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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낙을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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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상렬
  • 작성일 : 05-09-1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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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사진을 찍을 때면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적어도 피사체에는 어떤 영향이나 부담도 주지않은 자연스러운 사진을 갖고 싶었다.


한 때, 로모를 쓰면서 노파인더에 그저 목측식의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왠지 그 로모의 느낌에는 불만이 그득했다. 그저 플라스틱 바디에, 얼마쓰지 않아서 고장이 나고, 그 원인이 잘 자리잡고 있어야할 나사하나가 저절로 풀려서 그것이 셔터버튼 밑으로 들어가고 그 결과 셔터가 눌러지지 않았다는 어처구니 앞에서는 더이상 로모를 쳐다보기도 싫어졌었다....

그런데....
강화에서 바르낙을 처음 보았을 때만 해도 그저 내 손을 거치면 깨끗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뿐이었다. (안타까울 정도로 상처투성이였으니.............. )
그리고 가지고 와서 이리저리 청소해 주고, 그저 지저분한 얼룩들 닦아주고.....
라이카 클럽에 들어가 이 물건이 73년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난 뒤에는 그저 양로원 봉사갔을 때의 심정 같은 기분으로 바라보았다.

필름을 넣고.... 그것도 늘 하던대로 냉장고를 열고 손에 잡히는 대로......
첫롤을 아무렇게나 찍었다. 그저 예전 필름포장상자에 적혀있던 그대로.... 아니 요즘 버릇이 된 것처럼 더 어둡게.... 마구 찍었다.... 비가 온 뒤라서 축축한 거리를..........

그 뒤로....... 바르낙은 늘 내 손에 있다. 사진을 찍으러 나갈 때나... 업무 출장을 갈 때나....
또는 그저 현상 맡기러 이마트에 갈 때나....
그리고 편안하게 찍는다. 찍히는 피사체도 바르낙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저 저런 고물로 찍어봐야... 라고 생각하는지 전혀 신경을 쓰지않는다.... 적당히 조리개를 조이고, 거리도 목측으로 대략 맞추고.... 그리고 셔터도 무척 거칠게 누른다......

그리고 현상하고 스캔하고........ 그리고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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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보현님의 댓글

백보현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편한 카메라입니다.
iiif rdst + red elmar
저보다 몇년 세상에 일찍 나온 친구같은 보물이랍니다.

안병석님의 댓글

안병석

장인의 숨결과 수없이 거쳐갔을 전 소유자들의 따스한 온기를 어느 라이카에서 느낄수 있을까요.
많은 카메라가 저에게 있지만 항상 나와 동행하는 녀석은 바르낙뿐입니다.
이처럼 편안함을 주는 카메라는 없을 겁니다.

박경복님의 댓글

박경복

최근에 III black 하나 구하여 아직 첫 롤도 현상하지 못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만지면 만질수록 사랑스럽고 귀엽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처럼......

이영준님의 댓글

이영준

양로원이나 진열장에 있을 뻔했던 바르낙이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 같습니다.
두도두고 애껴주면서 좋은 작품 많이 보여주시길...

김민철/Martine님의 댓글

김민철/Martine

좋은 작품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바르낙이 제 주인 만난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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