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무렵부터 카메라를 참 많이 샀습니다.
저희 집 절대 돈 많지 않았습니다.

학교는 대출받으면서 다니고, 알바해서 다 카메라 샀습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산 카메라는 절대 팔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0년정도 제 카메라 시스템은 변동이 전혀 없었습니다.
당연히 필름위주의 시스템이죠.

업무때문에 5D랑 24.4/50.2/85.2/200.8렌즈를 쓰긴 했지만 디카의 편리함에 결코 흔들리진 않았습니다.
난 필름이 좋아란 생각과 함께...

그동안 디지털로 전향을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디카사진의 노이즈와 필름사진의 노이즈의 차이때문이었습니다.

필름 역시도 Push 현상이나 고 ISO로 인한 은염이 보이지만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디지털의 노이즈는 자글자글이라고 써야할까요... 물론 계조문제도 심하고...

그런데, 이제 그 자글자글한 노이즈가 익숙해지는군요. 또한 계조 역시도 좋아졌고...


잘 아시다시피, 필름한롤 사고 현상하면 드는 돈도 장난 아니고, 스캔하고 도장툴로 먼지 지우는것도 지치고...

서서히 디카로 가야지 하는 생각이 M9 발매와 동시에 시작되었죠.


그러다가 며칠전 MP와 50.4를 우연히 영입하면서 저의 10년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M9이라도 영입해서 무너진것도 아니고 왜 하필 MP가 들어와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군요.

M6와 50mm Summicron도 팔고, 617도 팔고, L 안적힌 캐논 렌즈 모두 방출하고....
Pentax67 시스템은 해상력에 대한 기동성때문에 보유하고 있던 네대의 67, 67II 들과 딸린 렌즈들 중 67II 바디 한대만 내보내려고 했는데 다 보내려고 합니다. (이건 뭐, 근으로 가격 책정해야할 듯...)

평생을 소장하려던 905SWC도 입양보내려고 사진찍어놨고, 너무 사랑했던 XPANII도 보낼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물론 소장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쓰지 않는 카메라를 모시는 건 체질상 안맞더군요.



절대 다시 팔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시스템들이 저의 가치관과 함께 무너지는군요...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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