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Community

스승의 날, 만두가게에 가다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박영주
  • 작성일 : 07-05-15 16:15

본문

인천 소래 포구 입구의 작은 만두가게.
언제나 만두가 먹고 싶으면 그곳으로 달려 갑니다.
2500원에 10알 거기에 덤까지 얹어 주시는 주인 아저씨의 인심뿐 아니라,
작지도 않은 것이 야무지게 꽉 찬 속의 만두를 한 입 베어 물라 싶으면
‘아, 바로 이 맛이지.’ 감탄사가 절로 납니다.

오늘도 만두 생각에 어김없이 차를 몰고 나갑니다.
거의 도착할 때 즈음, 한 주유소에 들르지요.
아무래도 서울보다 그 놈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기름값이
조금이나 쌀까 싶어서지요.
물이나 한잔 마시면서 천천히......

차에서 내려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을 오려다 보는 순간,
수십 개의 아름다운 국기들이 하늘을 향해 춤을 추며 시야를 꽉 메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라? 그 색깔 또한 다양한 것이 어찌 그리 조화롭게 어울리는지……

‘어허, 그렇구나.
그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내게 저 하찮은 깃발들이 정문일침 [頂門一鍼]을 놓는구나.’

대학시절, 국방부(홍보관리실)에서 알바생으로 일하며
제가 모시던 이상윤 위원님.
베트남 종군기자로 계시던 시절,
그 경험담을 들려 주시며 제게 진정한 평등, 평화, 조화의 사상을 일깨워 주셨던 스승님.
스승의 날 한번도 찾아 뵙지도 못하고, ‘잘되면, 성공하면 찾아가 뵈리.’ 하던 것이
이미 10여 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고 이제서야 찾으려 하나,
이 세상엔 계시지 않으시다 하니…….


채식주의자인 인도인 유학생 친구 샹제.
그는 분식을 좋아하는 내가 ‘칼국수라도 먹으러 가자.’하면 칼국수 안의 계란을
젓가락으로 걸러내는 수고로움을 수분 동안 하면서도 흔쾌히 따라 옵니다.

그는 오쇼 라즈니쉬를 그의 가슴 속에 늘 모시고 살았을 것이고,
난 늘 까마귀 고기를 삶아 먹는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 버렸던 것임을.

오늘에서야, 저 펄럭이는 만국기를 통해 일깨 웁니다.


스승의 날,

라이카 클럽의 모든 선생님들과

세상의 모든 스승님들께 눈물의 큰절을 올립니다.

--2007 5월 스승의 날 , 미스 박이여

***하늘에 계신 스승님께 이 사진을 보냅니다
선생님, 제가 요즘 사진을 찍어요!!
추천 0

댓글목록

최영회님의 댓글

최영회

스승님은 부모님이라는 옛 말이,
늘 그곳에 계실줄 알고
젊은 시절 바삐 보내고 이제 좀
살만해서 찾아 뵈니 이미 계시질 않습니다.
요즘 스승의 날이라고 돈봉투 받을까
집에서 쉬랍니다. 그런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늘의 저 만국기를 보니 웬지 마음이 휑하니
슬퍼집니다. 감사 드립니다.
오해 풀어 주신것도.
오늘 저녁 메뉴는 만두국.

김용준님의 댓글

김용준

오늘 아예 큰아이 학교가 쉰다기에 그동안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베풀어 주신 마음이
고마워서 인사로 어제 케익과 꽃바구니를 보냈습니다.
지극히 작은 고마움을 전달하는데도 오히려 주변에서 가재미 눈으로 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운 거겠지요?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축하드립니다.^^

조윤성01님의 댓글

조윤성01

오!사진 조은네요
2500원짜리 만두 먹으러(겸사겸사겠지만) 인천까지.......대단 하심니다.
아!출출하네

김봉섭님의 댓글

김봉섭

마지막 두줄이 가슴을 울립니다. 사진속에서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소래포구의 그 작은 만두가게 맛한번 보고싶네요. ^^

JK이종구님의 댓글

JK이종구

오라이~








.

강정태님의 댓글

강정태

만두를 그렇게 좋아합니까?
소래까지 가실 정도로?
뭐하나 부탁드리려면 만두면 끝날 수 있을까요?

스승의 날......
저 어릴 때는 스승의 날을 모르고 지낸 세대라 부끄럽습니다.
사실 스승의 가르침으로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인데 말입니다.

장욱님의 댓글

장욱

저는 쉬었습니다.
스승의 날이라 쉰 것이 아니고 개교 기념일이라고 해서.
참 숨어들고 싶은 날이 스승의 날입니다.

차명수님의 댓글

차명수

만두 번개 어떨까요? 내년 이맘 때 쯤.

김승현님의 댓글

김승현

가슴에와닫는글입니다. 소래포구라.....

하효명님의 댓글

하효명

오로지 맛있는 음식 하나만을 위해서
먼 길을 마다 하지 않는 분은 100% 좋은 분입니다.(아부이지만 사실입니다.)
거기다가 스승님 생각까지 어우러져 금상첨화입니다.

백인식님의 댓글

백인식

스승의 날, '스승'이 못되는 '교사'는 하루 쉬었습니다. 그런데 또 쉰다고 "학교 문닫아 놓고 우짤라카노"식으로 나무라니 학교 열어 놓고 있을 수도 없고, 학교 닫아 놓고 쉴 수도 없고, 참말로 우째야 되는지... 점심 시간에 비빔밥 한그릇 먹고 와서 한심한 마음을 달래 봅니다. 박영주님은 행복하신 분 같네요.

金世金님의 댓글

金世金

아이쿠 어젠데...은사님께 전화도 못드렸네요.
오늘이라도 전화를 드려야하나 말아야 하나...고민되기 시작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만두 택배도 되나요?
이젠, 자장면 소리만 들어도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는 ^^
자장면, 냉면 파는 식당이 몇 있는데, 늘 기대하고 가지만 입맛만 버리고 온답니다.
차라리 짜파게티가 낫다는 둥 하면서....
만두도 많이 먹고 싶군요. 냉동 만두는 이제 질려서.

김한상님의 댓글

김한상

사진 멋집니다..
늦게 다시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학생들과 케익을 교수님드리려고 준비하고 교실에서 기다리는데, 예전에 그 기분은 들지 않더군요..
왠지 다들 학점을 걱정하는 듯한^ ^;; 반성합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