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히는 것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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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 경민
- 작성일 : 07-04-11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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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이후로도 카메라에 대한 취향은 남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라이카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찍는 즐거움은 오히려 그 때 보다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제가 '찍게' 되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제 다른 이유 때문일까요. 찍히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 옛 사진들이 어떻게 되었을까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귀었던 사람의 책상 서랍 속에 들어 있거나, 아니면 이미 오래 전에 찢겨 버려졌을 그런 제 사진들의 운명을 생각하면 말이죠. 가까운 친구들과 가벼운 사진을 찍을 때, 소위 말하는 '셀카'를 찍을 때, 가족들과 함께 여행이라도 가서 사진을 찍을 때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아직 충분히 친밀해지지 못한 사람에게 사진을 찍히기는 왠지 별로 내키지 않는 것입니다. 찍어 보아도 표정이 별로 좋지 않고요.
찍는 만큼, 제대로 찍히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찍힌 초상 사진을 볼 때면 저렇게 한 번 찍혀 보고 싶다는 욕심이 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찍는 사람과 그 전에 충분히 교류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요. 정말 마음에 들게 '찍히기도' 참 쉽지 않을 일입니다.
일종의 변명의 글입니다.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댓글목록
안준국님의 댓글

찍는 경우나, 찍히는 경우나 참으로 다양한 상황 아래에서 일어나므로 한가지로 단정짓기는 어렵겠지요. 잠시 경민님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댓글을 남깁니다.
저도 항상 느끼는 거지만,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참 어렵더군요.
저같은 경우는 찍히는 순간의 모든 공감각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는 사진(결국 그 사진을 보는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이지만)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찍히고 난 사진의 운명(?)에는 그다지 신경을 안썼던 것 같네요. 경민님 말씀처럼의 충분한 교류도 그 요소중의 하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찢긴사진, 인화조차 안되어 필름으로만 남아있는 사진, 책상서랍 어딘가에 잠자고 있는 사진.. 각각의 의미나 운명은 다 중요한거겠지요. 태워지거나 찢겨지지 않는 한 어느 순간에 누군가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기다리는 거 아닐까요?
안영상님의 댓글

왠지 사진을 찍으면 무언가 의미 있는것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저한테는 있는데..이제 부터 버리고 아무것이나 찍고 싶은걸 찍기로 했습니다.
찍히는건 어렵겠지만, 찍는건 이제 쉽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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