배

박유영님 부산에 가서 연락드리면 되는 거라고 알고 있겠습니다.. ^^;;
가족들과 함께 해운대에 가끔 가는데..
나중에 부산에 가면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제가 고향이 부산 (영도구 남항동) 이고,
고등학교까지는 부산에서 살았었습니다.
대학때문에 부산을 떠나 살기 시작했는데..
취직을 하고나서는 울산과 서울을 왔다갔다 하면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울산이구요..
(작년 8월에 다시 공장으로 발령을 받아서 5년간의 서울 생활을 접고
다시 울산으로 내려왔습니다.. ^^;

하여간에..
날 한 번 잡아 보겠습니다..
환영해 주실 것으로 믿고.. ^^;;

강정태님의 댓글

강정태

연고가 없는 저에게 부산은 항상 생소한 곳이었는데
이 라클에 가입한 후로 유별나게 친밀감이 가는 곳으로 변해있어 저도 놀랄지경입니다.
참 좋으신 선배님들이 많이 사시는 곳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바다를 끼고 있어 마음이 넓으신 듯....^^

이재유님의 댓글

이재유

저도 한국가면 꼭 부산회원님들 찾아뵙고 싶습니다... ^^ 이런식으로 우연히 뵙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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