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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사진"을 말씀해주셨던 선생님..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이선경
  • 작성일 : 05-02-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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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학년 때 선생님...81년? 쯤..

아주 젊으신 선생님이셨는데
사진을 찍으시는 분이셨지요..

어느 날,
저희들에게 사진을 배우고 싶으면 카메라를 가지고 오라고 하셨죠.
전 그때 저희집에 있던 캐논ql을 가져 갔습니다..그리고 또 한 친구.
그렇게 셋이 둘러 앉아 있을 때
전 선생님께 그랬어요.
"선생님 카메라는 무지 크네요. 싸구려 인가 봐요~"
그때 그 장난꾸러기 선생님은 ㅋㅋㅋ 웃으셨지요. ^^
(전 맨 앞줄에 앉는 무지 작은 아이였습니다)

한번은...
우리 둘을 데리고 동네(목동) 천막서커스 장엘 데려가셨지요.
거기서 그 선생님 사진 찍다 무지 혼났던 기억..
그 선생님...
절 참 많이 찍으셨던 기억도 납니다.
시험 보고 있는 제 앞에서 삼각대 까지 세워놓고 사진을 찍으셔서
어린 맘에 전 고개도 못 들고 내내 숙이고 있었던 기억..^^

그렇게 시간이 한참 흐르고
저.. 중3 때,, 결혼을 하셨지요.
대방동 쯤의 성당에서 검은 두루마리 한복을 입고 결혼하시던 모습이 생각 납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 댁을 찾아 뵙을 때
작은방을 암실로 쓰시더군요..
선생님 그 방에 걸려있던 할머님의 사진과 그 암울했던 느낌...

그게 그 선생님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과학 알콜램프와 거름종이에 원두커피를 만들어 드시던 분..
점심엔 숙직실에서 라면을 끓여 먹거나 우리들 도시락을 뺏어 먹던 분..ㅎㅎ
허리띠 대신 산악용로프를 매고 계시던 분..
우리가 다 돌아가면 아코디언을 연주하시던 분...


참..우스운 얘기지만..
전 가끔 라이카클럽 같은 나이 있으신 분들이 계시는 클럽엘 가면
혹시나 하는 맘에 그 선생님을 찾습니다.
지금쯤 50 가까운 나이에 여전히 흑백사진을 찍고 계시지 않으실런지...

이동희 선생님...
제게 처음으로 사진을 말씀해 주시던 분.....
전 그때 부터 막연히 꿈을 꾸었는지 모릅니다.

감사합니다..선생님...

일기장에 우리 선생님 싫다고 쓰던 이 당돌한
작은 선경이가 이렇게 선생님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아실런지....


voru..
사진에 대한 나의 첫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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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보현님의 댓글

백보현

잔잔한 감동이 스며드는 귀한 글입니다.
혹시 라클에 계신 이동희님이 그 분이 아니실런지?

김영균님의 댓글

김영균

이선경씨의 좋은 추억이 부럽습니다...^^
우리 마음의 항상 그리운 모습입니다....
먼 옛날 고향의 기억 같은 글을 보여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동희선생님...
혹시 제주도에 사시는 이동희OR 이라는 우리 클럽의 회원 이신가요?
혹시나 하고 문의합니다.

이선경님의 댓글

이선경

안 그래도 저두 궁금했는데...
아니신 듯 합니다.^^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봉섭님의 댓글

김봉섭

알콜램프의 따스한 불꽃처럼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계시네요.
꼭 선생님 만나셔서 선생님과 함께 출사하신 이야기 들려주세요.

김영균님의 댓글

김영균

이선경님 다행입니다..^^

동명이인의 이동희라는 분이 계시는군요...
제주도에 거주하시는 이동희OR 라는분은 아주 젊잖게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분인데..

이선경님의 이동희선생님 같은 경우는 언제나 존경받고 우리의 세상살이에 불을 밝혀주는 그런 분이라 생각 됩니다.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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