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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여행... 서로의 딜레마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손현
  • 작성일 : 07-05-17 11:39

본문

이런 일이 있었다.
내 도시바 R100 노트북이 맛이 가서 한번 포맷을 했더랬다. 바보같이 내 컴퓨터에 저장된 것 중에서 중요한 시나리오를 제외한 모든 것들을 그냥 다 날려버렸다. A/S 센터에 맡기고 분명 내 입으로 또박또박 "그 안에거 다 지워도 돼요."라고 말해놓구선, 유럽 신혼여행가서 찍은 소소한 디지털 사진들이 모두 그 속에 있다는 걸 깜박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서야 그 사실이... 떠올랐다. 압.

몇 시간은 괴로웠다. 마치 내 추억이 일부분이 다 잘려나간 듯한 상실감 때문에 어느새 나를 자책하고 있다. 그러다가 조금씩 기운을 회복하고 있었다. 뭐 그깟 사진이야. 다시 가서 찍으면 되고, 내 삶에서 그 사진들이 없어도 크게 변하는 건 없다. 중요한 건 나의 학습이고, 나의 경험이다. 그리고 신혼여행의 큰 결과물은 나의 동지와 나와의 끈끈한 relationship이다. 라고 애써(!) 자위하면서. 암튼 그 방만한 내 행동에 대한 자위는 나 스스로 그렇게 하고 있었다.

그 시간들이 한해, 두해 지나고..
수전 손택의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후후-하고 웃고 있었다.


"사진은 증명해준다. 사진은 이미 지나간 시간을 비로 상상이지만 소유할 수 있도록 해줬고, 내 발길이 미치지 못하는 공간에까지도 안내해준다. 특히 여행갈 때 카메라는,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부터는 거의 '필수적인 품목'으로 인식되었다. 사진이야말로 자신이 진짜로 여행을 떠났고, 일정대로 잘 지냈으며, 정말 즐거웠다는 점을 확실히 증명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그리도 많이 다니게 되었어도, 이 카메라에 의존하는 행위는 좀처럼 변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사진은 우리의 경험을 증명해주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경험을 거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본말이 뒤집히면... 여행은 고작 사진을 모으는 '수단'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사진에 관하여> 中


가끔 여행을 하다보면, 앞뒤 재지않고 카메라부터 들이대는 사람들을 본다. 가령 에펠탑을 앞에 두고 마주섰을 때, 노을속의 그 거대한 탑에 수만개의 전구 불빛이 채워지는 모습이랄지, 도무지 가늠하기 힘든 철탑의 무게감, 사방위로 뻗은 기둥의 자태... 안개에 가려져 끝이 보이지 않는 뽀족탑을 보려는 경외감보다는 도착하자마자, 마치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사진기부터 척 들이대는 숱한 사람들.
에펠을 처음 본... 내 인생, 한 순간 바로 찰나의 순간 밖에 느낄 수 없는 소중한 경험들이 카메라에 의해 시간상으로, 공간상으로 차단되어 버린다. 또 다시 300만원 들여서 유럽을 간들 그 때의 느낌은 그것으로 끝이다.

더 비참한 것은...... 그나마 나의 뷰파인더로 본 '그것'을 찍어온 것이 아니라, 온통 배경만 다른 '자신'의 사진만이 담긴 흔적들이다. (아멜리에란 영화에서 그 산타가 바로 자신이 되는 셈이다.) 되려 강남의 한 스튜디오 빌려서 배경만 다 다르게 찍어도 멋진 사진이 나올지도? 여행이 주는 참 맛... 그 경험의 소산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관광의 징표만이 남았을 때의 그 씁쓸함이란...

사진기가 없이도 여행이 가능하려면, 그 사진기는 충분히 여행의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특히 종일 돌아다니는 힘겨운 유럽 배낭여행에서는 철칙이지 싶다. 이름모를 호숫가에 앉아서도 낮 한때를 즐길 수 있는 여유. 그깟 어디 한군데 가서, 눈 도장 찍고 사진 안 박았다고 이 땅이 꺼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럽까지 날라온 설레임과 기쁨과 그 경험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아침부터 꿈을 꾸고 싶다. 로마의 이름모를 광장에서 먹던 젤라또의 맛. 그 느낌을 사진으로 어찌 설명할까. 이 역시... 한 순간 부주의로 사진을 날려버린 날 위한 자위와 자족일지도. 후후-


+ 계속 왼쪽의 내 이름있는 곳이 허전하다 싶었는데... 아바타가 없더라. 쿡. 아바타 만들고 첫 글이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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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K이종구님의 댓글

JK이종구

여행을 그리도 많이 다니게 되었어도, 이 카메라에 의존하는 행위는 좀처럼 변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사진은 우리의 경험을 증명해주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경험을 거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본말이 뒤집히면... 여행은 고작 사진을 모으는 '수단'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공감되는 글 입니다.

사진으로서 여행을 증명하기에 앞서 여행지와의 일체화가 더 중요한 것일텐데...

* 첨부사진 (C)마틴 파

손현님의 댓글

손현

윗 사진이 참 잼있습니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네요.
아마 저분들 중에서도 '뭘 모여서 찍나.. 구경이나 하지.'
속으로 툴툴거리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요?ㅋㅋㅋㅋ

이원용님의 댓글

이원용

절절히 가슴에 다가오는 글이네요...
본말이 뒤집혀지면 안되지만 나의 조급함은 빨리 찍고 가야한다는 조바심을 만들지요.

그래서 여행은 혼자 다니는 것이 훨씬 여유롭고 깊이 남는 듯 합니다.

이영이님의 댓글

이영이

나이가 들면서 여행과사진의 관계가
서서히 변화되더군요.

손영대s님의 댓글

손영대s

저 외국인 들은 저기서 단체사진 찍고 다음에 설명듣는거 아닐까요? ㅎㅎ
한국 일행분들은 어차피 외국인 가이드가 해주는 말 알아듣지 못하니...
저렇게 단체로 한방 찍고..한국인 가이드가 해주는 설명을 듣겠죠..^^

여행가서 사진찍는거 저는 좋아합니다..

김윤진님의 댓글

김윤진

저도 여행가서 사진 찍는거 좋아합니다. 거기에 제가 있던 없던 관계없이,

훗날에 기억이 가물거릴때 메모해둔 느낌을 볼수있으니까!

박jin우님의 댓글

박jin우

동감합니다.
카메라를 두고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 한데요, 왠지모르게 허전하더라구요..

김기영~님의 댓글

김기영~

가슴에 와닿는 글이네요..

JK이종구 선배님의 사진도 재밌구요..

여행과 사진..쉽게 생각하면 별것 아닌것 같지만

깊게 생각해 보면 참 어려우면서도 묘한 관계인 것 같습니다..^^;;

손영대s님의 댓글

손영대s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한..생각..
특히나 저 사진에서 묘사되는 단체사진을 찍는 한국인 할아버지할머니들과..
유적지의 설명표지를 보고 있는 듯한 외국인 관광객 한 무리..

외국인들은 여행지를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기 위해..저렇게 심취해서 구경하고 있고..
한국인들은..왔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단체로 줄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는..조롱섞인..냉소적인 사진..



내것이기에 늘 눈 뜨면 언제나 눈앞에 비춰지는 풍경이기에..같잖아 보이고..
하잖아 보이는 것이지만..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에 죽고 못 살던 시절 저와 친구는 모든게 불만투성이였습니다..
개념없이 외국 거 배껴쓰는 광고..들..방송들..
그리고 눈이 아프도록 난잡하게 걸려있는 거리의 수많은 간판과 네온사인들..
생각없이 편집하고 디자인된 무뇌아스러운 인쇄물들..

솔직한 이야기로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한국 참 엿같은 나라라고 둘이 그렇게
비난을 하며 지냈습니다..뭐 이딴 쓰레기 같은 개념을 가진 나라인가!!

그 결과 친구와 저는 지금 배우고 있는 정신나간 디자인 교육과 외국 책자보고 베껴내면
학점 잘 주는 대학교육에 회의를 느끼고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제대로 배워보겠다가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저는 그 판에서 좀 놀다가 영판이라 전혀 다른 직종으로 변경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거기서 회사도 차리고 굵직한 회사들과 계약해서 일도 하고..나름 잘 살고 있습니다.. 가끔 전화로 혹은 들어왔을때 이야기 해보면.. 그렇게 욕하고 아니라고 비난했던
한국의 것들이..늘 일상에서 보아왔던 수많은 풍경과 경험들이..자기가 거기서 잘 살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고..가끔 향수에 젖을때도 있다고 하더군요..물론 들어와서 몇일 있으면..그래도 이건 좀 너무 심하다 싶다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만..

각설하고..


저는 한국식으로 여행지 가서 다녀간 증거를 남기기 위해..삼각대 세우고 일행들 쭉~ 서서
사진찍는거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그리고 그 행위를 한다고 해서..여행지의 느낌과 감상..여행을 즐기는 것에 크게 방해가 된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말이죠..

당연한거 아닌가요?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살다가 외국에 놀러간거지만 한국식으로 노는건데..


각 나라별로 살아온게 틀리고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들 다른 것이 인지상정인줄 압니다..
해서 여행지를 즐기는 형태나 여행지를 즐기는 방법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건 다름이지..어느게 옳고 어느게 그르다고 판단할 성질의 것도 아닌거 같구요..

물론..여행지에 한글낙서를 하거나..세계적인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파렴치한 행동으로 증거를 남기는건 없어져야 겠지요..


하지만 저 파 양반의 저 냉소섞인 저 사진을 보며..자조적으로..오른쪽에 할아버지할머니들의 방법은 틀렸어..왼쪽의 외국인들처럼 여행을 즐겨야지..그게 맞는거라고 생각하는건..-_-;;

어차피 서구화되어가는 시대이고..이를 넘어 국경없이 글로벌 경쟁을 하는 세상이므로..
어느정도 서양의 것을 받아들여야 하겠지만..그 과정에서 내것은 아니고 니것은 좋은거야 라고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족적..국가적인 특성에 따라 여행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다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요즘 한국이 좀 심하긴 심하지요..어딜가든 작품사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작가인지 아마추어인지 모르겠지만..커~다란 삼각대를 들고..여러대의 카메라를 조물락 거리면서 뭔가 한참 찍는 분들도 있고..실제로 라이카를 들고 지나는 관광객들이나 쉬고있는 사람들 살짝살짝 찍는 분들도 봤구요.. 무례하게 다른사람이 자신의 화각에 들어오지 못하게 고래고래 소리치는 사람들도 봤습니다..들어가지 말라고 쳐놓은 울타리 안으로..
당당히 걸어들어가서 한 컷 담고 나오는 라이카를 든 노신사 분도 한번 보았습니다..-_-;;

저역시 예전에 주렁주렁 큰 가방에 주섬주섬 장비를 있는 대로 다 챙겨서 다닐때에는..
엉기적거리면서 다니고..여행지를 느끼려 하기보다는..여행지를 멋지게 담아보자! 라는 욕심이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지금은..그냥 집에서 처럼..동네 다닐때 처럼..
제 가족이 주가 되는 스냅사진만 찍고 있습니다..가볍게..말이죠.. 물론 사진을 찍으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않고 있습니다..



파 양반의 기분나쁜 사진 한컷으로 인한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저는 너무 심한..촬영여행이 아닌 여행에서 촬영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게 아니라면..
여행지에서 스냅사진 찍고..단체사진 찍는거에 대해..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사실 저 사진속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어려운 시절에 허리띠 동여메고..
부서져라 일하셔서 오늘의 풍요?를 가져온 분들이시고 그 과정에서..
젊었을때 멋지게 여행한번 다녀오지 못하셔서..자제들이 효도관광을 보내준거라 생각되는데요..그런 한국적인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사진을 찍은 파 씨..도..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그 양반 전시회는 가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 마져 들게 되었습니다..


-_-;;
가벼운 조끄..풍자를 하는 정도의 사진이라면..좀 덜 하겠지만..
괘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유명한 사람들이 지껄인 말 한마디..는 그냥 흘려듣거나 한번쯤 곱씹어볼 만한 것뿐이지..
무조건 옳은 것이고..맞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용되어진 파의 사진을 보면서..
기분이 나빠진거 같습니다..


좋은 글에 열올리는 덧글을 달아 다소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손현님의 댓글

손현

손영대님 글을 읽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쓴 글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비춰졌다면 유감이네요.
수잔 손택이란 사람이 한국인이었으면 저도 인용을 안했을런지도 모릅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구분없이 사진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죠.
저 역시, 댓글에 올리신 사진을 보고서 썼다가 지운 글이긴 합니다만...
저렇게 단체사진 찍으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엄마, 아버지는 아니지만 괜히 미안해집니다.
우리는 다만, 사진기 들고 개똥예술이든 엔조이든 즐기기만 하면 되는 입장인데,
저렇게 노쇄하셔서 먼 이국땅가서 사진 박으려고 줄 서계시는 모습을 보고 말입니다.
저 역시, 사진과 삶에 대한 목적이 전도된 경우를 안타까워 쓴 글이지 그 이상도 아닙니다.
특히 서구화된 시각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오리엔탈리즘은 반드시 경계되어야할 지점입니다.
아무래도 몇 줄 글로써 남기는 단상이라 오해가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손영대s님의 댓글

손영대s

네...손현님의 글은 짧은 단상이였고..제가 오버한 듯한 느낌입니다..^^;;
단지..요즘 보면..자기 자신도 사진기를 들고 찍고 있으면서..
뭔가 다르거나 잘못하고 있는 타인들에게는 빡빡하게 대하는 글들이 참 많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제가 흥분?을 하게 된건..
파 양반의 사진때문이였습니다..

묘하게..손현님의 글에서..사진으로 인한 주객이 전도된..삶..혹은 여행에 대한..생각이..
파 양반은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고 한거 같은데..부정적인 면이 부각되어져 감상이 되어..

다소 증폭되어 버린거 같습니다..^^
제 글로 인해..조금이라도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러나..저도 양가 부모님 저런 멋진곳에 효도관광 보내드려야 하는데..말이죠..

JK이종구님의 댓글

JK이종구

세 손선생님 (손현님. 손영대님. 손탁님) 의 글에 문제를 야기한 저의 얘기를 할까 합니다.

사실 저는 해외여행이라곤 신혼여행만 다녀온 촌놈입니다.
신혼여행때도 집안에서 많이 시끄러웠습니다.
벌어논것, 모아논 것도 없는놈이 무슨 해외여행이냐고... 결혼하기 전날 새벽까지 누나들에게 훈계를 들었습니다. 아내의 평생소원인 유럽여행을 소원풀이 삼아 한번 들어보자는 식으로 유럽으로의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가장 싼 유럽단체여행에 끼워져간 저희 여행은 참으로 참담했습니다.
런던까지 가는 비행기는 인천에서 푸동으로. 푸동에서 모스크바로, 모스크바에서 런던으로 24시간에 가까운 허접한 비행기에서 신혼 첫날을 맞았습니다.

런던에서 시작된 유럽여행은 이곳이 버킹검이니 사진찍을시간 5분 드리겠습니다. 5분후 버스앞으로 모여주세요.

이곳은 명품의 명가 버버리샵입니다. 이곳에서 한시간을 드릴테니 쇼핑을 하세요...

여행의 대부분은 쇼핑과 사진찍는 시간.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으로 허비되었습니다.

어렵게 찾아간 유럽은 저에게 그런 기억으로 지배되었고, 지금도 사진들을 보면 저 흔하디 흔한 사진을 찍기위해 왜 그리도 뛰어다녔을까? 왜 현지인들과 따뜻한 대화한마디 못하고 노란깃발만 쫓아다니며 나의 여행이 아닌 그들의 여행에 동참했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저는 파의 팬 입니다. 파에대해 아주 잘 아는것은 아니지만, 파의 의식은 인지하는 정도 입니다만, 파가 왜 저런 사진을 찍었는지에 대한 이해는 하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페이지에서 파에대한 평가를 길게 가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비평적 시선으로 생각할때에, 지금의 관광사업과 사진사업의 만남이 어딘가 뒤틀렸다는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관광사업에 의해 필름값이 저렴해지고, 그에 따라 저희 사진애호가들도 이득을 보고 있다는것은 인정하지만, 사진문화 전체에 걸쳐 뒤틀어진 시선들을 생산하고 있다는 부작용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황원태님의 댓글

황원태

이야기중에 죄송한데, 저 사진 마틴 파 선생이 한국인 찍은거 아닐텐데요.
본인이 직접, 일본 관광객들 찍은거라고 이번 강연회 때. 이야기하더군요.

그러면서, 조크도 하던데요. :-)

손영대s님의 댓글

손영대s

이종구님의 리플을 읽다가 헉! 했습니다..
세명의 손 가라..^^;;

다소..격양된 어조로..무거운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가..올린게 아닌가 싶어..
부끄러워 지네요..^^;;

이종구님 나중에 자유여행으로 꼭 한번 더 다녀오세요..
저도 돈 많이 벌어서 유럽에 꼭 한번 다녀오고 싶구요..^^
그저 무작정 들이대고 셔터누르는거 좋아하는 한 사람의 넋두리라고 여기심이..


그리고 파의 사진속 관광객이 일본사람이였군요..-_-;;
이것도 오바중에 오바가 된듯..

네..어찌보면..가볍게 조끄로 웃어넘길 유머러스한 사진이고..
동 서양의 차이를 표현한 것일수도 있지만..글 내용과 어울려져서..
저에게 나쁜 감상을 유도하게 되었나 봅니다.. 제가 좀 삐딱한 건지도 모르구요..


그리고 아마 패키지 관광이 대부분 그런형태이지 않나 싶습니다..
빠듯하게 짜여진 일정속에서..현지 가이드와 여행사의 수익도 고려해야 하고..
거의 무보수로 계약된 현지 여행사로서는 그렇게 포인트 별로 찍어서..
왔다 갔다!는 증거만 남기게 하고는 쇼핑이나 한인식당을 돌면서..이익을 보전하는..

주워들은 바로는 한인식당들도 그런 관광객들때문에 피해를 보기도 한다는 군요..
단체이니 싸게 식사하고..몇달치씩 밀려서 대금이 결제되기도 하구요..

뭐 주절주절..말이 많았습니다..


오늘따라 참..-_- 말이 많은 하루였네요..




그냥 두리뭉실..결론을 내자면..


저는 다니면서..사진찍는거 좋아요!!
아니 그냥 숨쉬듯이 사진찍는거..좋아해요..정말 좋아해요..

f6 써본다고 잘 쓰던 M삼을 방출했지만..형편이 아~주 좋아지면..
그때 다시 M을 쓰고 싶기도 하구요 ^^

밤이 늦었네요..
저도 이제 서둘러 야근을 마무리 하고..퇴근해야 겠습니다..


마틴 파..양반에게도 조금은 미안해 해야 겠죠?

손현님의 댓글

손현

새벽 4시가 훌쩍 넘었네요.
정신없이 작업하다가 새벽에 잠시 들어왔습니다.
많은 말들이 오고 갔네요.
괜시리 제가 올린 허접한 글로 오해가 중첩된 것 같아 죄송합니다.
어찌보면 서로가 서로의 삶을 관통하고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서...
몇몇 단어와 사진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진 작은 오해인 듯 합니다.
저 역시 손영대님 말씀에도 깊이 공감을 하는 바이고,
아무쪼록 서로 心 상하는 것 없이 편한 밤 되셨으면 합니다. 꾸벅.

+ 손탁선생님에게 정이 간다 싶었더니.. '孫'이었군요.ㅋ

JK이종구님의 댓글

JK이종구

마틴파 선생이 단지 동양인을 빗대어 비판적 시선을 보낸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여기 첨부한 피사의탑은 물론 서양인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관광지에서 흔히 보여지는, 우리가 느끼지 못한점을 꼬집을 뿐 이라 생각합니다.

또한가지는 단체관광이라는 특이한 문화는 동양인들만이 갖는 문화인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한국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보면 서양인들은 혼자 배낭매고 와서 덕수궁이던 사찰이던 혼자 관람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일본인이나 중국인같은 동양인들은 여전히 깃발을 쫒는 단체관광의 모습을 한국에서도 흔히 목격하게 됩니다.
이는 여행문화가 짧다는 생각도 들지만, 의식자체가 독립적이고 프론티어적인 서양인들과 서로에게 의지가 강한 동양인들사이에서 발생되는 차이점이라 생각됩니다.

손영대s님의 댓글

손영대s

마틴파의 윗사진은..본글의 내용과 어우러져..
대조군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고..

아래 사진은..윗사진과는 양상이 좀 다른거 같습니다..



그리고 여행하는 모습들도..
일본이나 중국의 나이드신 분들이나 가족관광객들은 깃발따라 버스타고 이지만..
젊은 관광객들은..혼자 혹은 두세명이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살아오며 누린 여유의 크기가 달라서 일겁니다..

프론티어적이여서..혹은..상호의존적이여서가 아니라 말이죠..
저희 부모님도..고생하시다가 사업을 하시고..지금은 어디 돈 꾸러 다니고 하지 않아도 될 형편이시고..일년에 2-3달은 한가하고 여유있게 여행을 다니셔도 충분한 여건이 되시지만..
살아오시길..아끼고 절약하고..당신들 보다 자식들이나 부모를 위해 열심히 일만 하시고 돈 쓸줄 모르시는 터라.. 여행지와 동화되는 한가하고 여유있는 여행은 꿈도 못 꾸십니다.. 1년에 한 번 겨우..출장가면서 일정 늘려서 다녀오거나..혹은..성당에서 성지순례 패키지를 다녀오시거나..거래처 담당자들과 휴가기간에 만나서 같이 놀러다니시는 수준..이지요.. 반면 저나 제 형제들은..패키지 관광은 한번도 가본적이 없습니다..

전 신혼여행도 자유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제가 개인적으로 호텔과 비행기편만 예약해서..가서 제 맘대로 지지고 볶고 다녔습니다..뭐 해외여행은 저도 그거랑..얼마전 괌 자유여행이 다였습니다만..나중에 또 가더라도 패키지 여행은 갈 생각이 없구요..

하효명님의 댓글

하효명

저는 패키지 여행을 매우 좋아 합니다.
패키지 여행은 별도로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좋을 뿐만 아니라,
팀 내의 인간관계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때문입니다.
또 여행 일정 내내 팀내의 다른 분들에게 조금의 폐도 안 끼칠려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당한 실력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실력이 없어지면 개인 여행을 할 생각입니다.

여행 일정이 강행군인 데다가 일행 모두가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안 만날 분들이라
여행기간 내내 시한부로 특수한 인간관계가 흥미롭게 형성되는 점도 매력입니다.

또 시골 동네의 선망 받는 총각, 처녀도 외지에서 온 스쳐지나 가는 이성에게는 쉽사리
곁을 허용하는 것처럼
외국 관광객에게는 사진 촬영이 관대한 것도 제가 패키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더욱이 패키지 관광은 촬영 시간이 제한 되므로
그것도 제가 꼽는 장점입니다. 마치 속기 바둑처럼 장고를 할 필요가 없어서요.

저는 항상 훗날의 기억을 위해서 단체 사진을 찍자고 제의를 합니다.
그때마다 가이드에게 듣는 말이 " 한국 분들도 요즈음은 단체 사진 안 찍어요."입니다.

소득이 높아질 수록
단체 관광보다 개인 관광이 많아지지요.
벌써 일본만 해도 유럽은 개인 관광객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이훈태님의 댓글

이훈태

늦게나마 글을 읽었습니다.
여행에서의 사진은 일상에서의 사진과는 조금은 느낌이 다른것 같습니다.
다시는 못올수도있는 상황 또는 자신의 추억을 오랫동안 기억할수 있는 수단.
여행, 일상에서의 사진찍는것을 모두 좋아하지만.

정말 여행때 사진에 너무 치중하게 될때면 여행의 의미가 과연 무엇이였을까 하는
의문을가질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여행을 떠날때 사진을 포기하기는 너무 어려운듯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사진과 여행에 다시 생각해볼수있었습니다.

여행의 의미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것 같습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거나 단체여행을 가거나
같은 곳을 다녀와도 느끼는것이 다르고 서로 생각했던것도 다르고
물론 사진또한 다르니..

저에게 있어서는 사진이 여행을 더욱더 가깝게 만들어주는듯 합니다.

박 지영님의 댓글

박 지영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는 글과 댓글입니다.
한장의 사진이 여러 논란을 가져오네요.
동양인과 서양인의 여리가지 생활 습관, 언어, 문화등에서 발생한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해외로의 여행을 한 역사의 문제도 그중 하나겠지요. (예전과 비교해 이러한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많이 줄어든 느낌입니다)
이 차이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알고 싶은 것이 무어냐고 하는 가진 관심사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진과 여행에 대한 질문 역시, 어떤 것이 목적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사진을 위한 여행인지 아니면 여행을 위한 사진인지.... 그 목적에 부합해서 충실하면 되지않을까 합니다.
혼자하는 여행에도 카메라가 손에 있으면 더 즐겁지요.
카메라는 여행의 공간과 시간의 나의 소중한 느낌과 경험을 남겨두는 즐거운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날땐 언제나 잊지않고 카메라를 챙겨갑니다.

손현님의 댓글

손현

원글에서 "사진기가 없이도 여행이 가능하려면, 그 사진기는 충분히 여행의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야 할 것 같다."

=> 이 말은 '모두에게 여행지에서 사진기는 필수이지만, 찍기에 급급한 조급성만 버린다면 정말 여행다운 여행이겠다'는 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여행지에서 사진기가 필요없다는 뜻으로 오해를 하신 분이 몇 분 계신 듯 합니다.

평소에 '수단'이란 표현이 종종 네거티브한 의미를 갖긴 하지만,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 자체가 삶의 목적이 아닌, 우리의 가치와 의미를 드러내주는 하나의 즐거운 행위이므로 '수단'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아무리 좋은 사진이라도 인간의 가치보다 우선할 순 없다고 봅니다. 그건 사상과 철학, 도덕 등 관념적인 것들도 마찬가지죠. 약간 삼천포로 빠지긴 했습니다만, 결론은... 저 역시 사진기는 여행지에서 가장 멋진 동반자임엔 틀림없습니다. ^___^

손영대s님의 댓글

손영대s

서양인이 보는 동양인..

에..한국인은 별로 없습니다..
괌에서도 외국인들에게 영어로 이야기 하면..
십중팔구는 바로 일본어로 대꾸하더군요..

정말 베테랑들은...척 보면 다 알아내고..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어서오세요..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일본어로 인사를 건넵니다..

우리가 외국사람들은 다 비슷하고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듯..

마틴파 양반이 강연회에서 일본사람들 찍은거라고 했는데요..
어제 카파전 보러갔다가 도록에 좀 더 큰 사진을 보니..

사진 속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우리나라 분인거 같더군요..

또하나 결정적으로..앞 줄 초록생 티셔츠를 입으신 할머니..의 옷에..쓰여진 문자는..
효..라는 글자로..일본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글자 아닌가요?
경로사상이나 효도라는 개념이 희박한 나라..


괌에서 물어봤습니다..외국인에게..그리고 거래처 독일애들이나 영국애들..한테 물어보면..
동양사람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합니다..
일본사람이나 중국사람..한국사람..구분하기 힘들다고..

단지 짬이 좀 되는 친구들은..영어발음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외견만으로는..정말 힘들고..가장 알려진 나라..일본..그다음..중국..
그래서..마틴 파 양반도 일본인을 찍은거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건 파 양반이 잘못 안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파 양반 눈에는 다 똑같은 동양인이고..알고있다면 일본인이였을테니..




그리고 작품해설로 달린 아래글에...
희화적이고 시니컬한 의도였다는 말이 써있더군요..

카파전 보고..파전도 볼라다가..말았습니다..도록만 본걸로 끝내기로..

노정현님의 댓글

노정현

저의 경우에는 사진을 시작하면서부터 사물을 바라보는데
더욱 시간을 할애하는것 같습니다.
좋은 모습을 담기위해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관찰하거든요.
물론 가끔은 육안보다는 파인더의 모습에만 지나치게
신경쓰느라 제대로 느끼지 못 할때도 있습니다.

여행을 즐기며 사진을 찍는것 만큼 좋을 순 없겠지만
가끔 서두름이 이를 망치곤 하는것 같습니다.

박-성우님의 댓글

박-성우

감사합니다...여러가지로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네요...

조철현님의 댓글

조철현

마틴파 전시회 가이드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마틴파도 일본인인줄 알고 있었지만
한국에와서 보니 아무래도 한국인 같다고 했다는군요

한국인이던 일본인이던 사진이 전달하려는 내용은 변함이 재미있습니다

김미현님의 댓글

김미현

공감 가는 글입니다.
제경우에는,
배낭여행 다니면서 어설프게 찍기 시작한 사진이 취미가 된 경우인데요.
첨엔 '왔다 갔노라...찍어서 남기자' 가 목적이었습니다만
요즘은 여행을 즐기면서 ' 제대로 잘~찍고싶다' 입니다.
(그래봐야 아직도 몇컷밖에 건질게 없지만...)
막찍시절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사진에 푹 빠질일도 없었을듯..
여행, 사진 좋아하시는 분들 저와 비슷한 과정을 겪는 분들을 몇몇 봤습니다...
저한테 여행과 사진은 둘다 똑같은 무게인듯....

이재유님의 댓글

이재유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열심히 여행을 다녔는데도 사진이 없어요.. 제가 말하고 싶은건 "제"사진입니다. 여행갔다와서 부모님한테 사진을 보여드렸드니 너는 어디있냐 하시던... ㅠ.ㅠ

다음에는 노트라도 잘해서 짧은 여행기라도 남겼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재상님의 댓글

이재상

눈 앞에 펼쳐진 환경에서 받는 느낌을 간직하는 건 사진이든 감상이든 간에 제각각 담고싶은 방향으로 어떻게 담느냐의 차이지 결과론적으로 추억으로 똑같이 담겨지는 듯 합니다. 전 제 시선을 카메라속에 들어있는 필름에 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제 가슴속에 새겨지더군요. 선배님들의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한수길님의 댓글

한수길

파르테논신전은 아직 못가봤어여 피사는 가봤구여 체게바라인가여? 어디져? ^^
이번에11일 하노이에 갑니다 Barnack llD와 C1을 가져 가려구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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