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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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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정한구
  • 작성일 : 07-07-02 16:57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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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알랭 드 보통 – ‘여행의 기술’에서)



지난 6월중순, 강원도에 갔다왔다.
하루동안의 짧은 휴식이었지만 오랜만에 가는 장거리 여행이었기에 아내와 아들녀석,
그리고 산책시켜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던 강아지까지 동행하고 길을 나섰다.
대관령에서 새로 생긴 고속도로 대신 옛날 고속도로로 들어서면서 옛날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옛날이라기 보다는 불과 몇 년전 일이다.
세살짜리 아들녀석이 경험했던 강릉의 경포대는 바다라기 보다는 커다란 모래사장이었던 듯 싶다.
늦은 오후에서부터 초겨울 짧은 해가 저물때까지 오로지 모래만 가지고 놀던 녀석.
이제는 벌써 나보다 키도 커졌고 부모의 간섭에 은근히 반항하는 낌새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옛날 앨범을 꺼냈다.
‘내가 이녀석을 데리고 어디어디를 갔다 왔더라?’
많은 사람이 경험하듯이 ‘앨범 다시보기’라는 행동은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한권의 앨범만으로 추억여행이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 역시 가족사진을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시간을 거슬러 더욱 더 오랜 세월 전에 찍었던 사진을 발견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배경으로 찍은 빛바랜사진.

‘흐음~ 이 때는 나도 몸매가 나쁘지는 않았군. 근데 이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본 것 같은데?’
앨범을 뒤지고 디지털 사진 파일을 뒤져서, 나는 같으면서 또 다른 사진을 한 장 찾아냈다.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 같은 사람이 찍혀있는 사진.
그러나 1984년과 2005년이라는 21년의 차이를 가진 사진.
두번째 사진의 나는 많이 뚱뚱해져 있었고, 21년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들을 무동 태우고 있었다.

'첫번째 사진을 찍을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두번째 사진을 찍을 때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지금 생각은
'사진이란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고 추억을 끄집어내는 기능이 있구나' 혹은
'호오!~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 여행이란것도 갈만한 거구만'

결과적으로 짧은 여행이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이 추억을 낳고 그 추억이 여행을 욕심나게 한다.
여행은 생각을 낳는다고 프랑스 작가는 말한다. 그러나 여행에 대한 생각은 또 다른 여행을 낳을지도 모른다.
추천 0

댓글목록

손영대s님의 댓글

손영대s

21년간 변한것은..
사진 속 정한구님과 언덕위의 나무 한그루인가요?

이런 맛이 사진의 맛이 아닐까요?

열심히 돈 벌어서..여행도 다니고 싶은데..
시간이 잘 안나네요..-_-;; 중소기업에 다니다 보니..

부럽습니다..아드님과의 여행..그리고 그 사진을 보며 돌아본 젊은 시절의 한 모습..

이훈태님의 댓글

이훈태

예전의 한 항공사 CF가 생각나는군요.
소중한 사람과 다시와야지 하던..
정말 사진이 잊혀져 가던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고.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여행은 또 다른 여행을 낳고..
두사진 모두 행복한 모습입니다.^^

김병인님의 댓글

김병인

왠지는 모르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입니다.
여행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집니다. ^^;

김대용ak님의 댓글

김대용ak

나이가 들면서 세월이 화두인데
긴 세월속의 추억~
공감합니다.

양형훈님의 댓글

양형훈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입니다

김형배님의 댓글

김형배

오오~

이 사진을 다시 보게 되는군요..

이것이 라이카 클럽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김주홍님의 댓글

김주홍

와~
일부러 이렇기도 힘들텐데....
21년의 시간을 뛰어 넘은듯한....

좋은 여행사진 구경하고 갑니다.

강대원1님의 댓글

강대원1

빛바랜 사진처럼 추억은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에 신장으로 여행을 갔는데
또 가고 싶네요
여행은 항상 마약중독처럼 강력합니다.

김효현님의 댓글

김효현

사진은 추억으로 가는 보물 창고인것이 확실 합니다...
같은 장소 이지만 느낌은 완전히 다른 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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