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보 다리, 젊은 날의 아뽈리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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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양정훈
- 작성일 : 07-11-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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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느강은 흐르고
우리들 사랑도 흐른다
괴로움에 이어 오는 기쁨을
나 또한 기억하고 있나니"
막걸리 사발을 앞에 놓고 친구가 아뽈리네르를 읊었다.
하얀 두 손이 움켜잡은 탁자가 그의 취기에 흔들릴 때마다
막걸리는 아이가 남겨둔 어머니 유두의 젖처럼
맑은 흰빛을 내며 사발을 타고 흘러 내렸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있다"
젊음의 치기와 방황을 못 이겨하며 흐느적거리는
우리의 어설픈 이야기를 듣는지 마는지
뚱땡이 주인여자는 출입구에 비스듬이 기대서서
추적 추적 내리는 가을비를 내다 보고 있었다.
"흐르는 강물같이 사랑도 지나간다
삶이 느리듯, 희망이 강렬하듯"
어깨동무한 우리는 가을비에 젖은 밤길을 휘청거리며 걸었다.
우리의 사랑도 휘청거리고, 우리의 젊음도 휘청거렸다.
나이 스물의 나는 그 날로 친구의 아뽈리네르에 뻑가고 말았다.
(Panasonic DMC-LC1, Digital)
댓글목록
강웅천님의 댓글

헉, 정말 멋진 그림입니다.
하늘엔 환희와 청춘을 예찬하는 폭죽이 터진건가요?
이상직님의 댓글

물가에 비친 모습을 찍은 건가요..?
너무 멋지네요...
annie/정은주님의 댓글

저도 이 시 참 좋아했는데, 친구분도 선생님도 로맨티스트셨나 봅니다.^^
그나저나..디카로 그림 한 점 남기셨네요..^^
김봉섭님의 댓글

Apollinaire의 詩를 사랑하는 선배님을 영원한 스무살로 임명합니다... 멋있으십니다. ^^
김용수JKT님의 댓글

시도 사진도 절정의 아름다움입니다
이런저런 환락에만 빠져 진정 아름다운것이 무엇인지 잊고사는것은 아닌지
선배님 사진 원본좀 저 주세요 인화해서 삭막한 이국의 아파트벽에 걸어놓고 매일 조금씩 음미하고싶습니다 ^^
최성규님의 댓글

이 늦은 밤. 어디서 종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눈물로 치는 종.
無限/박성준님의 댓글

아름답습니다..
마치, 유화를 그려 놓은듯 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감성을 타고 흐르는 글, 그리고 사진.
가슴속 뼛조각이 시리도록 고독과 외로움속으로 빠져 들게 합니다.
가슴시린 고독과 외로움, 저만의 카타르시즘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주홍님의 댓글

멋진 사진입니다.
어떻게 찍으신 것인지 계속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ㅋㅋ
꼭 유화로 그림을 그린것 같은 사진입니다.
좋은 사진 구경합니다. ~~!
손현님의 댓글

아. 멋진 시와 사진입니다...
저도 어제 지인의 생일이라 막걸리 마셨는데...
저런 멋진 詩와 감성은커녕 드라이하고 뻑뻑한 술자리. 쩝.
lee ju yeon님의 댓글

아,,아폴리네르 미라보다리
슬루뽕 미라보 꿀라센느..
불어도 모르면서
프랑스문화원에서 배우던 샹송이죠,,
저의 젊은 날이 스멀스멀 기어나옵니다.
저 사진은..
혹시 모네의 그림은 아닐까요?
사진으로 저렇게 될 수도 있단 말씀입니까?
무지 멋집니다.
이런 거 어찌 찍으신 건지도 무지 궁금합니다.
우리
막걸리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광장시장 순희네에서
빈대떡과 막거리 한잔.
어떠십니까?
지나다니는 악사에게 동숙의노래를 신청하고..
그러면
그앞에 언제나 무심히 흐르는
mb의 치적인 청계천이 센느강인양 착각이 들까요?
양정훈님의 댓글

사진 어여삐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이 나온 경위를 궁금해 하시는 분이 몇 분 계시는 것 같아
궁금증 해소 차원에서 밝혀드립니다.ㅎㅎㅎ
"Up side down"
디카로 가을 연못에 비친 다리를 찍은 후, 180도 회전시켰습니다.
하늘에 비친 갈대 부스러기는,
물에 뜬 가을 부스러기가 비친 하늘과 겹쳐져 찍힌 것입니다.
찍은데로 쓸려니 좀 심심해서, 사진을 뒤집었습니다.ㅎㅎㅎ
고맙습니다.
광장시장 5천원짜리 큼지막한 빈대떡에 소주 몇 잔..
깊은 밤..갑자기 술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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