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숨은 애인이나 영원한 첩이 되어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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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명기
- 작성일 : 07-07-0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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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숨은 애인이나 영원한 첩이 되어 드릴까요?
말이 통하는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특별히 그녀가 남다른 아름다움를 가지고 있거나, 유달리 섹시하다거나 하지 않아도 즐거운 일이다. 더구나 잘 웃어주고 재치 있는 답변이 뒤를 이어준다면 그녀의 외모 같은 것은 별로 불평할 일도 아니다.
이젠 첫인상 따위보다는 의상에 대한 취향이나 악세사리 같은 것으로 이야기가 통할 만한 사람이다, 아니다 라는 것을 이젠 어림짐작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이지 신통할 정도로 느낌이 정확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신체의 일부에 불과한 여인의 얼굴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게 된 것은 진정한 자기 발전이다.
어림짐작 속의 몇 가지 Code가 맞고 주된 관심사인 인생이라든가, 책이라든가, 음악이라든가, 사랑 따위의 이야기가 그런 대로 초점이 맞는다면 적어도 술친구 하나는 생긴 것이다. 그게 어딘가? 수많은 군중 속에서 고독을 느껴 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미소가 귀여운 술친구가 생긴 것이 얼마나 대견한 일인 것인가는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더구나 그런 친구는 그동안 몰라서 속을 태우던 또 다른 행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비밀에 쌓여있던 건너편 행성의 입장을 제 3자의 나레이션에 의해 담담한 3인칭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어쩌다가 여인과 하루 밤을 지내게 되면, 대개의 남자들은 이젠 내 여자라는 생각을 한다. 이제 그녀는 내게 마음과 몸을 열었어! 그러므로 어느 정도 애인과 같은 행세를 하게 마련인 것이다. 그러나 고속으로 돌아가는 이즈음의 시대에서는 술자리나 기타 의도하지 않은 세련된 기회로 여인의 몸의 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사랑의 완성이며, 편안한 관계가 된 것은 아니다.
여인은 '이제 이걸 어쩌나?' 하고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걸음마 단계인 것이다. 새로운 시간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찌할까? 를 고민하며 , 여하튼 한 15% 정도는, 내 남자인가? 하는 긴가 민가 하는 심정으로 만남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일단은 쉽지 않은 관계가 되었으므로 노력은 해보는 것이다. 여하튼 남자들의, 한 여인의 주인이 된 듯한 뿌듯한 기분은 여자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러므로 남자들은 자신의 앞에서 부드럽게 미소 짓는 여인의 정신까지도 완전하게 점령하고 있다고 믿어 버리고 잡은 고기 미끼 주냐? 하는 어리석은 행동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도 여인은 계속 고민한다. 만남이 계속되고 함께 밤을 지새는 일도 많아지므로 남자는 점점 더 확실하게 내 여자임을 매번 확인하려고 한다. 물론 대부분, '나는 당신의 여자지요.' 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다.
"당신은 누구꺼지?", "물론 당신의 여자예요." 절정으로 몰입하는 Sex 중에 다른 남자의 이름을 말하는 여자도 있을까?
때로 불유쾌한 대화도 오고가고 조금씩 틈이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 와중에서도 여인은 자신과 두 사람의 관계를 돌아보고 점검하고 계산한다. 그 평가가 늘 49점에서 51점 사이를 오가는 동안에도, 남자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 언제나 절벽 끝에 서 있다는 사실을 짐작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여인도 의도하는 바는 없다. 다만 그렇게 행동하도록 B.I.O.S.가 입력되어 있는 것이다. 틀림없이 본능이라는 것이다.
만남이 길어지고 추억도 쌓여간다. 하지만 끝만 붙어 있는 낙엽의 관계는 그 한쪽 당사자인 남자의 생각 이외엔 절대로 더 이상 진전이 없다. 어쩌면 이별 뒤의 공백과 밀려드는 외로움, 또 다른 남자를 만나면 처음부터 이런저런 과정을 되풀이 할 것이 정말 너무나 지겨워서 그런대로인 만남을 계속하고 있을 수도 있다.
두 사람간의 관계는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별의 직전이지만 아무튼 남자는 모른다.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이다. 어제 저녁 함께 밤을 새우고 미소를 지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던 여인이 오늘 이제 그만 만나자고 한다면 어떤 남자라도 당황할 것이다. 도대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헤어질 만한 정당한 사유가 조금도 없는 것이다.
일단 배신이라고 인정한다. 그리고 새로운 남자가 생긴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여인의 수첩에 있는, 때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던 남자 친구 또는 친한 오빠가 새로운 연인으로 재등장하고 그러겠지만, 적어도 그 순간에는 아닌 경우가 틀림없는 것이다.
수많은 시간을 조금씩, 그리고 수만 가지 이유가 낙숫물이 바위에 구멍을 뚫듯 생긴 이유들이라서 어느 것을 집어 설명을 해도 남자는 "고작 그런 이유 때문에?" 라고 더더욱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당연히 목숨도 걸어야 할 중대하고 근엄한 사랑이 끝나는 엄청난 순간에, 그 이유라는 것들이 너무나 부실하므로 핑계에 불과 하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라고 길길이 화를 낸다. 보다 확실하고 명쾌하며 이유가 분명한 그런 단순한 대답을 듣고 싶어 하지만 결국 남자는 절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여인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 수만 가지 일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자면 사귀어 온 기간보다도 여덟 배쯤 더 많은 시간을 설명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간 빛의 속도로 머리 속을 돌아다닌 생각들을 어떻게 다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까 이유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이별 뒤에 남겨진 그것도 이유가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이야기처럼, 사랑을 알게된 여인에게 사랑을 참으라고 말하는 것은 형벌이나 다름없다고 나도 생각한다. 여자에게도 몸이 있고 성욕이 있고, 그리움은 가슴 타는 두려움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이미 자신의 몸은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의 여자예요. 라고 부드러운 마취제를 지속적으로 남자에게 주입한다.
남자가 확실한 것을 원하고 두 사람간의 관계를 분명하게 하고 보다 명확한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남자들보다도 더 잘 안다. 그녀들은 미래를 고려하고 꿈꾸고 신중하기에 자신의 2세를 낳을 보다 나은 둥지를 원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하여 남자와 여자가 밤을 함께 하고 나면 남자는 사랑의 완성이고 이제부터 주욱 잔디가 깔린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고, 여자는 이제부터 어떻게 두 사람의 관계를 잘 이끌어서 2세를 잘 낳아 기를까? 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민하게 된다. 결혼 적령기의 여인들이 어린 아기를 보고 뭔가에 홀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참 예쁘지요? 나도 저런 아기를 낳고 싶어요." 라고 꿈꾸듯 이야기하는 것을 보지 못한 남자가 있을까? 남자들은 나의 대를 이어주려는 가보다 하고 내심 흐뭇해 하지만 그건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여인들은 결국 자신의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지, 역설적일지는 몰라도 누구의 대를 이어주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해서 나이 먹은 여인들은 핏줄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입에 올린다. 그것은 누구보다도 여인들이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만들어 내는 공식적인 변론 같은 것은 아닐까? 지극히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당신을 닮은 아이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너무나 많이... 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결국 존재하지 않았다. 그 역시 본능이기 때문에 자신이 이기적이라든가 남자에게 상처를 준다던가 그런 것은 잘 모르는 것이다.
몇 명과 사귀고 몇 명과 이별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결혼식장에서 여인은 울다가도 꼭 한번은 우아하게 미소를 짓는다. 그녀들의 길고 긴 작전(?)이 어느 정도 마무리를 짓는 성공의 순간인 것이다. 비록 언제나 데모 버전에서 마무리가 되는 성급하고 부족한 판단일지는 모르지만, 그 또래의 남자들도 그녀들 보다 더 나을 것도 없으므로 그들은 피차 서로 손해날 일이 없다고 믿어지는 좋은 거래를 한 것이다.
어쩌면 데모 버전의 상태에서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결혼을 하였으나 연애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남자의 사소한 결함들, 대부분 남자들은 결함이라고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결함 때문에, 그 남자의 여인은 늘 반란을 꿈꾸고 있는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여인들을 고통과 불면과 망설임의 시간 속에 몰아 넣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남자들은 여인의 잔소리에 주목하여야 한다.
"제가 당신의 애인이나 영원한 첩이 되어 주면 어때요?"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보다 젊은 시절의 이야기였고, 나는 내심 흐뭇하였다. 어쨌든 그런대로 매력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 라고 일축하였다. 결혼도 안하고 첩부터 챙긴다고? 그러나 나는 순진하였다.
그녀들에겐 사랑할 대상과 구체적인 몸이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절대로 그녀들의 2세를 만들어줄 구체적인 미래가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요즘과는 다른 조금 구식인 시대였기 때문에 연하의 남자인 나를, 또는 지나치게 연상인 나를, 그녀들의 주변과 무엇보다도 완고한 아버지와 쓰러질 어머니에게 설득할 자신이 없는 것이었다. 착한 딸로 키워진 그녀들에겐 그럴 용기도 이유도 없는 것이다. 세상에 남자가 어디 나 하나 뿐인가? 그러니까 결국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당신과 결혼을 약속하며 사귈 수는 없어요." 라는 이야기의 부드러운 표현이었던 것을 남자인 나는 착각한 것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보다 근본적인 사랑에 근접한 것 같은 제안일지도 모른다. 필요에 의한 관계라면 불편함을 가지고 매일 만나야 한다던가, 사랑이 점점 뜨뜻미지근해지며 서로에게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이 많아지는 족쇄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인연이 두 번 다시 바라다보지도 못할 안만났으니만 못한 관계가 될 수도 있으므로, 진정한 사랑을 위하여 그렇게 제안 한 것이라고 믿고도 싶다. 하지만 서로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시절 이야기 한 꼭지가 어디 얼마나 지속되었겠는가?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하여튼 여자의 마음은 전지전능한 신이라고 할지라도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여인이 독신을 운운하며 남자의 곁에 영원히 머물겠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영원히 당신의 아내가 될 수는 없어요!" 라는 말일 수도 있다. 결국 남 주긴 아깝고 계속 가지고 있기도 힘든 뜨거운 감자에 불과 하였던 것이다. 비록 내가 강원도 출신이긴 하여도 그런 식의 감자 취급은 그 당시 생각하기에도 편안한 것은 아니었다. 당분간이라는 말이 빠진 것이고, 그것은 그녀들의 본능이었다. "당분간만 당신의 애인이 되어 줄게요." 라고 했더라면 피 끓는 단순한 나에게 뺨이라도 제대로 맞지 않았겠는가?
이제 조금 나이가 들어보니, 그래 그녀들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나름대로 얼마만한 고민이 있었기에 그렇게 묘한 질문을 한 것일까? 얼마나 많은 밤을, 몇 양동이의 눈물을 흘렸을 것인가? 그것은 분명하게 도덕이니 정절이니 하는 따위를 넘어선, 어쩔 수도 없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애매한 태도를 취한 쪽은 좀 더 확실한 단순함을 보여주지 않은 나일지도 모르고, 그녀들의 마음을 좀더 부드럽게 돌려보내지 못한 나의 잘못일 수도 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을 쫏아 현실과 조건을 버린 여자와, 현실과 조건을 쫏아 사랑을 버린 여자의 수를 생각하여 보면 알 일이다. 그냥 주위를 힐끗 스쳐 돌아보기만 해도 누구나 다 알 일이다. 물론 이것은 인생이므로 알다가도 모를 일도 분명히 있겠지만...
폭풍우가 치던 지독한 밤에
세 그루의 소나무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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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홍경표님의 댓글

사랑을 표현 한다는것.... 참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인것 같습니다.
특히 이성간에는 더욱 그러한것 같고요.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도 여인네들의 마음 읽기는 계속 숙제로 남나 봅니다.
찬바람이 횡허니 부는 겨울 저녁에 영화속에서나 들어 봄직한 대사같은 글로 저를 과거 어느 한곳으로 이동시켜 심란하게 하십니다^^.
한국은 많이 덥다던데 건강들 조심하세요.
김명기님의 댓글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를 읽어야 하는데,
늘 내 입장에서 상대를 읽는 오류 때문에 우리는 다른 행성의
외계인들이 되곤 하는 것 같습니다.
30도의 더위에 말을 타고 대지를 내닫습니다.
땀 투성이가 될 수록 마음은 맑아 집니다.
차가운 물로 말과 저를 함께 닭고 지금은
고요한 호주의 시간입니다.
홍경표 님도 늘 건강하세요... ^~^
김인택님의 댓글

어쩌면 데모 버전의 상태에서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결혼을 하였으나 연애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남자의 사소한 결함들, 대부분 남자들은 결함이라고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결함 때문에, 그 남자의 여인은 늘 반란을 꿈꾸고 있는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여인들을 고통과 불면과 망설임의 시간 속에 몰아 넣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남자들은 여인의 잔소리에 주목하여야 한다.어쩌면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여인들을 고통과 불면과 망설임의 시간 속에 몰아 넣고 있는 지도 모른다.
윗글이 제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저는 늘 그런건 아니지만, 윗글을 인용한 괄호안의 행동을 가끔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여인을 고통과 불면과 망설임의 시간 속에 몰아 넣고 있는 지도 모른다. )
김명기님의 댓글
원 작성회원 : 김인택
어쩌면 데모 버전의 상태에서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결혼을 하였으나 연애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남자의 사소한 결함들, 대부분 남자들은 결함이라고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결함 때문에, 그 남자의 여인은 늘 반란을 꿈꾸고 있는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여인들을 고통과 불면과 망설임의 시간 속에 몰아 넣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남자들은 여인의 잔소리에 주목하여야 한다.어쩌면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여인들을 고통과 불면과 망설임의 시간 속에 몰아 넣고 있는 지도 모른다.
윗글이 제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저는 늘 그런건 아니지만, 윗글을 인용한 괄호안의 행동을 가끔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여인을 고통과 불면과 망설임의 시간 속에 몰아 넣고 있는 지도 모른다. ) |
참... 여인의 마음을 잘 읽는 법만 터득해도 인생은 절대 행복인텐데 말입니다. ㅎㅎ
장마철 늘 건강하십시요... ^~^
Ken Park님의 댓글

우울한 밤에 무심코 읽었는데. 구절 구절이 나 혼자 감추었던 지난 일들을 누군가에게 모든 것을 들켜버린 느낌입니다...
좋은 글 고맙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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