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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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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종수
  • 작성일 : 06-04-09 18:45

본문

꿈을 꾼다.

.....엄마는 늘 돌아오지 않았다.
.....햇살이 오포처럼 부서지는 마당엔 언제나 하얀 빨래가 날리고 있었고,
.....하얀 빨래 너머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금붕어 하나가 숟가락 위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명아주며 질경이를 찧어 담은 사금파리엔 똥파리 몇 마리가 앉아 있었다.
.....대문을 밀고 들어서는 아버지는 항상 쥐색모직코트에 짙은 자줏빛 머플러를 걸치고 있었고,
.....손에 갈퀴를 차고 다니던 상이군인은 얼굴이 없었다.

꿈 속에서 만나는 과거의 기억은 늘 봄날이다.

회귀,,,,

.....오포,
.....리어카 위에 널부러진 선혈,
.....술을 뒤지러 다니던 공무원들의 부산스런 발자욱,
.....내장을 다 쏟아 낼 듯 하던 기침소리,
.....삐라,
.....중국집 담벽을 따라 좁게 난 도랑위에서 팔랑거리며 떠내려 가던 종이배,
.....곱게 빗은 가르마,
.....숨이 멈출 듯하던 도색잡지,,,,,,,,

돌아갈 수 없음은 언제나 아픔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사랑을 느끼고 돌아서는 길은 항상 가슴 한 켠이 시리고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뜨거움이 솟는다.
그럴때면,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애잔해진다, 속 없는
이, 봄날처럼....

수습할 수 없는 감정은 언제나 아프다.
혼자인 사람에겐 행복도, 다정도, 겨우면 시름이다.

지금껏, 서럽도록 일상속에 잠겨드는,
돌이킬 수 없는,
그런,

몸도,
마음도,
기억마저도,
취,하,는,데.....

시간이 흐르고, 한참을 흐르고,,,,

살아도 살아도, 꿈 속의 그 즈음에서 그리 멀리 오지 못한 듯한 이 하루,,,,
이 하루도 창 밖의 세상은 영 봄날이다.

꼭 그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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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주영님의 댓글

최주영

4월이 오면...
꽃이 필때 자식들을 두명이나 먼저 하늘로보낸
숙모님의 넋두리가 떠오릅니다.
' 산에 진달래가 피면 가슴이 찢어져....'

4월이 되면...
20여년 전 쯤,
회기동 어떤 대폿집에서 목에 피터지듯 부르던
친구의 노래가 떠오릅니다.

철 따라 핀 진달래 산을 넘고 / 먼 부엉이 이름 끊잖는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련가 / 나의 사랑은 그 어디멘가~

그는 그의 사랑과 결혼을 했고,
애까지 토박토박 뛰어나녀....그의 노래도
중년의 세월 많큼 퇴색되었겠지만,
내 가슴과 귓전엔 아직 그 시리디 시린 절창이
남아있습니다. 진달래가 흐트러지게 피면......

망향 ㅣ 채동선 작곡 ㅣ 박화목작시
http://blog.naver.com/sowall9?Redire...o=100022548904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가슴을 저미는 아픔이 스며있어서..
읽으며 나도 모르게 안구에 습기가 차오릅니다.
잊고 있던 내 아픔들이 같이 떠올라서인지도...

박유영님의 댓글

박유영

김종수님 글로 눈을 적시고 최주영선생님이 달아주신 노래로 마음을 적십니다.
안그래도 심란한 마음에...^^

박대원님의 댓글

박대원

몇 번을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했습니다.
끝내 못 쓰고 마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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