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고 살면 심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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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손현
- 작성일 : 07-06-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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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상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문득 드는 생각은 참 드라이하게 살았다. 그런 생각이 든다. 태어나서 수십 번은 쓴듯한 각종 회원가입 시에 항상 '특기' '취미' 앞에서 바보처럼 망설인다. 내가 뭘 잘하나, 뭘 즐기나. 영화에 미쳐 헐리웃, 충무로 키드로 산 지도 꽤 되었지만 일로 접하다보니 역시 '영화보기'도 시들해졌다. 어느새 지친 일상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즐기는 팝콘같은 영화만 보고 있다. 다들 생활의 뻐근함은 매한가지이지만. 나야 뭐... 책 읽고, 술 먹고, 글 쓰고, 영화보고... 글쎄. 일상치곤 너무 심심했다. 라이카를 만나기 전까진.
한창 당구에 빠진 사람은 누워서도 그 삼각함수(?)가 아른거린다더니. 요즘 버스타고 창밖을 보면 모든 사물이 사각의 프레임 안의 피사체로 보인다. 디지털을 쓸 때와는 달리 '사진찍는 행위'에 없던 재미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이런 클럽을 통해서 사진을 통해, 글을 통해 소통도 하고 싶어졌다. 신기할세. 메일 체크하고, 개인 홈페이지 말고는 사실 남들 싸이월드에도 잘 안 놀러가던 내가.
이제 겨우 8-9롤째. 라이카에 필름 장전하는 법이 까다롭다고 하도 많이 들어선가. 말끔하게 필름을 말아넣고 나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기분이 든든해진다. 뽀송뽀송한 새 기저귀 갈아찬 M도 날 대견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 잘하고 있어. 앞으로도 잘해. 물론 실패작도 수두룩빽빽하고. 첨엔 이중상합치 적응 안되서 1분 넘게 눈 찡그리며 낑낑대고. 급흥분해서 렌즈커버도 안 벗긴채로도 팡팡 찍기도 하고... etc. 그렇다고 디지털을 쓰던 버릇대로 3-4번씩 내키는대로 찍어댈 수도 없다.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온리 헝그리정신으로 프랙티스. 근데 이상하게 즐겁다. 사실 작년에 서른되고부터 인생이 쏠쏠하게 재미있어지더니, 라이카까지 동반하니 사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물론 전체불만족의 까칠한 천성이야 어디 가겠냐마는 요즘같은 기분이면 날아갈 것 같다. 간혹 렌즈의 유혹으로 불면의 밤을 지새기도 하지만. 이 역시 배부른, 행복한 고민이구나. 역시 사람은 밥만 먹고 살면 심심타. 그리고 나도 이제 말할 수 있다. 나에게도 '취미'란 것이 생겼다!
사족 질문)
이 클럽의 사용법을 아직 다 익히지 못해서 여쭙니다.
그저께 제목을 누른다는 게 이름을 잘못 눌러서
제 프로필을 우연히 처음 봤죠...ㅋㅋ
그러고보니 아바타도 겨우 만들어서 넣었던 기억이.
근데 [Leica O]에서 어느 순간 [Leica Ic]로 바껴있네요?
이건 뭔가요?
제 [Leica M6]을 써넣고 싶은데
왠지 제 눈치상... 그런 용도가 아닌가봐요?
문득 드는 생각은 참 드라이하게 살았다. 그런 생각이 든다. 태어나서 수십 번은 쓴듯한 각종 회원가입 시에 항상 '특기' '취미' 앞에서 바보처럼 망설인다. 내가 뭘 잘하나, 뭘 즐기나. 영화에 미쳐 헐리웃, 충무로 키드로 산 지도 꽤 되었지만 일로 접하다보니 역시 '영화보기'도 시들해졌다. 어느새 지친 일상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즐기는 팝콘같은 영화만 보고 있다. 다들 생활의 뻐근함은 매한가지이지만. 나야 뭐... 책 읽고, 술 먹고, 글 쓰고, 영화보고... 글쎄. 일상치곤 너무 심심했다. 라이카를 만나기 전까진.
한창 당구에 빠진 사람은 누워서도 그 삼각함수(?)가 아른거린다더니. 요즘 버스타고 창밖을 보면 모든 사물이 사각의 프레임 안의 피사체로 보인다. 디지털을 쓸 때와는 달리 '사진찍는 행위'에 없던 재미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이런 클럽을 통해서 사진을 통해, 글을 통해 소통도 하고 싶어졌다. 신기할세. 메일 체크하고, 개인 홈페이지 말고는 사실 남들 싸이월드에도 잘 안 놀러가던 내가.
이제 겨우 8-9롤째. 라이카에 필름 장전하는 법이 까다롭다고 하도 많이 들어선가. 말끔하게 필름을 말아넣고 나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기분이 든든해진다. 뽀송뽀송한 새 기저귀 갈아찬 M도 날 대견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 잘하고 있어. 앞으로도 잘해. 물론 실패작도 수두룩빽빽하고. 첨엔 이중상합치 적응 안되서 1분 넘게 눈 찡그리며 낑낑대고. 급흥분해서 렌즈커버도 안 벗긴채로도 팡팡 찍기도 하고... etc. 그렇다고 디지털을 쓰던 버릇대로 3-4번씩 내키는대로 찍어댈 수도 없다.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온리 헝그리정신으로 프랙티스. 근데 이상하게 즐겁다. 사실 작년에 서른되고부터 인생이 쏠쏠하게 재미있어지더니, 라이카까지 동반하니 사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물론 전체불만족의 까칠한 천성이야 어디 가겠냐마는 요즘같은 기분이면 날아갈 것 같다. 간혹 렌즈의 유혹으로 불면의 밤을 지새기도 하지만. 이 역시 배부른, 행복한 고민이구나. 역시 사람은 밥만 먹고 살면 심심타. 그리고 나도 이제 말할 수 있다. 나에게도 '취미'란 것이 생겼다!
사족 질문)
이 클럽의 사용법을 아직 다 익히지 못해서 여쭙니다.
그저께 제목을 누른다는 게 이름을 잘못 눌러서
제 프로필을 우연히 처음 봤죠...ㅋㅋ
그러고보니 아바타도 겨우 만들어서 넣었던 기억이.
근데 [Leica O]에서 어느 순간 [Leica Ic]로 바껴있네요?
이건 뭔가요?
제 [Leica M6]을 써넣고 싶은데
왠지 제 눈치상... 그런 용도가 아닌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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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K이종구님의 댓글

글이 늘어남에 따른 레벨입니다.
Leica O는 라이카의 원조이구요. 최고 등급은 M7으로 알고있습니다.
차명수님의 댓글

아바타와 어울리는 귀여운 글이네요.
송 준우님의 댓글

지적하신것 보고 저도 아?! 했습니다
제 이름밑에 갖고 있지로 않은 바디가... 그렇게 깊은 뜻이...
손현선생님 글 재미있게 잘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