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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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진인구
- 작성일 : 07-04-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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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탈 시대에 걸쳐 살고 있는 나는 참 운이 좋은 세대인가 보다.
옛것을 그리워할 수 있으니 말이다.
며칠전 라이카에 담긴 필름 몇장을 마저 찍고 현상소에 맡기면서 참 즐거운 생각이
들었다.
한달넘게 들어있던 필름.
그 안에 내가 도대체 뭘 찍었던 것일까? 기억도 잘 안난다.
그게 궁금해서라도 남은 필름을 마저 얼른 찍어야하는
일종의 의무감 같은게 든단 말이다.
마지막 한장이 남았을때의 기분은 또 어떠한가?
사실 필름매수 표시계가 36을 가리키고 있다하여도, 그게 마지막 장인지 아닌지
잘 모른다. 이게 마지막 장인가? 그럼 뭘 찍을까?
또, 찍고 보니, 레버가 한번 더 돌아간다...
이때 기분은 진짜 주택복권 500원짜리 당첨된 것과 비슷하다...
앗, 한장 더 찍을 수 있네?
하지만, 요 행운의 한장은, 사람을 좀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바로 전 샷도 한참 둘러보다가 찍었는데.. 이젠 또 뭘찍나??? 하는 허탈감같은 것도
생긴다. 이 상황에서는, 에라.. 아무거나 찍고, 얼릉 현상소 가자.. 하게 될 때가 많다.
사실 마지막 한장의 기분은,
마지막 한대의 담배를 바라보는 기분만은 못할 것 같다.
현상소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커피 한잔 빼 마시며, 담배도 두어대 피우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우두커니
쳐다보는 것이 참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CD에 구워나온 사진을 냉큼 받아들었을 때의 기분은 또 어떠한가?
얼릉 집에가서 컴에 넣어봐야지... 하는 즐거운 마음에 가는 길이 멀다...
교통은 왜 이리 막히나..
(여기서부터는 뭐 디지탈 사진과 같다.)
....
내가 필름사진기를 사용하면서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은
새 필름으로 갈아끼웠을 때다.
마치, 새 담배를 한 갑 살 때의 기분과 비슷하다...
필름 한통을 끼워 넣었을 때의 그 뿌듯한 기분...
새로운 희망이 내게 솟는다.
==========
첨부사진: 렌즈 캡 안쪽 면
부언설명: 렌즈캡 씨워져있는 줄 모르고 걍 샷타 눌렀을 때의 그 황당함.
옛것을 그리워할 수 있으니 말이다.
며칠전 라이카에 담긴 필름 몇장을 마저 찍고 현상소에 맡기면서 참 즐거운 생각이
들었다.
한달넘게 들어있던 필름.
그 안에 내가 도대체 뭘 찍었던 것일까? 기억도 잘 안난다.
그게 궁금해서라도 남은 필름을 마저 얼른 찍어야하는
일종의 의무감 같은게 든단 말이다.
마지막 한장이 남았을때의 기분은 또 어떠한가?
사실 필름매수 표시계가 36을 가리키고 있다하여도, 그게 마지막 장인지 아닌지
잘 모른다. 이게 마지막 장인가? 그럼 뭘 찍을까?
또, 찍고 보니, 레버가 한번 더 돌아간다...
이때 기분은 진짜 주택복권 500원짜리 당첨된 것과 비슷하다...
앗, 한장 더 찍을 수 있네?
하지만, 요 행운의 한장은, 사람을 좀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바로 전 샷도 한참 둘러보다가 찍었는데.. 이젠 또 뭘찍나??? 하는 허탈감같은 것도
생긴다. 이 상황에서는, 에라.. 아무거나 찍고, 얼릉 현상소 가자.. 하게 될 때가 많다.
사실 마지막 한장의 기분은,
마지막 한대의 담배를 바라보는 기분만은 못할 것 같다.
현상소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커피 한잔 빼 마시며, 담배도 두어대 피우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우두커니
쳐다보는 것이 참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CD에 구워나온 사진을 냉큼 받아들었을 때의 기분은 또 어떠한가?
얼릉 집에가서 컴에 넣어봐야지... 하는 즐거운 마음에 가는 길이 멀다...
교통은 왜 이리 막히나..
(여기서부터는 뭐 디지탈 사진과 같다.)
....
내가 필름사진기를 사용하면서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은
새 필름으로 갈아끼웠을 때다.
마치, 새 담배를 한 갑 살 때의 기분과 비슷하다...
필름 한통을 끼워 넣었을 때의 그 뿌듯한 기분...
새로운 희망이 내게 솟는다.
==========
첨부사진: 렌즈 캡 안쪽 면
부언설명: 렌즈캡 씨워져있는 줄 모르고 걍 샷타 눌렀을 때의 그 황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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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K이종구님의 댓글

재미있는글 잘 보았습니다.
공감가는 부분도 많군요.
필름쇼핑도 즐거움중의 하나지요. 담배한보루 산 기분이랄까요?
저는 일명 마끼필름을 사용합니다. 100피트짜리 두통씩 말면 40롤이 좀 넘게 나옵니다.
정말 뿌듯합니다. ^^
정규택님의 댓글

ㅡㅡ,,
근 4년 만에 처음으로 저도 실수를..
두 컷 열심히 찍고선! 앞 켑 달고....ㅠㅠ
새 담배를 꺼내는 듯한 심정은 정말 동감합니다..^^
정한구님의 댓글

저도 담배 끊은지가 5년정도 되었지만
'새담배를 꺼내는 듯한 심정'은 공감이 됩니다 ㅎㅎ
김형국님의 댓글

랜즈캡 덮고 찍었을때의 기분은
담배를 거꾸로 물고 불을 붙이는 기분!!
파란비/이종우님의 댓글

렌즈캡과 담배의 상관관계가... 이렇게 절묘할 줄은 몰랐습니다. ^^
딱 그 기분인데요.. ㅎ
대방!이정환님의 댓글

ㅎㅎㅎ
그렇죠...공감합니다.
김형배님의 댓글

그래서 전..
가방속이나 장식장 안에 보관할 때를 제외하고는
렌즈캡을 항상 벗겨서 다니고 있습니다.. ^^
흠.. 벗겨서.. 막상 써 놓고.. 다시 보니까.. 조금 눈길이 가는 단어가 되어버렸군요.. ^^
psybass백수열님의 댓글

전그래서 렌즈캡 없이 들고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