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Community

장독대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남주현
  • 작성일 : 07-07-31 20:52

본문

예전에 사내 동호회에 올렸던 글입니다만 생각이나 올려봅니다.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했습니다.


사내놈치고 어릴적 개구지지 않은 아이가 누가 있을까마는...

유독 개구쟁이 였던 나...


초등학교 취학전인 어느해 명절에 어머니, 동생과 함께 시골 외가집을 간적이 있다...

어머니를 비롯한 어른들이야 그간 못한 이야기며 사는 이야기에 시간가는줄 모르게

즐겁지만...한참 뛰어 놀아야 할 나와 동생은 앉은 자리에서 배배꼬다가...

결국 마당으로 나왔다...


8남매를 키우신 외할아버지 댁의 뒷뜰에는 나와 동생이 들어가고 남은직만큼

커다란 항아리들이 위풍당당 도열한 장독대가 있었고...

그곳이 우리들의 놀이터였음은 두말하면 잔소리...


한참을 장독대를 올라 뛰어내리기를 몇차례...장독대 한켠에 주황색 물건이 보였다..

'이게 뭐지?'

나와 동생은 정말 정말 커다란 물총이라 생각했다...

주황색 커다란 물통이 달려있고 펌프질을 하면 물총처럼 액체가 앞으로 발사됐다...

'우와~'

둘은 신나게 물총을 갖고 물총싸움을 했다...장독대에서 숨어서 발사발사...

다시 은폐 엄폐...이보다 더 재미난 놀이를 외가집에서 해본적이 있던가?

정말 즐겁게 한 30분 놀았을까?

뛰어노는 나와 동생을 본 외삼촌께서 양말발로 달려 오셔서 물총을 빼앗아 가시는게 아닌가?

'외삼촌 도로 주세요~~'

'야 이놈들아 이거 농약이야~~'

'아이구 이놈들 장독대 장에 농약 다 뿌려놨네....'

'일년 장농사 다망쳤네~~두 쪼그만 녀석들이 허허~~'



그뒤는 여느 영화속 장면같이 도망다니던 나와 동생을 어머니께서 따라오시는 추격전...

결국 외할머니 치마속으로 쏙 숨었다...

어머니는 소리소리 지르시며 혼내시려 하셨고...

외할머니는 괜챦다 괜챦다를 반복하시면 우릴 지켜주셨다...


지금도 길가다 만난 커다란 독이 있는 장독대를 볼때마다..

지난 97년도에 폐암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지금도 어디선가 괜챦다 괜챦다 하시는거 같아서....


오늘도 저녁 유난히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 올려봅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저녁시간 되시길...
추천 0

댓글목록

고성호님의 댓글

고성호

가슴이 짠 하군요...

박성학max님의 댓글

박성학max

이젠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풍경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잔잔한 글..가슴에 담고 갑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