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의 師이신 角田氏와의 신뢰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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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유경희
- 작성일 : 08-04-27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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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의 사진 생활의 계기를 만들어주신 마음속의 스승이신 수미타 씨를 만나기 위해서 였다.
이분은 실은 한국에서도 꽤 유명하리라 생각이 된다.
왜냐하면 핫셀과 롤라이 팬의 바이블인 일본 에이무크 출판사 간행의 핫셀블래드 앤 롤라이 플렉스 라는 2003년도 잡지에 핫셀 분해를 통한 설명과 더불어
그 분의 찍으신 사진이 82-83페이지에 걸쳐 게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제된 사진에도 살짝 등장하는 바로 그 찻집에서
그 분과의 오랜만의 만남을 가졌다.
그 분과의 첫 만남은 실로 우연이었다.
바로 4년전 한국 출장중에 시간이나 떼울 생각으로 에이무크 출판사 간행의 핫셀블래드 앤 롤라이 플렉스를 서점에서 구입하고
나는 비행기 안에서 한시도 눈을 뗄수가 없었다.
핫셀의 존재는 불과 하고 사진에 전혀 조예가 없었던 나에게
핫셀은 마치 첫사랑과도 같은 감흥을 불러일으킨 것이었다.
공항에서 내린 나는 출장중에 쓰려고 산 소니의 최신 노트북을
용산에 헐값으로 넘기고
바로 충무로로 향했다.
사진 아니 카메라 조차 알지 못한 나였지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구입한 것이
바로 핫셀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 가지고 온 핫셀은 이미 고장난 생태였다.
한국에 보내는것 자체가 싫었던 나는 무작정 수미타 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수리를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역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신 프로 이기에 수리에 너무 바쁘고 집중하기 위해서 택배로 부치시라는 말씀 뿐이었다.
그러나 거기서 물러날 내가 아니었다.
이미 일본의 유명한 만년필 장인과의 교류를 한 경험을 살려서
설득에 들어간 결과 시간을 내주시기로 한것었다.
상당히 까다로운 분이라고 생각하고 만났으나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너무나 친절하게 핫셀뿐만 아니라 사진에 관련된 많은 설명과 함께 헤어질 무렵에는
"수리 맡기는 동안 사진을 못 찍게 되니까 제 카메라를 빌려드리겠습니다"라고 하시며
필림과 함께 그 분의 핫셀 까지도 빌려오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만남은..주로 편지를 통한 만남으로 이어져 갔다.
내가 처음 현상,인화를 할때도 장문의 편지에 모든 약품의 명침과 인화기의 메이커,,
또 일본의 유명한 프로 작가의 인화물 까지도 빌려주시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이미 만년필에 어느정도 장인과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는 나에게..
장인과 함께 하는 생활이란 그 분의 작품에 일정한 경제적 원조(구입)를 부담한다는 의미로서(물론 내 생각일뿐이다)
그분이 엄선해서 오버홀 한 렌즈를 몇차례 구입하게 되었다.
그때 그 분께서 하신 말씀이 ''유상이 구입한 렌즈는 제가 일할 수 있는 날까지 책임을 지고 무상 수리를 하겠습니다 ''.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반신 반의한 나이지만 지금까지 정말로 문제가 있던 없던 간에
늘 무상으로 나의 핫셀을 사랑스럽게 보살펴 주시고 계시다.
오늘 만나게 된 이유는 오랜만에 보낸 나의 안부편지에 대한 답변인 셈이었다.
전화를 통해 약속장소와 시간을 정하는 과정에서 내가 불쑥
"인물 사진을 조금 더 많이 찍고 싶고 더우기 백동의 렌즈를 구입하고 싶은데 좋은게 별로 없네요 "라고 말하자 그 분의 답변이"아! 유상 실은 오래된 친구가 시력저하로 인해 핫셀을 처분 하는데 좋은 120미리가 제게 있습니다"
제가 쓸려고 구입한건데 유상이 저보다 사진을 많이 찍으니까
완전 오버홀에 평생 보증으로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돈도 없으면서'''네! 그럼 오바홀 되는데로 구입하겠습니다'라고
내 뱉고 말았던 것이다.
그 다음날 나는 라이카 엠7과 쥬미룩스35미리를 싼 값에 위탁 판매를 맡기게 되는 운명에 처해진다..
그러나 오늘 본 120미리 플라나는 너무나 황홀하고 아름다운 크롬이었다.
수미타씨 말씀이 원오너 였다는 것이었다.
"제가 정성을 다해서 오버홀 한것입니다.물론 유상은 평생 보증이구요'
인간과 인간의 만남,,그리고 신뢰 관계..돈으로 따질수 없는 그 모든것을
나는 그 한마디 바로 그 순간,그 공간에서 체험 하게 된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가 가지고 간 인화물과 본인의 인화물을 비교하면서
힘차고 정열적으로 사진에 관한 에피소드,프로 이기에 알수 있는
일본의 유명한 사진 작가들의 숨겨진 얘기를 배가 부르도록
맛있는 커피와 함께 즐길수 있었다.
난 라이카의 묘사가 어떻든 롤라이가 어떻든 관심이 없다.
난 오직 평생을 같이할 최고의 핫셀과 그 핫셀을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주시는 수미타씨가 있기에 오늘도 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보고자 할 뿐이다.
이런 신뢰 관계가 있음으로 내 사진생활은 더 윤택해지고
또한 풍부해질거라고 믿고 싶다.
3시간의 짧은 만남이었고 또 언제 만날지는 모르지만
그분이 헤어질때 나의 손에 꼭 쥐어주시고 가신 선물 봉투까지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선물과 함께 동봉된 그 분의 편지에는
"유상이 지난번 보내주신 사진에 두 따님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120미리로 따님의 성장을 지켜봐주시면 전 더이상의 행복이 없습니다"
"그리고 애들을 위해 600년의 전통을 가진 일본과자 를 동봉하니 아이들과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120미리 용의 오리지널 보호 필터와 수제로 만든 캡을 동봉하오니 써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에미무크사 편집장에게 유상에 관해 얘기 해두었으니 꼭 한번 만나뵙고 사진집을 낼수 있기를 기원드립니다"라고.................
댓글목록
유경희님의 댓글

5월20일 발행의 아시히 카메라에 수미타씨의 핫셀 특집이 실린다고 하네요,관심 있으시면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서원호님의 댓글

기계 냄새보다는 사람 냄새가 물~씬한 사진 이야기이군요.
잡지 나오면 꼭 구독해 봐야 하겠습니다.
장욱님의 댓글

아사히 카메라, 니뽄 카메라는 우리나라에서 대개 24일, 25일 경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지난 25일 금요일 아침에 사온 아사히 카메라에는 히로 키카이 상이 핫셀로 찍은 사진만 보이고 수미타 상의 핫셀 특집은 보이지를 않네요.
다음 달로 밀렸을 수도 있겠지만 다시 한 번 첫 페이지 부터 끝 까지 꼼꼼히 살펴 보겠습니다.
저도 만년필, 시계, 음반, 카메라 등에 손을 대어 보았지만
선생님이 정말 부럽습니다.
정이 마르고 말라 삭막하기만 한 이 삶에서 그런 분을 만날 수 있었으면 꿈 꿔 봅니다.
이제 만년필은 제일 저렴한 펠리카노 주니어, LeVel 5 두 가지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의 안정은 찾았습니다.
유경희님의 댓글

징욱 선생님
일본에서 5월20일 발행하는 아사히 카메라입니다.아직 발행전 입니다....
장욱님의 댓글

아- 그럼 6월호이군요
5월 24일이나 25일에 중앙우체국 옆 서점에 나가서 기다려 보겠습니다.
정말 기대 됩니다
김경섭님의 댓글

사진과 인간관계 그리고 기계를아는사람의 장인정신 그리고 믿음 신뢰 우리도 배워서 ......
조현갑님의 댓글

인간미가 있는 장인과의 만남이 부럽습니다!
저도 500C바디와 80과250의 백동 C Lens를 보물처럼
애지중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흑백사진으로서는 최상의 콘디션을 보여주지요!
유선생님이 부럽습니다! 사진과 카메라에대한 강한 집착력도요......!
김형배님의 댓글

훈훈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멋진 인간관계를 주위에서 가끔 보는데..
이럴 때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김대석님의 댓글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도 사진이지만 사람들 만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좋은 인연 이어나가기를 바랍니다.
강경호님의 댓글

핫셀로 올려진 따님의 사진이 아주 좋아보입니다.
제 딸에게도 한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조진은님의 댓글

사진생활을 하면서 자기와 마음에 맞는 훌륭한 장인을 만난다는 것은 큰 복인듯 합니다
부산에서는 딱히 믿고 맡길 수리실조차 없는 형편인지라 많이 부럽습니다
훌륭한 장인과 좋은 장비를 가졌으니 앞으로 마음에 남는 좋은 작품도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이 기 성님의 댓글

언젠가는 저도 꼭 핫셀을 써봐야겠습니다..^^
유경희님의 댓글

오늘 에비스에서 또 뵙었습니다.
핫셀 순정 proxar1,2,3(클로즈업 렌즈)를 부탁드렸었는데..
여러 경로를 통해서 아주 깨끗한 걸로 갔다주셨습니다.
제가 돈을 주고 사 건데도 죄송해서 혼났습니다..
일본의 가장 유명한 인화작가(적절한 표현이 뭔가,모르겠습니다..)
의 오리지널 프린트에다....
그래서 또 언제 뵐까 싶어 사진 찍어왔습니다.
사진 3장 올립니다.
1.수미타 선생님..120미리가 f5.6인 관계로 1/4로 겨우 찍었는데..
그런데로 흔들리지 않고 잘 나왔네요.
2.proxar1,2,3를 3장 겹쳐서 한장 찍어봤습니다.손으로 들고 찍을려니까
손이 후들거려 걱정 했는데 이것도 그런데로 잘 나왔습니다.
밑에 사진집은 수미타 선생님 한테 선물 받은 alao yokogi씨의 1967-1975년간의 작품을 모은 사진집입니다.
3.늘 만나는 에비스의 찻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