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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자기 양심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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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명기
  • 작성일 : 07-12-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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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자기 양심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겠는가?

요즘 세상에 양심 가지고 산다는 것은, 속주머니에 밤송이를 지니고 사는 것 같다. 수시로 따끔거리는 것이다. 하지만 양심을 버리고 사는 것이, 지니고 사는 것보다 조금 더 힘들다. 그런 비겁한 이유로 나는 양심 지키기에 나름대로 애쓴다.

가끔 저렇게 살고 싶을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감탄한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억울해 죽겠다는 표정, 양손을 벌려가며 온 몸으로 상대방에게 거짓된 진실을 강요한다. 참 재주는 재주다. 양심은커녕, 배신과 음모, 말 바꾸기를 밥 먹듯 하며, 메주는 팥으로 쑨다고 우기는 것이다. 보다 젊은 시절엔 분노가 먼저 치밀어 올랐지만, 나이 든 요즘엔 오죽하면 저럴까? 하고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한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처자식을 생각해서... 라는 식의 배신과 얌체 짓은 대략 못 본 척 하려 한다. 눈치로 보기에 그런저런 이유가 있는 사람들과의 약속은, 처음부터 반신반의다. 알고도 모르는 척, 그렇게 안 되면 말고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한 삶의 지혜다.

하지만 먹고 살만한 사람이 자신의 명예나 공명심 때문에 야비한 짓을 하는 것은, 아직 잘 참지 못하겠다. 그들은 자신의 욕심 때문에 남을 배신하고도, 배신당한 사람을 더 욕하고 돌아다닌다. 배신의 탓을 피해자에게 돌리거나, 때로 자신이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알만한 사람이 후안무치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따위 엉터리 명예를 가져서 무엇 할 것인가? 남의 생각을 제 것이라고 우겨서 뭐할 것인가? 거짓 명예나 터무니없이 스스로를 높이려는 행동은, 언젠가 더 큰 추락과 모멸을 줄 뿐이다. 세상은 늘 감추고 싶은 더럽고 냄새나는 궁둥이에 더 관심을 가지는 법이다.

가장 낮은 곳으로만, 가장 힘든 곳으로만 가려서 다니던 한 남자. 결국 모함에 빠져 비참한 죽임을 당했던 그 남자가, 결국 매년 12월 25일 전 세계로부터 추앙받는 모습을 벌써 2007번이나 보아오지 않았는가?

늘 마음약한 베드로의 갈등을 겪는 우리들 입장에서, 양심 있게 사는 것은 불편하다. 하지만 양심 없이 사는 것은 모두를 백배나 더 불편하게 만들 것이다. 비양심, 때로 그것은 생존 자체를 몹시 피곤하게 만든다.

어쨌든 새로 다가오는 해에는, 양심과 이익의 중간에서 따끔따끔 갈등할 일이 많지 않은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비양심과 배덕의 행성에, 누가 자기 양심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겠는가?


천당(天堂) 아래 분당(盆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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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뻥튀기는 먹을 수나 있지. ] - Nikon 똑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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