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위로를 받는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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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선경
- 작성일 : 07-05-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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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남편을 서둘러 보내고 난 후의 아침
커피한잔을 천천히 내리고
조금 열어 놓은 창문에서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고
이 곳 갤러리 사진을 아주 천천히 음미하듯 보는게
저의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였습니다.
행복하구나...느낄 수도 있을 만큼 말이지요.
그러다 좀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카메라에 필름 한롤 넣고
동네를 걸어 다니며 몇 컷 찍곤 했습니다.
사진에 욕심을 버린지도 오래고
다른이의 감각을 부러워 하지도 않고
그저 제 눈으로 보는 그 순간을 그냥 담습니다.
그러기에 늘 심심한 사진이고 무료한 사진이겠지요.^^;;
어쩌면 제 일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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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이 제 친오빠의 49제 입니다.
날벼락 처럼 하루 아침에 갑자기 오빠를 잃은 제 슬픔과
자식을 허망하게 보내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칠순 부모님의 그 맘은 더 이상 누구의 위로도 위로가 될 수 없지요.
(적은 나이도 많은 나이도 아니지만)
살면서 전 사진이 제게 가장 큰 위안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사진을 하며
산책의 즐거움을 알게 됐고 좋아하는 이들을 만나게 됐고
사진을 하며 나도 뭔가 미칠 수 있는 사람이구나..생각했으니깐요.
그러고 보니
전 너무 세상을 편하게 살았나 봅니다.
아님 사진조차도 아무 위안이 되지 못하나 봅니다.
하긴 사진으로 위안을 받는 다는 것 자체가 제 욕심이였을테지요..
오빠가 떠나기 일주일 전에
찍은 필름을 현상조차 하지 못하는.....
전에 할머니도 그렇고 늘 가족의 마지막 사진을 찍게 되는 제가
오히려 싫어집니다.
살면서 얼마나 많이 아파 해야할 일이 많을런지......
우울한 글을 쓰게 돼서 죄송합니다.
회원님들의 사진을 오랫만에 보며
사진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힘내겠습니다~
전 이제 아프지도 말아야 하고 불행하지도 말아야 하니깐요.
우리 부모님을 위해.
댓글목록
JK이종구님의 댓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늘 가족의 마지막 사진을 찍게 되는 제가 오히려 싫어집니다."
존재했음을 증명해주는 방법입니다. 기운을 내시길...
김용준님의 댓글

며칠전에 올렸다 바로 내렸던 글이군요.
위로한다고 몇 글자 적었더니 벌써 글이 내려진 뒤더군요.^^
힘든 일은 나누면 반으로 준다고 하지않습니까?
누구의 부재를 느끼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 거 같습니다.
또한 잊혀짐도 마찬가지 겠지요.
힘내시구요. 오빠도 좋은 곳에서 가셔서 좋은 일만 가득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현주님의 댓글

이선경님...
가슴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
얼마나 마음 아프실까요...
고인께서, 좋은기억들,, 행복한 마음 가득 안고 떠나셨을거라는거 믿고,, 스스로 위로하고
마음 달래시길 바래봅니다... 건강하세요...
박남호님의 댓글

공감 가는 글에 같이 아파하면서
프로필을 봤습니다.
"하시는 일 : 엄마"
세상에서 제일 강한 분입니다.
어떤 어려움도 아픔도 이겨낼 수 있는 분....엄마.
천형기님의 댓글

이 글을 읽으니 집사람이 느끼고 있을 슬픔이 생각나네요..올 이월 삼월 한달새..엄마와 언니를 잃고도 내색하지 않고 맘속에 삭이고 있을 집사람의 눈물이..힘내십시오..오늘은 좀 일찍 들어가서 집사람이랑 와인이나 한잔 하면서 재롱 부려야 하겠읍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부모님을 생각해서 아프지도 불행하지도 말구 늘 행복하시길....
정웅태님의 댓글

이별,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일입니다.
그게 무서워서 강아지 한마리도 못기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
이효성님의 댓글

그런 슬픈 일이 있으셨군요. 얼마나 마음이 슬프고 아프시겠습니까? 삼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디 소망 중에 위로를 받으시고, 또한 부모님의 위로자가 되시는 그런 소중한 따님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좋은 가족 사진으로 빨리 돌아와 그 자리를 채워 주시길 기대하고 성원을 보냅니다.
김복렬님의 댓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을 읽다 보니
너무 잔잔하게 밀려 오는 슬픔에
뭐라 위로에 말씀을 드려야 할지...
너무 슬픈일이 있었군요..
용기잃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50미리렌즈...대전에 김복렬입니다..
박경복님의 댓글

저도 금년 1월 1일에 바로 윗 형님께서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89세의 모친이 계시는데...
하늘에서 주시는 위로하심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권경숙님의 댓글

위로의 말, 드리고 싶습니다,,,저도 지난 월요일 이모님을 보내드렸습니다,,
먼길이라 가보지도 못하고,,맘이 아팠는데,,,동생을 먼저 보낸 엄마가 얼마나
힘들어하시는지,,그것 때문에 더 맘이 아팠습니다,,,
곧 간다,,그때 우리 오래 보자,,하시더군요,,
가신 분들,,모두 평온 하시길,,,
이상호58님의 댓글

먼저 부모님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구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윤종현님의 댓글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살면서 주위의 지인들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가
자신의 인생의 경험에 아주 큰 갈림길을 만들어 주곤 합니다.
작년에 제가 아주 힘들었을 때...
주위에서 조언과 위로를 해준 라클의 형님들 때문에 제가 웃으면서 지내고 있나봅니다.
민홍식선배님,신강현선배님,김기현선배님,김종언선배님...
이분들의 위로는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씩은 만나서 술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나봅니다.
이선경님께서 아주 큰 마음의 상처가 있었군요!
그 마음을 무슨 글로서 위로를 해줄 수는 없지만, 라클 전시회에서 뵈었던
맑고 맑은 이선경님의 모습에 이런 글을 적고 있나봅니다.
저는 가족 사진을 많이 찍고 있습니다.
어차피 옹졸하게 찍고 남은 몇방의 필름을 소진하기 위함이지만...
혹은 새로운 렌즈 새로운 바디를 구입을 했을 때 저의 첫컷은 언제나 가족을 찍었습니다.
가족을 읽은 것 만큼 이 세상의 크다큰 상처는 없겠죠!
부디 기운을 내시고, 다시금 해맑은 모습으로 뵈었으면 합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병인님의 댓글

3년전, 정말 이번 석탄일이면 3년이 되는군요.
어머니의 3주기입니다.
신촌 모병원에 암으로 입원하셨다가 돌아가셨습니다.
투병생활을 하실 당시 늘 지니고 다니던 라이카가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모습을 필름에 진지하게 한번도 담아본 적이 없었던 저는 투병하시는 모습이나마 담아볼까 무척이나 고민을 했었지만 결국 단 한컷도 찍지 못했습니다.
결국 거실의 작은 액자에 담긴 모습은 아리랑 TV의 사진기자분께서 취재하시고 기념으로 촬영했던 사진이지요.
지금도 4살때 어머니가 집에 있던 RF카메라로 찍어주신 흑백의 제 사진을 기억합니다.
정작 어머니 사진은 찍어드리지 못한 저도 마음 아픈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위로의 말씀은 못드리고 제 넋두리만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마지막 모습을 찍지 못했다면...이라는 또 다른 후회를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이선경님의 댓글

회원님들의 마음, 말씀 감사 합니다.
살면서 우리 누구나 수 많은 이별을 하겠지요.
준비된 이별이든
아님 저처럼 오빠의 단 한마디도 못 듣고 갑자기 닥친 이별이든
누구나 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겠지요..
괜한 글로 회원님들의 아픈 기억을 다시 되돌아 보게 해드린 건 아닌가
제가 오히려 송구스러워 집니다.
부디 건강하세요~
나이 40중반에 작별인사 한마디 안하고 허망하게 사라져 버린
저희 오빠를 보니 행복이.. 참 별 게 아니구나..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함께 건강히 있어 준다는 것만이라도
감사한 일이구나...싶습니다.
신규식님의 댓글

삶 이라는것 많이 중요 합니다.
죽는다는것 또한 그뫃지않게 중요 한것 같습니다.
님은 가셨지만 많은 사랑은 갖고 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이 큰 만큼 사랑도 컸을테니까요.
어쩌면 떠나신분은 세상에 짐을 벗고 더 낳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그렇게 믿으며 보내 드려야 겠지요.
아픔은 남겨진 이들의 사랑으로 치료되겠지요.
더 큰사랑이 함께 하시길....,
이한선님의 댓글

저도 올해 1월 말에 조모가 돌아가셔서 미국을 다녀왔는데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던데...
항상 용기를 잃지 마시구요
고인도 본인 때문에 선배님이 슬퍼하는걸 분명 원치 않으실것 같아요
힘내시고 좋은 사진 많이많이 남겨주세요
이인한님의 댓글

이제야 글을 보고 댓글을 적습니다.
힘내겠습니다~
전 이제 아프지도 말아야 하고 불행하지도 말아야 하니깐요.
우리 부모님을 위해....
제겐 마지막 이 구절이, 오히려 마음에 더 큰 슬픔으로 남네요.
그래요. 힘내세요.
그리고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인도하심을 기도하겠습니다.
윤병준님의 댓글

많이 아쉽고 마음 아프실 것 같습니다.
부디 잘 추스리시길 빕니다.
박대원님의 댓글

順天
저 하늘에
큰 별 하나 묻고
그리워
그리워서
소매끝 젖시는
아, 사람
사람아.
(2007. 4월 마지막 날, 어멈에게.)
며칠 전, 조운 님의 <순천만의 낙조>에 올렸던 글입니다.
떠난 님 슬퍼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아야 했던 아품, 그 아품이 다시 가슴을 저미는군요.
오빠를 떠나보내신 슬픔 속에서, 자식을 가슴에 묻고 몸부림치시는 노부모님의 통곡을 고통하실 이선경 님께 차마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기현님의 댓글

오랜 동안 라클에 들어오지 못하다가 오늘 모처럼 들어와서 이런 저런 글타래를 보다가
이글을 보게되었습니다. 아마도 오빠가 제 나이에 버금갈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작년 이맘때 저도 아버님을 잃었습니다.
슬픔이란것은 살아있는 자에게 남겨진 한 조각의 사치스러운 기억일지 모르겠습니다.
일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의 슬픔을 얼마나 간직하고 있는지 저를 돌아봅니다.
가슴 한켠에 남은 그리움과 함께 했던 과거의 아쉬움에 대한 회환....
이것이 슬픔이 우리에게 남겨주는 감정의 침전물인것 같습니다.
오라비를 잃은 슬픔에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겠습니까.......
살아가야 할 세월을 좀 더 부질없는것에 안달하면서 살지 말자는 다짐하면서 남은 생을 차분하게 "음미"하면서 살아가세요.
저도 요즘은 무엇인가 더 채우고 더 갖는것 보다는 제가 갖은 것을 온전하게 다 음미하는 삶이 제게 남겨진 일임을 더욱 절감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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