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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kon 유저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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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기현
  • 작성일 : 05-07-0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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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간 사용하지 않던 N기종의 SLR을 심심치않게 사용하게 됩니다. 이유야 갖다 붙이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 그리고 제 상황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현실적인 부분에 가장 큰 원인이 있는것 같습니다. 제가 바쁘고 심신이 고달플 정도로 여유가 없는 직장에 매어있을 때는 정말 사진을 찍고 싶다는 열망은 있으나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1개월에 1롤의 사진도 찍을 수 없을 정도였더군요. 그래서 어쩌다가 휴일 큰 맘먹고 필름을 1롤 넣어 사진을 찍고자 하면, 그 다음에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찍어야 할지가 또 막막해지더군요. 여기 저기 싸돌아 다닌다고 사진이 나오는것도 아니고, 이곳 갤러리에서 다른 분들의 사진을 보면서 "참 사진들 잘 찍는다"는 동경과 함께 그분들이 사용하는 기계와 렌즈에 관심이 가더군요. 그러면서 저 역시 그분들이 갖은 기계를 갖고 렌즈를 소유하면 비슷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리란 억지 믿음으로 기계를 하나씩 사고 팔고 했습니다. 한 때는 수집가도 아니면서 M바디만 4대를 갖고 쓰다듬고 닦아주면서 시간을 보내던 시절도 있었더군요.
그러던 중, 직장을 그만두고 이제는 나름대로 주어진 시간에 생각을 가다듬어서 사진을 찍어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마음먹은 것이 작년 말을 전후한 시기인듯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다 보니, 기계가 많은 것은 결코 좋은점 보다는 불편한 점이 더 많음을 체험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언제나 내가 사진을 집중해서 찍는 순간에는 1바디 1렌즈일 수 밖에 없고, 여벌로 더 갖고간 기계도 생각같아서는 이리저리 다양한 상황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을것 같지만, 거리사진을 위주로 사진을 찍는 제게는 상황의 선택이 그리 여유가 있지 못함을 알게 되어 결국은 주어진 조건 속에서 제 자신이 사진을 만들어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조건에는 사진기도 포함되더군요. 50mm밖에 없으면, 50mm로 찍을 수 있는 사진만 찍으면 그만이지 욕심을 내서 35mm를 더 갖고 갔다해서 더 좋은 사진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그에 더하여 제가 라클에서 이종기계를 사용한 사진을 빈번하게 올리게 되는 계기도 주어진 여건에 맞추어 간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하여 그리 된것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하여 처음 아버지가 사주신 SLR카메라가 N기종이었고, 그것을 최고의 카메라로 알고 아끼고 위하면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직장인이 되어서 라이카에 입문한 제게는 오히려 더욱 애틋하고 오래 묶은 향수로 남아있어서 비록 사용하지는 않아도 2대의 SLR기계를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서 사용하지도 않는 수동 단렌즈를 24mm부터 200mm에 이르게 7종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 중에는 앞으로도 사용될 확률이 희박한 렌즈들이 상당히 되지만, 골목길에서 광각의 필요를 절감하던 제게 그동안 방치되었던 24mm렌즈는 충분히 사진찍는 렌즈임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24mm 정도의 화각이면 라이카의 장점인 정숙성은 대상과 나와의 공간의 밀착성으로 장점이 될 수 없었고, 광학적인 성능의 우열도 이미지의 분위기가 우선시되는 24mm라는 초점거리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여겨졌고 무엇보다도 별도의 파인더를 붙여야 하는 불편까지 감안한다면 차라리 SLR이 편리하고 신속한 촬영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이카와 다른 기계를 함께 사용하다보니 각 렌즈의 특성의 차이를 뚜렷이 알게 되더군요. 그리고 특성의 차이는 말 그대로 특성의 차이이지 다른 것을 배제하면서 선택해야 할 정도의 가치의 차이는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있는 장비를 활용하니 추가로 돈이 들어갈 이유도 없고, 스스로 사진을 찍으면서 기계에 의존하기 보다는 더욱 더 저 자신이 사진찍는 과정에 몰입해 가는 정도도 높아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덤으로 라이카의 사용법에 대한 나름의 깨달음도 얻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라이카에 관한 한 50mm가 최적의 초점거리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범위를 확장한다면 35mm정도까지는 사용할 수 있지만, 그외의 초점거리는 m이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이 상쇄되어 큰 도움이 되지 않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제 개인의 경험에 따른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AF시기가 도래하기전에 만들어진 무수한 일제 수동렌즈들은 우리가 생각하는것 보다 그 광학적 성능이 뛰어남도 알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을 정도더군요.
제가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는 사진에 몰입하고 집중하면 할 수록 장비는 본질적인 필요에 대응하는 수준의 기능과 성능이 갖추어진 것이면 그만일 뿐 그 안에서의 우열은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새록새록 느껴게 되어서 입니다. 실제로 저희 클럽에서는 아주 어설픈 만듬새의 똑딱이 카메라로도 시적영감이 넘치는 골목 사진을 만드는 회원도 계시고, 중형 또는 대형포맷의 카메라로도 나름대로 개성넘치고 멋진 사진을 만들어서 보여주시는 회원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사람은 참 더디게 깨닫는 존재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잘못은 결코 반복하지 않을것 같지만, 역시 모든 일은 유사한 시간과 경험의 경로를 통해야만 절절하게 느끼고 알게 되어 스스로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디오의 경우가 제게는 그랬습니다. 음악을 듣는데는 내가 과연 무슨 음악을 듣는가가 중요하지 남들이 부러워하는 기계를 갖고 있는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사진기 또한 그렇군요. 제가 무슨 사진을 찍을것인가를 알아야 제게 어떤 사진기와 렌즈가 필요한 가를 알게되는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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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종만님의 댓글

박종만

공감 입니다
장비도 중요 하지만 타렌즈 들과의 광학적 성능은 미미 하리라 생각 됩니다
더중요한것은 사진의 내용물과 사진의 시각이 중요 하다고 생각 됩니다
어느 장비든 내몸과 같이 다룰수있고 표현할수있는 하나의 사진 도구로서 활용되어야지
그이상은 아니라고 생각 되어집니다
라이카를 소유하고 짧은 기간 이지만 사용하여보니 타카메라 들과의 차이점은 찍는 장비
플러스 무언가의 감성이 존재하는것도 사실이더군요
하지만 사진 자체를 논한다면 본인의 사진작업에 실용적으로 도움이되는 장비가 더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저의 생각입니다
오늘도 고민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내마음에 담아냐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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