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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오고 그냥 넋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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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조영범
  • 작성일 : 07-08-08 01:28

본문

요즘은 어떤 구체적 사고가 아닌 피상적 사고로 사는 듯한 느낌입니다. 열성이란게 뭔지 잘 모르겠더군요...라클의 많은 선생님들께선 들으시면 웃을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갓 서른 넘기고 (서른 둘입니다.) 열심히 뛸 제가 근래 많은 부분에서 자신이 없어집니다.
순수미술을 전공했고 그와 함께 자연스럽게 사진을 시작했지만 사실 사진에 빠져 본것은 불과 1~2년의 시간입니다. 순수미술을 전공하고도 사실 부담과 두려움으로 그 길을 가지 못하고 돈벌이에 급급했지요..주말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사진 작품을 보게 되었고..암묵적 전달과 표현이라는 속삭임에 무작정 이것저것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시절 배웠던 현상도 기억을 더듬어 해보고 기변과 기추도 여러번 경헙했죠....주말마다 산이며 들이며 바다며 다니는 것도 행복했고요...dslr에서 af slr로 다시 mf slr그리고 m6 다시
m3...밤새도록 현상하고 스캔하고...정말이지 활력이 생기더라구요...그러던 중 대학시절의 굴레가 절 다시 덥쳤습니다.
디자인 파트도 그러한지는 모르겟지만 수도 없이 다름을 강요받고 뒤틀린(부정적임은 아님니다)시각을 부여 받았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도 교수님들의 틀 내에서 깎이고 있더라구요..요즘은 자극을 받기위해 많은 사진작가분들의 작품을 감상합니다. 주로 장터나 질답란에서 기웃이던 제가 겔러리를 하루 종일 훓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시각이 궁금해서죠..그럴수록 사진찍라는 행위에서 멀어지는 절 느낍니다. 직장에서 맡은 일에 소홀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 행복에 빠지게 했던 사진에 제가 없음을 느끼곤 스스로의 위태로움을 느낍니다.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이래서 스승이 필요한가 보다..
지금 글을 쓰는 와중에도 최대한 논리를 맞추려하지만 지금의 전 별로 그러하질 못합니다. 주변에 사진 좋아하고 같이 출사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얘길하기엔 좀 멀게 느껴지더군요...
결론은 그렇습니다. 사진이라는것이 말로 표현 못할만큼 좋아졌습니다. 대학시절 이런 얘길 들은적이 있습니다. 감상이아닌 분석을 하는 시간부터 너의 업이다...
이런 고민이 그나마 직장내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저에게 다가올 줄이야...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즐거운 사치로서의 사진이 아닌 부딪힘으로 다가올것임이 다분히 느껴집니다. 어느것을 버리느냐에 서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충분히 저에게 묻고 있습니다.
여러 선생님들께서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셨는지 모르겠군요..이제는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다른것이 꿈틀하셨나요? 그리고 그러함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직장을 놓고 작업을 하겠다던 친구에게 전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현.실.을.생.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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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이런 고민 끝에 성숙한 열매를 맺지 않을까 합니다.
'연애사진'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여러번 좌절을 경험했습니다만,
부족해 보이는 것에라도 애정을 가지고 고민하면서 다듬어 간다면 나름 결과가 있을 겁니다.
늘 결과를 기대하지만 사진을 찍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생각하기에 때론 현상과 인화를 하지 않고 필름을 뺄 때도 있습니다.
최근 사진집에 심취하면서 한없이 무력해집니다. 그러나 배움이 없이, 모방이 없이 좋은 창작물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곧 좋은 사진 보여주세요 ^^

지효섭님의 댓글

지효섭

제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문:누가 작가냐?
답:자신을 작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작가다.

참 허한 답변에 서로 손뼉을 치며 좋아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저도 30대 중반의...사진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계열이구요^^; )
그런데 자신을 작가라고 생각한다는 것.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말씀하신 현실이란 장벽은 간단히 생각만 해 보는것조차 용납하지 않더군요.
자신의 일이 보통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해 주지만
그 일이 단순히 생활비를 버는 일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있겠지요.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도 갖고 돈도 벌면..이게 가장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고, 더군다나 클라이언트의 의뢰품이 아닌
<나>의 만족을 위한 창작활동이란 정말 무의미해 보일때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세월이 흐른뒤에 여전히
나는 작가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나 돈하고는 물론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그가 아무런 창작활동을 하지 않고 그저 생각만 하고 있어도
저는 그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작가라면 작품 발표하고 평가받고..나아가 작품 팔고..
이런 과정후에 비로서 얻게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아무튼 저는 누구보다 자신을 그렇게 믿는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구요.

직장을 다니셔도 상관없을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분께선 과학책 번역가이신데
직장이 있으시죠.(대학교 교직원이십니다.)
그러나 그분을 번역가라고 생각하지 교직원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직업을 버리신다는 것은 여러모로 결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프리랜서로 이것 저것 일하다가 관두고..의 반복이었으므로
특별히 직업을 버리고 말고가 없었지만
상당히 많은 것을 포기하시게 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결혼계획 잡기는 좀 힘들더군요.. ^^;
처자식 굶기면서 예술한다는 것도 이상한거 같아서요.
여러모로.. 불효죠..ㅠㅠ

사진이란 예술은 또 일상성이 중요한 요소인것 같습니다.
찍는 사진가에겐 피사체라는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
온종일 스튜디오에서 <고민>하는 것보다
세상으로 뛰쳐나가 셔터누르는 <액션>이 더 어울리는 장르..
또 그런 일상생활의 사색을 직장이란 고된 반복이
더욱 강화시켜 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활 시위의 텐션이 세게 걸린만큼 날아가는 화살도 강렬하겠지요.
직장을 버리면서 얻을 시간의 자유도
또 잃을 그 무엇인가와 교환하는 것일 뿐..
정답은 조영범님의 마음속에 있을 것입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고민하셔도 늦지 않을것 같습니다.
저에겐 남의 고민처럼 느껴지지 않았기에 한말씀 보탰습니다만
부디 주제넘게 보이지만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보이셨다면 너그럽게 보아주시구요.
(아, 그리고 저의 생각엔
감상을 넘어 분석..
그 분석 너머의 시간에야 비로서 업이 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조영범님의 댓글

조영범

강웅천님 지효섭님 소중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비단 사진뿐이 아니라 제가 하고싶고 이루고 싶던것들이 절 뚫고 나오려하더군요.
어찌보면 답없는 고민인것 같기도하고 혹자는 그러더라구요요 배부른 소리라고...
대학 마지막 학기 마지막날 학생과의 질답란 속에서 윤동천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한 학생이 물었습니다.
"교수님 어떻게 하면 작가로서 남을 수 있나요?"
교수님께서 답하셨습니다.
"35살까지 작업만하세요. 그외에는 하지 말고..그렇게 되면 할줄 아는게 작업밖에 없어서 자의든 타의든 작가로서 남을 수밖에 없게 되죠."

임규형님의 댓글

임규형

조영범님의 글에 기대어 써보자면, 이렇습니다.

저는 어느덧 20년 가까이 사진을 찍고있습니다. 정말 이제는 왜 찍는지에 대한 고민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일종의 관성이 돼버린 것이지요. 어떻게 찍을 것인지, 무엇을 찍을 것인지는 끊임없이 생각하지만 왜 찍는지어떻게 해야 잘 찍는지에 대한 고민도 증발한지 오래되었습니다.

사진에 대해 배우고자하는 의지는 애초부터 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 사진이면 족해....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아'라는 태도로 시작했기에 어떤 분이 여러 말씀을 해도 귀담아 듣지 않는 편입니다. 물론 그런 말씀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제게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일 뿐입니다. 제게 구도, 노출, 색감, 질감등도 그다지 고려대상이 되지 않고 스캔의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그런게 있다면 마음에 그리고 있던 이미지를 위해 적용할 뿐입니다.

요즘와서야 비로소 사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편입니다.
제 나름대로 전지크기의 인화를 염두에 두고 작업하자는 기준이 생겼지요.
또 작업하다보면 다른 생각이 들겠지요.
다른 분들도 찍는 과정에서 오만가지 현상을 다 겪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사진하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고민하며 하지 않을까요?
쓰신 글이 마음에 와 닿아 기대어 저도 두서없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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