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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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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손창익
  • 작성일 : 14-11-0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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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추억


사진기란 걸 처음 보고, 셔터를 눌려본 것은 국민학교 6학년 때 쯤인 것 같다.


동네에 눈이 오면, 경주시내 까지 나가서 사진관에서 “올림푸스 펜 + 필름 1롤”을 빌려왔다.


이것은 동네 형들이 하는 것을 보고 우리 동기(같은 동네 친구)들도 따라한 것이다.


그 당시 경주시내까지 가는 버스는 하루에 2번 있었고, 정부지원이 없었기에 차비가 상당히 비쌌다.

그러나, 누군가 총대를 메고 앞서가야 사람들이 따라 오는 법이다.

​나도 한번은 내가 총대를 메고 사진기를 빌려와서 눈 내린 동네 주변을 돌면서, 동기들 후배들 사진을 찍어주었다.

누군가 사진기를 들고 사진을 찍는 다면 한번 찍혀 보려고 후배들이나 선배들이 부근을 어슬렁 거리기가 일쑤였다.


필름 1롤이 다 찍히면, 감아두었다 며칠 후 경주시내 나갈 일이 있을 때 갖고나가서 현상과 인화를 맡긴다. 맡길 때 꼭 이런 말을 해야 한다.


“인화물 사진매수는 사람 數대로........”

​며칠 후 목돈을 주고 인화물을 찾아와서 각자에게 분배하는데 여기서 돈 계산이 바짝 신경 쓰인다.

“카메라+필름1롤” 렌트비와 현상 및 인화비용 모두를 합산하여 총 비용을 산정한다.

그리고 그 총비용을 인화된 사진으로 나누기 하여 인화물 1장당 가격을 산출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독사진(혼자서 찍히는 사진)은 여러 사람이 같이 찍힌 사진인화물보다 약간 비싸게 받아야 했다. 왜냐면 필름값이 조금 더 붙어서.....


지금 생각하면 인화물 값을 똑 같이 하면 될 것을 손때 묻은 십원 짜리 몇 개에 왜그리 인색했는지..........미안스럽다...


“사진 찍힌 사람들은 모두 모여“라고 공고하고,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 비용을 받고 각자의 인화물을 나누어 준다.


총대 멘 사람은 힘들지만, 그래도 동네친구와 후배들이 각자의 사진을 한 장을 갖게 되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을 한 것이었다.


디지털 사진기, 스마트폰, 카톡 및 밴드가 난무하는 현시대에서 사진 한 장은 별것 아니지만 그 당시 사진 한 장은 모두에게

​매우 소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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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대학교 시절까지는 풍경사진이 매우 좋았다.

그러나, 서울에 상경하여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도 풀고 취미생활도 할 겸, 사진을 찍으면서부터는 인물사진과 사람들의 생활상을 좋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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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맥커리가 인디아, 티베트, 아프가니스탄을 여행하면서 찍은 인물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좀 색다른 의미를 가진 사진을 찍어보기로 마음먹기도 했다.


사진가로서는 스티브맥커리(Steve McCurry)가 나보다는 수 만배 유명하지만, 나는 그가 갖지 못한 시골에서 살아온 감성(感性)이 있기에 그를 능가하는 인물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나만의 신념(信念)은 있었다.

나에게는 신념(信念) 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착각 (錯覺)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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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가을 동티벳을 여행하면서, 깊은 산골동네를 지나가면서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와 똑 같은 시대감(時代感)을 주는 마을을 지나가게 된 적이 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집단으로 가을걷이하는 모습과 사람들이 입은 옷감, 낫으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어린 시절도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부모들이 일하고 있는 부근에서 심심하게 혼자 놀고 있는 소녀가 있어 모델을 청하여 한 컷 찍었다. 사진만 찍어 돌아서기가 참 민망했는데 같이 간 후배가 즉석사진을 한 장 프린트해 주어서 그나마 덜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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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 쪼금지난 지금 지난날 여행하면서 찍은 필름을 정리하다가, 스캔을 받아 보았다. 세월이 지나서 일까 아니면 가을 날씨 탓일까?


지나간 세월이 남긴 흔적은 싸늘하고도 허망한 기운으로 내 가슴을 잠시 짓누르고, 희뿌연 안개로 변하여 차가운 거실을 맴돌고 있는 것 같다.


이 묘한 기분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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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승현님의 댓글

김승현

지나간 시간과 공간에 대한 느낌은
다른 사람이 참말로 머라고 말할수없겠네요...^^
사진의 느낌이 설명과 함꼐 어섬프레 전해옵니다.
좋은 사진 잘 간직하시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기회를...^^

도웅회님의 댓글

도웅회

첫눈이 오면 친구들과 덕수궁으로 달려가 하프판 사진기로 사진을 찍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나뭇잎위에 쌓인 눈을 심하게 흔들면, 그것이 목뒤로 흘러내려 차갑다고 소리치면서 장난치던 친구들의 모습도 생각나구요..

이세상에 허다한 사진의 이유가 있겠지만, 잃어버리거나 지나쳐버린 시간으로 다시금 되돌아 가보픈 마음에서 사진을 찍게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는 될것 같습니다.. 길을 걷다가 무언가 되돌아 왔다는 느낌이 드는 공간에 들어설때 사진을 찍는 자신을 자각하게 되는 것과도 같은..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그동안의 필름낭비에서 기회낭비에 이르는 나자신의 취미사진도 이젠 좀 나아지고 바뀌어야겠다는..ㅠㅠ

좋은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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