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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이카 첫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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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강순희
  • 작성일 : 05-10-2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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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를 만나...첫눈에 반했었습니다.
자칭 속물이라 생각하며, 무작정 외모에 브랜드에 반해버린.
기웃기웃, 기웃거리다가...
카메라공부는 않고 도원장님께 염치없이 무작정 부탁하기도 하면서...
우여곡절끝에
이기철님께서 쓰시던 라이카M6TTL바디에 스미크론 35미리가 합체된 라이카를 이번주 월요일에 도움을 받아 만났습니다.
약간 작은 자국이 있었지만, 라이카, 아니 카메라에 대해 여전히 무식하지만,
조리개, 셔터스피드, 감도, 필름... 기본없이 그리고 겁없이...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라이카를 메고 충무로로 나섰습니다.
주중에 처음 라이카를 보여주셨던 대학선배님께 다시 기본을 여쭙기도 하고,
라이카클럽을 조금 뒤적이기도 하고,
선배님께서 알려주신대로 영상카메라에 가서 정검을 받았습니다.
또, 라이카를 입양하던 그 순간 사라진 후드캡을 사러 이곳저곳을 다녔습니다.
아쉽게도 맞는 후드캡은 구할 수 없었고, 구하기 어려울꺼라는 대답만 들었지만...
또, 라이카 케이스를 몇군대 물어보고 명동카메라에서 소프트케이스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또, 필름을 샀습니다. 필름넣는 방법을 다시 배우고...

제가 라이카를 만나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길은 이러합니다.
먼저, 이전에 사용하시다가 제게 넘겨주신 분의 마음을 아끼고 존중합니다.
그래서 애써 제 손에 빨리 익히려고, 그 분의 손때를 지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분이 무척 소중하게 대하셨으리라 의심치않으며, 빚을 진 사람처럼... 그 분의 마음을 닮아보려합니다. 그래서 그분이 사용하실때와 같이 후드캡을 찾아보려 애써보기도합니다.
다음으로, 필름을 넣고 셔터를 누르기 전에
제가 라이카에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라이카를 아끼는 방법으로, 제 카메라가 된 라이카에게 케이스를 선물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냥 메고다니는 것이 더 멋져보이기는 하겠지만, 멋보다는 안전이 먼저라고 특히 저같은 초보에게는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라이카라고 찍혀있는 가죽 소프트케이스인데 렌즈까지 덮을 수 있어, 맘이 든든하고 또 랜즈 덮힌 부분을 열면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습니다. 라이카와 관련된 것은 구하기도 쉽지않고, 비싸기도 한것 같아, 지금 그대로를 더 존중하게 됩니다.

음...손으로 필름감는 느낌. 감도를 맞춰놓고, 셔터스피드와 조리개를 돌리며 눈을 크게 뜹니다. 초점을 맞추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뇌출계의 일반적인 기준을 상기하고, 또한 라이카의 >O<표시에 긴장하며...찰칵 하고 손에서 셔터소리가 들립니다.
디카를 쓸때는 쉽게쉽게 마구찍었는데, 오늘은 순간순간 한번 더 고민을 합니다.
뭐 빠트린게 없나. 초점은 맞았나...
저녁에 김갑수선생님의 작업실에서 음악감상모임이 있었기에 제 라이카의 첫 피사체는
클래식을 좋아하는, 클래식을 듣는 사람들을 비추는 빛이었습니다.
사진은 빛을 찍는 거라고, 빛... 제 눈에는 피사체가 먼저 보였지만...
약간 어두운 곳이었지만, LP와 커다란 스피커, 그리고 사람들. 라이카도 피사체들을 맘에 들어하는 듯 하였으나, 사실 걱정입니다. 오래된 오디오를 찍으며 흑백필름을 넣을껄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라이카. 태어나서 처음 사진이란 걸 찍어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두워서 셔터스피드를 길게 했더니 셔터를 누르는 순간 손이 떨리는 것 같기도 하고... 몽땅 다 흔들렸을 것 같기도합니다. 과연 한두장이라도 건질 수 있을까...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약간은 설레이기도 합니다.

아뭏든 저는 라이카라는 카메라. 명품에 반한 속물처럼 무식한 상태로 무리하게 구입했지만... 라이카가. 라이카의 사진이 특별하지 않은 그냥 평범한 카메라의 하나일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치만 평범함과 비범함의 차이는 역시 종이한장 차이이겠지요.
사람의 마음에 좌우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라이카클럽에서 읽고 뵌 분들처럼 라이카에게. 사진에. 빛에. 정신을 부어넣는 한분한분처럼 저도 그렇게 라이카를 동반자로 여기려합니다.
어느 분께서 장인어른의 영정사진을 언급하셨듯이... 어느 분께서 아버님의 라이카를 언급하셨듯이...

괜실히 말만 길어지네요.
정작 하고팠던 얘기는 라이카와 함께해서 더 행복하고, 제게 이러한 행복을 보내주신 분, 도와주신분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팠던거구요.
또한 여전히 무식한 저를, 잠깐 라이카를 처음 만나셨던 그 때를 떠올리며, 많이 도와주십사 부탁드립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생각하며,
생택쥐베리의 어린왕자와 여우가 만나 이야기하던 '길들임'을 떠올리며,
렌즈를 통해 나는 과연 세상과 얼마나 소통할 수 있을지... 라이카는 과연 나를 진정 맘에 들어할런지... 라이카클럽에서 틈틈히 더 많이 공부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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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지상근님의 댓글

지상근

참 동감가는 마음과 체험기네요.
저도 지금 구하고 있는 중인데, 구하게 되면 비슷한 체험기를 쓸 것만 같네요.
아무쪼록 좋은 사진생활이 되시기 바랍니다.

정규택님의 댓글

정규택

꺄악!~~드디어 M을 구입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들 많이 담으시고,왕성한 겔러리 포스팅도 기대합니다.
화 이 팅!

신락희님의 댓글

신락희

님의 라이카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많은 공감을 하게 됩니다.
라이카를 즐겨사용하는 분들이나 국내외 유명수리점의 전문가들의 얘기는
고가의 라이카는 모셔두고 닦고 바라만 보지말고 매일매일 열심히 애무(??^^)를
해주라는 공통된 권유더군요.
가만히 두면 오히려 수명이 더 짧아진다는 (이상한 논리지요?),오버홀해야 할 기간이
짧아진다는 경험담을 전하더군요.
직장에 라이카를 두고 자주 접하기는 어려우실테고 퇴근하시고 잠시잠시 틈이 있을때마다
포커싱 연습도 하시고 저속에서의 빈총사격(??^^)연습도 자주하시고 하시면서
휴일에는 여러 라클 선배님들이 권하시는 필름도 사용해 보시면서 인화물을 확인 해보시면 정말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되실겁니다.
저는 분망한 해외생활에 특별히 머리를 식힐 방법이 없어서 주말의 한시간정도의 운동과
퇴근후 아내와 차한잔을 놓고 자질구레한 얘기를 나누면서 되도록이면 손에 라이카를
들고 만지작 거리곤 합니다.
저는 화인더도 작고 그다지 밝지도 않은 바르낙이 왜이리로 느낌이 좋은지....

아무쪼록 멋진 라이카를 장만하셨으니 자주자주 쓰담아 주시고 겔러리에도 올려주셔셔
여러회원님과 즐거움을 나눌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았으면 합니다.
괜시리 주제넘는 얘기를 많이 한것은 아닌지 송구스럽습니다.

백상정님의 댓글

백상정

사진에 입문을 하면서 알기만 알게된 라이카..

언제나 가슴에 라이카가 있으면서도 초보가..사진도 모르는 놈이 무슨 라이카냐..

하면서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 클럽에 올라오는 글들과 사진을 보며 닮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라이카에 대해 조금씩 알아 가고 있습니다.

저도 라이카를 구입하게 되면 그렇게 될지..

동감가는글 잘 읽었습니다..^^

이용준0303님의 댓글

이용준0303

축하 합니다. 라이카 는소유했다는 자부심 만으로도 행복감을 줍니다
손에 익을때 까지는 늘곁에 두고 자주 만지세요
그래서 내몸의 일부처럼 자유자재로 다루어야 좋은 사진 나올 겁니다
35mm 렌즈의 후드 캡은 사실은 별로 필요가 없는데 꼭 필요 하시면 시리얼 번호 를
알려 주시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댓글로 알려 주세요.

최_정원님의 댓글

최_정원

tame..여우의 말이 생각이 납니다..전 아직도 길들이기 중 이죠..허허 축하드립니다~~~

오근표님의 댓글

오근표

글을 읽으면서 제가 처음 라이카를 손에 쥐었을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떨리던 그 순간을 오래 잊고 지냈었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정기훈님의 댓글

정기훈

저는 얼마전에 iiic를 맞아들였지만 이래저래 바쁜단 핑계로
어두운 밤에 서로 눈싸움만 하고 있읍니다.
꽃피는 봄이오면 바깥 바람 좀 보여줘야 갰는데...쉽지 않네요

손지훈님의 댓글

손지훈

라이카를 손에 쥔지 1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가슴이 떨리고 여전히 첫사랑처럼 조심스럽습니다.
사실... 제가 막대하는 디지털 카메라는 제가 가지고 있는 라이카보다 더 비싼 가격이지만
라이카처럼 조심스럽지도 가슴 설레이지도 않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사진 좋아하는 제 후배는 늘 저에게 "대세는 디지털이라니까요!" 합니다.
압니다.
그런데...
라이카를 손에 들고 있으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림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겨우 일주일에 몇장 찍을까 말까 하지만...
그래도 뿌듯한 거죠...
내 라이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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