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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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상지
- 작성일 : 14-09-1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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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모처럼 나간 광화문.
친구가 미 대사관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왜 하필 미 대사관인가. 그 앞에 정류장도 없는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내려 길을 건너면 KT 앞 정류장이다.
건너려니 세종대왕 동상이 눈에 들어 온다.
아, 세종대왕.
세종대왕은 우리나라의 훌륭한 임금 아닌가.
동상을 보니 새삼 그 생각이 또 올랐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동상 앞은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형상으로 사진들을 찍고 있다.
외국사람들도 많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턱 자리잡은 세종대왕을 보니 광화문이 넉넉해진 느낌이다.
그 앞에 이순신 장군이 긴 칼 잡고 서 있으니 더 그렇다.
그런데 한 편에선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뭔가 피켓을 들고 지나는 사람들을 채근한다.
'세월호 특별법' 서명을 위한 캠페인인데, 좀 거추장 스럽다.
광화문 광장 초입에 얼기설기, 덕지덕지 서 있는 유족들의 천막도 거슬린다.
그들의 심정을 모르는바 아니고 광화문과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이
그들을 품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너무 정치화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광화문을 지나 삼청동에서 점심을 했다.
소주 한잔 걸친 거나한 기분으로
옛 수도국군병원과 현대미술관, 선재아트센터 쪽으로 걸었다.
인사동 사거리 쪽으로 내려오는데, 그 쪽 한편이 또 시끄럽다.
또 무슨 서명을 받고 있다.
송현(松峴)이란 글이 눈에 들어온다.
송현에 호텔 짓는 것을 거부하는 서명 캠페인이다.
그 쪽 알짜 땅에 모 재벌에서 호텔을 짓기로 한 모양인데, 그에 대한 반대 운동이다.
그래서 시끄럽다. 뭐가 옳고 그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송현이라는 지명에 뭔가가 떠 올랐다.
정도전이 죽임을 당한 곳이 송현에 있던 친구의 집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금의 한국일보사 건물이 있던 자리다.
아마도 그 일대가 송현이었던 것 같은데,
정도전이 이방원에 의해 죽임을 당하기 직전 남긴
'自嘲'라는 시 마지막 구절에도 나온다.
"松亭一醉竟成空(송현방 한 잔 술에 끝내 물거품 되었도다)"
광화문 만큼이나 시끌벅적한 길,
그러나 나는 이 길을 걸으면서 정도전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로 삼았다.
친구가 미 대사관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왜 하필 미 대사관인가. 그 앞에 정류장도 없는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내려 길을 건너면 KT 앞 정류장이다.
건너려니 세종대왕 동상이 눈에 들어 온다.
아, 세종대왕.
세종대왕은 우리나라의 훌륭한 임금 아닌가.
동상을 보니 새삼 그 생각이 또 올랐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동상 앞은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형상으로 사진들을 찍고 있다.
외국사람들도 많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턱 자리잡은 세종대왕을 보니 광화문이 넉넉해진 느낌이다.
그 앞에 이순신 장군이 긴 칼 잡고 서 있으니 더 그렇다.
그런데 한 편에선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뭔가 피켓을 들고 지나는 사람들을 채근한다.
'세월호 특별법' 서명을 위한 캠페인인데, 좀 거추장 스럽다.
광화문 광장 초입에 얼기설기, 덕지덕지 서 있는 유족들의 천막도 거슬린다.
그들의 심정을 모르는바 아니고 광화문과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이
그들을 품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너무 정치화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광화문을 지나 삼청동에서 점심을 했다.
소주 한잔 걸친 거나한 기분으로
옛 수도국군병원과 현대미술관, 선재아트센터 쪽으로 걸었다.
인사동 사거리 쪽으로 내려오는데, 그 쪽 한편이 또 시끄럽다.
또 무슨 서명을 받고 있다.
송현(松峴)이란 글이 눈에 들어온다.
송현에 호텔 짓는 것을 거부하는 서명 캠페인이다.
그 쪽 알짜 땅에 모 재벌에서 호텔을 짓기로 한 모양인데, 그에 대한 반대 운동이다.
그래서 시끄럽다. 뭐가 옳고 그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송현이라는 지명에 뭔가가 떠 올랐다.
정도전이 죽임을 당한 곳이 송현에 있던 친구의 집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금의 한국일보사 건물이 있던 자리다.
아마도 그 일대가 송현이었던 것 같은데,
정도전이 이방원에 의해 죽임을 당하기 직전 남긴
'自嘲'라는 시 마지막 구절에도 나온다.
"松亭一醉竟成空(송현방 한 잔 술에 끝내 물거품 되었도다)"
광화문 만큼이나 시끌벅적한 길,
그러나 나는 이 길을 걸으면서 정도전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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