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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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최종황
- 작성일 : 07-05-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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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이 월요일 전에 일을 끝내면 안되겠냐고, 전화해 보시라는 데요"
월요일에 해결해도 되는 일이었습니다.
기분이 상했습니다.
일주일 내내 임신한 와이프 옆에 있지도 못하고, 겨우 주말에 같이 사진 찍으러 갈 계획을
세웠는데,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렸죠.
퇴근후 와이프가 제 표정을 살피더니,
"출근해야 되는구나. 갔다와" 합니다.
더 미안합니다.
3년 3개월만에 가진 첫아이인데, 임신만 하면 어떤 예비 아빠보다 더 잘하려 했는데...
토요일 점심때쯤 회사에 출근을 합니다.
차가 막히고, 옆에서 껴들라고 하고, 살짝 긴장이 되던 순간 앞차와 "쿵"
100%로 저의 불찰입니다.
뉴 서민5! 까만색 광택이 사라지지도 않은것이 세상구경을 한지 채 3달도 안되보이는 차 입니다.
눈에 보이게 우그러진 곳은 없었으나, 범퍼라도 갈라치면 40만원 정도가 날라가니, 렌즈 하나가 놓쳐버린 헬륨 풍선 마냥 차 머리 위로 날라가는 환영이 순간 보였습니다.
주말 근무를 강요한 그 팀장에게 서운함을 표하기도 전에
일단 비상등 켜고, 뒤차에서 빵빵거리던 말던 갓길에 세울려 했습니다.
부딪힌 차의 조수석에서 팔이 하나 나오더니 앞에서 세우라고 합니다.
잠시후 우회전을 하고, 다시 비상등을 켜고 앞차가 세우길 기다리고 있는데 옆으로 그냥 가더군요.
따라가서 비상등 켜고 그차옆에 세웠습니다.
조수석 아주머니 그냥 가라십니다.
옆에 운전석 40대 후반의 강직하게 생기신분도 웃으면서 그냥 가라십니다.
"저 그래도 내려서 확인은 하셔야죠"
"별 충격이 없는거 봐서는 살짝 먼지나 묻어 겠죠. ^^ 그냥 가세요"
"죄송합니다. 조심하지 못했습니다."
"^^"
"^^;;"
토요일/일요일 주말 근무가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근무중 회사 사람에게 그 얘길 했더니. 바로 반응이
"불륜이네"
왜 그런 반응일까요?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 오해를 샀구나. 괜히 얘기했구나 싶었습니다.
5월5일 어린이날 양재IC 코스트코앞에서 너그럽게 웃어 넘겨 주신 그 부부에게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저 지금 뭐하냐구요?
뭐하겠습니까?
장터에서 날라가 버릴 뻔한 렌즈 검색중입니다. ^^
댓글목록
JK이종구님의 댓글

저의 옆자리 차장님도 뉴서민5올블랙을 구하신지 한달만에 뒤에서 쿵!
차에서 콤파운드 꺼내 슥슥 닥고 그냥 가세요 하셨다더군요.
첫Kiss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드시는 분들이 많은듯!
김인택님의 댓글

기분이 좋아지는 이야기 입니다^^*
이 정희님의 댓글

어쨌던 다행입니다...
정말 불행중 다행이란 말이 이럴때 쓰는 말인가보네요. ^^
그런 이야길 들으면 아직 세상은 살만해...라는 기분이 들던데...
가끔가다 그런 이야길 그렇게 즉각반응으로 보이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 난 그게 궁금해요..
그 기분 좋은 이야길 듣는 순간 어떻게 '불륜이네' 라는 단어가 떠오를수있는지..
신기할따름입니다..^^
어쨌던 좋은 렌즈 구하시길...
이충석님의 댓글

어쩌다 두어번 뒤에서 쿵한적이 있습니다.
나만큼이나 나이먹은 아주머니가 몸둘바를 모르며 차에서 나옵니다.
내차 뒷범퍼를 이리 저리 보며 당황해 하죠.
그 정도 박아가지곤 형태가 변할리도 없고
그저 기스 좀 났겠지 하는 생각에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괜찮으니 그냥가세요 합니다.
너무 고마워 몇번이고 고개를 숙입니다.
그런데 내가 슬쩍 박으면 날리납디다.
특히 오래된차 탄 사람이 더하죠.
이미 색도 발했고 잔기스는 잔뜩 났는데
어느것이 지금 생긴 것인지 알 수도 없는데..
할 수 없이 큰소리가 나옵니다.
물어준적 한번도 없습니다.
이선경님의 댓글

그래서 첫 경험이 중요한가 봅니다.
제가 왕초보일 때 (12-3년 전)
어떤 아저씨 차를 뒤에서 제 실수로 쿵 박았습니다.
그 아저씨..쩔쩔 매는 절 보시더니
"그냥 가세요~"
그 일이 있은 후
제가 비슷한 일을 당한 피해자 입장일때 그냥 웃으면 보내 드립니다.
그럼 그 분들도 다른 곳에 가셔서 저 처럼 행동하시겠지요..ㅎ
정한길님의 댓글

비슷한 일을 경험한 지인의 이야기입니다.
주 5일제 이전에 토요일 오후에 서울 시내에서 갑자기 뒤에서 쿵하는 소리가 나더랩니다.
그리곤 뒷 차의 운전자 분이 어쩔 줄 모르게 송구스러운 표정으로 운전석으로 와서 미안하다고 하셨답니다.
내려서 보니 아마 차를 뽑은지 며칠도 안된것 같고 새차를 출고한 기념으로 가족 나들이를
가는 분위기였답니다.
차안에서는 부인과 애들 둘이 불안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뒷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구요.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하더군요.
"아버지는 가족들 특히 애들 앞에서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고개 숙이는 것이 아닙니다.
이정도 흠집난 범퍼야 별거 아닌데요.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혹시 명함이라도........"
"괜찮습니다."
전 이 이야기를 듣고 그 지인에게 감동 먹었습니다.
제 앞에 있는 그의 존재가 마치 코끼리 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저 보다 두 살 위의 선배인데 결코 자랑하지 않으려는 그의 성격을 잘알기에 .....
그러고 보니 어제가 어버이날 이었네요.
이승훈( '')/님의 댓글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박남호님의 댓글

저도 차 뽑은지 얼마 안 됐을 때
아주머니 덕분에 뒷범퍼에 번호판 나사 표시가 선명하게
2개 찍혔죠...
큰소리 쳤으면 괘씸해서라도 응징을 했을텐데
무척 미안해하시길래 그냥 가시라고 하고 나니
제가 더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아름다운 세상은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야하지 싶습니다.
첫아이 때 제일 섭섭한 게 많으실텐데 부인이 참 대단하십니다.
부인의 순산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안병석님의 댓글

엊그제 출근길에 아파트 출구에 신호대기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선 1차선 옆 2차선으로 진행중인데, 갑자기 정차 중인 옆차의 문이 확열리면서 제 차 엽구리를 주욱 그어났습니다.
그리고는 그 열린문에서 고등학생쯤 보이는 여자아이가 뛰쳐나가 사라지더군요. 미안하다는 말 도 없이.....
이내 운전자인 그 학생의 어머니가 나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미안해 하며 어쩔 줄 모르더군요.
사정을 들어보니 학생을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 주러 가는 길인데, 차 중에서 모녀가 서로 다툰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 여학생이 홧김에 문을 박차고 뛰어나오다 제차에 상처를 낸 것이죠.
어쩝니까 그냥 가시라고 할 밖에요. 제차의 흠집은 아주 보기 흉할 정도가 아닌 그럭저럭 흉한 정도라서 다행입니다만 지금도 차를 탈 적마다 그 흠집을 보게 되는데 이 건으로 그분과 시비하지 않고 보내드린게 오히려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준표님의 댓글

참 세상에 보면 좋은 분들이 많으신거 같습니다..
저도 초보시절에 내리막길에서 앞차를 정말 쌀짝 쿵하고 박은적이있는데...
그차도 정말 하얀 새차였는데요,,, 앞에서 내리신 부부가 괜찮다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참 미안하고 고마웠는데,,, 저도 그런상황을 만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박장수님의 댓글

라이카클럽은 아름다운세상을 제게 가르쳐줍니다
김민수/samsan6433님의 댓글

모든 분들이 뒤에서 쿵!! 한 경험이시네요
근데 전 반대로 앞에 정차해있던 차가 뒤로 와서는... 쿵!! .. 것도 커다란 4륜구동
짚차가요.. -_-
신호대기중에 잠깐 주무신?것 같더라구요 제차에 와서 죄송하다고 어쩔줄 몰라하더
군요 제 차에 아이들도있고 해서 큰소리한번 쳤죠 ^^
" 신호바뀌네요!! 전 괜찬으니까 얼른 가세요 신경쓰지 말고..."
지금 생각해봐도 참 잘했구나 싶습니다 기분도 좋아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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