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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진을 만들고 싶은가요?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이치환
  • 작성일 : 06-03-20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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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들은 어떤 사진을 만들고 싶은가요?

라클 갤러리에 수많은 종류의 사진들이 매일 포스팅되고 있고, 나도 매일 두 장 씩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30여년 이상 사진을 만들면서, 순수한 아마추어로서 어떤 사진을
만들고 싶은가? 늘 생각하곤 하지만, 만들고 싶은 이미지? 이게 늘 변했습니다.

어떤 때는 쌀롱풍 사진작가인양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찾아다니며 담기도 했고,
어떤 때는 공모전 용의 임펙트가 강한 모던한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 때는, 자신이 마치 저널리스트인양 사회 비판적인 이미지를
찾아다니며 만들기도 하고, 요즘도 왜 그런지 비판적 풍경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만들고 나서 보고 또 보면, 내가 왜 이런 것을? 하고 자기 비판을 하게 됩니다.

내가 바라는 아니 만들고 싶은 이미지는 뭘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가장 만들고 싶은 이미지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진입니다.

그런데 요즘 정작 사진기를 들고 나서면 내 눈에 보여지는 풍경들은 한결같이
퇴색하고, 버려진 것들, 그리고 소위 경제발전을 이유로 공해를 만들어내는
공장 굴뚝 연기, 또는 지극히 작은 존재로 보여지는 원경의 인물들입니다.

사진에 표현되어지는 것들이 사진가의 마음이라면, 내 마음이 바라는 것과
사회적인 관심사가 서로 달라서 이런 차이가 생기나 보다고 이해를 합니다만,
솔직히 내 속을 들여다보면, 뭔가 큰 착각에 빠져있는 것도 같습니다.

몇 달 동안, 올해 전시를 위해 '어떤 이미지를?' 고민하고 결정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시선이 끌리는 이미지마다 셔터를 눌러, 스캔을 해서 보고 또 보며
내 안에 형성되는 느낌을 자각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마음이 끌리는 이미지가 보여지지 않으면, 억지로 만들려고 애도 씁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보았던 이미지를 기억해내곤 그와 비슷하게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한편, 의도적으로 (정서적으로는 원치않지만) 톤과 앵글을 개성찾기라는 명목을
내세워 변화시켜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리 저리 머리도 굴리고, 고민도 하고, 애를 써보아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미지는 '웃고 있는 사람 사진', '아름다운 자연 사진'이더군요.

피카소가 그랬던가요? '예술은 가치의 변화다. 예술가는 가치를 변화시키는 사람이다'라고...
사진으로 삶을 변화시킨 분들은 비록 타인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고, 이름이 알려진 사진
한 장 못만들었지만 분명 사진이 그에게 큰 의미가 있는 행위일 겁니다.

삶 주변 언저리에서 그래도 행복한 사람들을 담아가는 사진작업. 그렇게 보여지는 한 장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내가 만들었던 헤아릴 수 없는 이미지들 모두 보다 더 값진 감동을
느꼈을 때, 그런 감동을 느끼게 해준 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지더군요.
그리고 내 부질없는 장비에 대한 사치와 소모가 참으로 부끄럽기도 하고요.

*사진기를 몽땅 꺼내놓고 즐기다가 문득 내 물질적, 정신적 사치와 스스로 과대 포장된
사진적 능력(시각 언어에 대한 무지함)을 깨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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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대원님의 댓글

박대원

쌀롱풍의 아름다운 풍경사진,
임팩트가 강한 모던한 이미지,
저널리스트와 같은 사회비판적인 이미지,
새로운 톤과 앵글의 사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진,
삶을 변화시키는 사진,
감동을 주는 사진!

선생님의 글 속에서 구체적인 배움을 찾아
하나하나 그 의미를 새겨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영하님의 댓글

김영하

마음에 와닿는 글 감사드립니다.
저는 마음이 이끄는, 혹은 의식이 이끄는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만큼... 그 생각만큼... 잘 표현이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러한 노력들이 사진찍는 즐거움을 반감시키면..
다시 느낌이 끌리는 사진을 찍게 됩니다.

황현선님의 댓글

황현선

제 사진들 중에서 자주 보게 되고 보고싶은 사진은 인물사진이예요..특히 사랑하는 사람(저를 포함)..들을 찍는 걸 좋아합니다..
웃는 사진.. 보기만해도 배부른 사진.. 저절로 미소가 번지는 그런 사진..이요..
그런점에서 사진은 어렵지 않죠?
그러면서도 어렵더라고요..

임규형님의 댓글

임규형

반갑습니다.

선배님께서 이런 생각을 하시는지 몰랐습니다. ^^ 한편 반갑기도 하구요.
취미가 사진이라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대게 관심있는 분들이 물어오십디다)이 '무엇을 찍느냐?' 였습니다. 전 그런 질문만 받으면 할 말이 없어 '닥치는 데루요'라고 대답합니다. 질문한 분의 눈동자에서 실망감을 읽으며 말이죠. '너도 별거아닌 사진을 하는게로구나'라는....

사진에 주제가 있어야 진정한 사진 작가가 되나 봅니다. 애초 작가정신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제게 그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얄미웠지만 그 질문이 제게도 차츰 내면화되면서 스스로에게 묻게 되더군요. 과연 나는 무엇을 찍는 것일까? 대답은 늘 자신이 없습니다.

사진 찍기 시작한지 17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제 사진은 항상 제 주변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한 번도 어떤 주제 의식을 가지고 찍지 않았고 조금도 어느 작가에게서 영향받거나 흉내낸 적이 없는 그냥 저에대한 기록....그것이 제 사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지금은 어떤 작가를 모른다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습니다. 쿠델카의 사진이건 살가도의 사진이건 사실 제겐 별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그냥 제 사진을 할 뿐입니다. 라클에 사진을 올리긴 합니다만 겁없이 제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 이외에 아무런 기대도 없지요. 앞으로도 전 그럴것 같습니다. 제 자신에 대한 실험....마음이 따스하고 다시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사진이 되길 바라면서요.

그동안 선배님의 사진을 보면서 그 열정이나 실력이 부럽기만 합니다.
특히 그 프랑스 남부 갯벌위에 있던 성당인가요 거기에서 찍으신 사진중에 들판에 내리던 빛줄기는 정말 오래 남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만족하시는 사진 많이 얻으시기 바랍니다.

김민향님의 댓글

김민향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메라를 제 손에 주셨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누군가의 손에서 누군가의 눈으로 살았을 카메라
제가 죽고난 다음에도 누군가의 손에서 누군가의 눈으로 살아있을 카메라
껍질이 벗겨지고 흠집이 생겨 오직 누군가의 손이나 눈으로만 빛나는 카메라

이 세상에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영의 모습을 담고 싶습니다
그 아픔과 기쁨의 모습을 담고 싶습니다
쓰디쓴 울음을 토해내는 찌르는 아픔이 있기에 이 세상에 머무시는 성령과
이 세상에 머무시는 성령이 있기에 늘 새로 태어날 수 있는 기쁨을,
그저 아름답다, 따뜻하다, 그럼 안녕, 이런 것이 아니라
전 존재를, 중심을 꿰뚫고, 찌르고, 잊을 수 없도록 흔드는
그런 아픔과 기쁨의 사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제 눈을 열어주시고
제 마음을 열어주시고
제 눈과 마음이 가서 닿는 곳의 마음을 열어주시고
열어야 할 곳으로 제 발을 인도해 주시고
제 영이 원하나 제 몸이 약하여 할 수 없는 일이 없도록
늘 깨어 준비되어 있을 수 있도록 강하게 세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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