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찍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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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류장하
- 작성일 : 08-04-0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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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하게(?) 스쳐가는 시간, 공간을, 그리고 때론 젊음을 붙잡아두고 싶구요.
벗들과 함께 한 행복한 순간들을 기록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숲길. 꽃들을 찍고, 하늘을 찍고..
나를 너를, 우리를 찍습니다.
항상, "지금 여기"를 생각하게 하는게 사진인것 같기도 하구요.
수십년전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게 하고..
그래서 전 옛날 사진들을 좋아합니다.
스냅, 캔디드. 거리 풍경.. 파인아트. 다 좋지만.
그냥 단정하게 서서 부끄러운 표정지으며 손가락 두개 펴서 브이를 날리는
그런 사진들이 좋습니다.
코찔찔이들 쭉 나란히 서서 사진에 긴장하는 사진들이 너무 그립고 아름답습니다.
사람이 좋고, 사람을 찍고 싶고,
그래서 50mm가 좋았습니다.
그냥 툭 찍으면 되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요즘은 자꾸만 35, 28, 15.. 90 135. 200 300.. 400..
그런 렌즈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언가 찍어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거 없으세요 ?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있는것 같습니다.
찍는게 싫을때도 많죠.
억지로 찍는 일.
아름다워서 아~ 찍고싶다.. 할때는 항상 찍을 수 없고.
무료한 시간에 카메라만 쳐다봅니다.
무얼 찍어야 할까요 ?
제 우문에 속이 상하기도 하고
사는게 다 그렇지 싶다가도..
선배님들의 현답을 듣는다면 속이 좀 편해질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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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한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인데요.
몇년전부터 제 바탕화면으로 쓰고 있는 사진입니다.
루마니아 사진이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김기현님의 댓글

일상의 삶에서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심하고 서울을 떠나 사진기와 렌즈 몇 개를 챙겨간 여행길에,
모처럼의 기회이니 사진을 좀 마음먹고 찍어야겠다고
다급한 마음으로 셔터를 눌러댄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짓도 할 짓은 못되더군요.
몇 년전이지만, 해질녁 지리산 화엄사 경내에서
사진기를 들이대고 무엇인가를 찍으려고 안달하는 제가 싫어진 일이 있습니다.
11월 정도의 가을이었는데,
쌀쌀한 바람속에 저녁예불을 올리는 은은한 독경소리와 풍경소리,
그리고 한적한 어둠이 내리깔리는데,
사진기를 통해서 그 느낌을 담아보려는 제가 한심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 이후, 사진에 담지 못할 것, 마음에 담는것이 더 좋은 것은 마음에 담자하고 지냅니다.
사진으로 밥을 해결하지 않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여유라고 생각합니다.
최재성님의 댓글

마음에 와 닫는 글귀와 김 기현선배님의 공감이 가는 좋은 말씀들......
저도 글을 들여다 보며, 강박관념에 필름만 소비하고 진작 담아야 할 것을 담지 못한채 돌아서야 했던 기억들
속에서 제가 걷 멋 만 든게 아닐까 잠시 반성해 봅니다.....
요즘은 가족들의 기록을 사진으로 담는게 제겐 더 소중한 시간으로, 그래서 작품하나 만들어 볼려고
안간힘을 쓰던 그런 시간보다 더 제 자신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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