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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암실 ~~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최준석
  • 작성일 : 06-06-16 13:14

본문

오늘도 저녁 8시에 일을 마치고 암실로 간다.
그러고 보니..주말취미생으로, 아이들 사진이나 찍어주는 가장으로 암실다닌지..
햇수로 2년이 다 되여가는군....

암실에는 리포트, 과제물을 다 하였는지 아이들이 많이 없다.
곧 방학이라 학생들 다 빠지면 힘들어질 울 암실 사부님은 연신 컴퓨터 앞에서 강의 계획서 짜고 계신다.
암실 운영으론 돈이 안되고 강의로 빵구난거 땡빵하셔야 하셔야 되는데..
방학이라 그것도 여의치가 않으신 모양이다.
올 여름에는 더블필터 쓰는 법이라든지, 셀레늄토닝이라든지,
흑백 인화의 모든것을 아낌없이 전수해 주는 알짜베기 필살 세미나로
사진과 아이들대상, 혹 일반인 대상..
호객행위(??) 하실 모양이다..
잘 되어야 될 터인데....
걱정이다.
이 암실 없어지면 대구에서 이만한 시설에 이만한 호사를 누리며 작업할 공간 마져 없어지는데..
더스트 , 베셀러, lpl 요런 알록 달록한 놈들을 언제고 제것인양 마음껏 써보겠나.


꿀꿀한 생각 잠시 뒤로 미루고..
50밀리 렌즈와 케리여, 이젤을 챙겨 암실로 들어간다.
그래 오늘은 요사이 재미를 붙이고 있는 더스트 M 805와 아그파 멀티콘트라스트 필터, 그리고 일포트 FB 웜톤이다.
이제껏 코닥 필터쓰다 더스트 노광 바로밑에 들어가는 아그파 필터쓰니 느낌이 또 다르다.
필터 갈아끼워 넣은 것이 좀 귀찮아서 그렇지 디테일이 더 풍부해진 느낌이다.




35 NICKEL ELMAR / 400TX
D-76 1:1 20도 9분 30초 (30초 교반)


필름은 얼마전 렌즈 빌려 찍은 니켈 35밀리 사진이다.
필름은 넣고 촛점을 맞추고 이젤을 이리 저리 움직여 자리를 잡고 2와1/2로 테스팅을 한다.
음...역시 올드 렌즈답게 빛에 반응하는 부분들은 콘트라스가 떨어진다.
특히 하일라이트 부분, 옷의 질감이 많이 달아나 있다.
왼쪽 블랙부분도 블랙이 블랙이 아닌 묽은 블랙이다.
머릿속에 4호와 4호반 5호 어떻게 쓸지 계산 마구 들어간다..ㅋㅋ
옷의 질감은 중간톤으로 눌러주어야 겠다는 계산도 들어간다.
낮은톤으로 눌러 주었더니만 옷이 지저분해 졌다는 걸 경험하였기에...
암튼...
얼굴 톤이 제일 화사한 걸로 해서 기본노광주고 , 4호, 5호로 버닝 작업으로 블랙 만들기에 바쁘다.
대충 노광주고 밧드에 인화지를 담구며 톤이 올라오는걸 구경한다.
조금은 지루한 FB 인화시간에 조금 넌더리가 날쯤 불을 켜고 젖어 있는 인화물을 본다.
부족한게 마구 보인다. 으...윽...
다시 노광, 다시 인화를 몇번 반복하고야 지대로 된?(혹은 지대로 안된) 인화물 한장을 얻을 수 있는 이놈의 실력을 항상 탓하며...
또 노광, 또 인화해 본다.

그러다..
수세통에 인화물들 대충 통째로 집어넣고 암실에 남아있는 사진과 아이들에게 나이를 무기로 반 강제 수세를 부탁하고 부리나케 집으로 온다.
12시까지 들어오기로한 집사람과의 약속어기는 순간부터 난 암실 끝이다...ㅋㅋ



머좋은게 있다고 이 고생인줄 모르겠다.
저 좋아 하는 일이지만 때론 정말 힘들다.
그 시간에 그져 집에 편히 누워 TV돌리고 아이들 엉덩이나 토닥거리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날 건조대에 누워 있는 인화물 보면 어젯밤의 고생은 또 마약 먹은 듯 ...스르르 사라져 버린다.


애구애구...
지금은 그래 지금은 머 이래라도 사진 하고 싶다.





* 일기식의 글 이오니 글씨체가 좀 송구스럽습니다.
너그럽게 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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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기현님의 댓글

김기현

욕심으로는 아직 저도 암실작업에의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끝없이 반복되어야 할 고단함 과정을 생각해 보며 부질없는 욕심을 접곤 합니다.

최준석님의 그 열정이 참으로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내가 최준석님의 나이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세상과 남들의 눈에 나를 맞추어가면서 살다보니 남은 내것은 아무것도 없느것 같은 느낌..

그 느낌의 사이로 외로움이 바람처럼 밀려오고...

불현듯 새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를 가슴에 숨기면서 가족을 속이던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지금 현재,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행복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상은 후회와 불만으로 세월을 먼저 흘려버린 자의 넋두리였습니다.

이원용님의 댓글

이원용

김기현님의 넋두리가 저에게 용기로 되어 오는군요....^^

이상호58님의 댓글

이상호58

사진에 대한 열정 가족에 대한 열정 정말 신나게 사시는군요...나이로 들이대시기도 하고 아이들 언제 집에 가나요...늘 행복하세요.

김대석님의 댓글

김대석

이제 막 현상을 시작하면서 은근히 주말이 기다려지는 요즘입니다...
언젠가는 인화까지 가겠지만...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글을 읽으면서 많은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주말(일요일)은 축구와 현상으로 하루를 보낼 것 같아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이시원님의 댓글

이시원

핫핫..즐거우시겠습니다...
저는 요즘 새로 장만한 자가용에 빠져있는데다가...
술도 별로 못하는 주제에 와인에 갑자기 필이 꽂혀가지고 사진은 거의 못하고 있답니다..
부대에서 4평짜리 독신자 숙소라도 준다고 하기에 거기다 암실을 꾸며볼 생각입니다...
머..마음 속으로는 운동에 공부에 하고싶은 것들은 만은데 정작 하나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다만 10여년 만에 찾은 여유를 만끽다고 가족과의 우애를 다지고 있다고나 할까요..? 7시쯤 출근하고 5시 땡하면 칼퇴는 해서 집에서 부모님과 저녁먹고 10시 좀 넘으면 자는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반년이나 현상을 기다리는 필름들이 한가득인데...이놈들을 어찌 하여야 할지..ㅋㅋ

최주영님의 댓글

최주영

^^, 애고 애고 부럽습니다.

여인영님의 댓글

여인영

저 역시 공감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전 논현역 근처 작업실을 많이 이용하는데...^^

최종원(choi)님의 댓글

최종원(choi)

저랑 비슷하시군요 맞벌이 부부로 주말을 항상 아이들과 같이 하며 아이들 사진을 많이 찍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빨리 커서 저 혼자 사진찍으러 여기저기 다니는게 소망인데...
암실작업은 많이 힘든 작업인거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찍고 내가 현상하고 내가 인화하는 과정은 너무 보람된 과정인거 같습니다.
찍을때의 몰아와 인화할때의 몰아......바로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구성영님의 댓글

구성영

한동안 작업실을 거의 전투적(?)인 마음 가짐으로 다니곤 했었는데
요즘은 직장일 때문에 거의 1년동안 작업을 못한것 같네요..
조금 여유가 생기면 다시 암실 작업을 해야겠습니다.

구름김경훈님의 댓글

구름김경훈

한창 흑백 작업 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저도 확대기 베셀라 확대기를 썼었는데...

멀티 콘트라스트 필터랑 ,세피아 토닝등

밤새도록 수많은 화이버 베이스 버리고

밤샜었던 때가 생각나네요...

Young Oh님의 댓글

Young Oh

부럽습니다. 저도 흑백 현상 작업만이라도 하고 싶은데 어디서 부터 시작하여야 할지 답답합니다. 책을 보며하는 것 영 자신이 없어 지도하여 주실 사부님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읍니다. 언제나 이루어 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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