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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ne Arbus 전시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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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서진근
  • 작성일 : 05-04-0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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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좋아하던 작가 Diane Arbus의 전시를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 보았다.

잘 나가던 시절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여류사진작가, 사회의 그늘에 있는 자들을 너무나 평범하게 프레임 속에 넣었던 그녀는 지극히 여성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그 안에는 어떠한 포토저널리즘의 사명같은 것은 없는 시인이자 기록자였다. 플래쉬가 달린 Rolleiflex를 품에 안고 다니는 그녀의 모습은 센트럴 파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사진의 밝기는 일정하고 '일관성'이있고 그러기에 머리속에 눈 속에 정리하기가 쉬운 작가이다. 일관된 테마 - 사람, 그 중에서도 통념적으로 괴이하게 생긴 사람들, 즉 난쟁이, tansvestite, 어른같은 아이들 등이 주 관심이었다.



그녀가 담은 수많은 사진 뒤에는 zoning을 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보이고 그 뒤로 깔린 외로움이 느껴졌다. 외로움, 애잔한 외로움,..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외로움을 사람들로 부터 찾으려고 한 건 아닐까? 아니면 단순히 그들에 대한 애정때문이었을가?



한동안 선과 의자를 테마로 찍던 나에게도 처음부터 관심을 가져온 '도시와 도시인'에 대한 그리움은 항상 있었고, 특히 요즘 들어 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느낀다. 다행히 사진작가라는 점은 그러한 그리움을 극복하기에 아주 좋은 위치가 아닌가 ? 난 사람이 그리울 때면 바로 앞으로 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마구 찍는다. '그리워 하는게 죄는 아니지 않은가?' 이상하게 쳐다보며 지나가기도 하는 그들에게 난 웃음을 짓고 HP5를 다시 한 통 갈아 끼운다.



내가 좋아하는 건 카메라를 의식하기 전 사람들의 모습이다. 솔직하고 소탈한 모습..그게 사람 본연의 모습이고 누구의 눈으로 보아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래, 이게 내가 찾던 거야..' 렌즈를 보고 내가 보고 있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그 진실성은 차츰 없어진다. 사람을 정면에서 보고 pose를 주로 찍었던 Diane Arbus의 노트에도 이 말은 나와 있다.



"I suddenly realized that whenI photograph people I don't any more want them to look at me. ~ its as if I think I'll see them more clearly if they are not watching me watching them."



난 그들과 세상(도시) 사시의 선(관계)를 보고 이에 대한 감성의 반영을 볼 뿐이다. 많은 부분 공감이 가지만 역시 그게 내 존재에 대한 답을 - 사회, 환경, 관계에서의 나의 위치에 대해 알려주는 것을 제외한다면 - 주지 못한다.



다 집어 치우고.. 사람에게는 몇 개의 가치밖에는 영속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신, 자신, 그리고 사랑이다 (사랑은 사회학적 관계의 일종이긴 하나 그 범주를 무차별적으로 뛰어 넘는 신비가 있다). 생각해 본다. 난 그 세가지 가치 중 어떤 것에 출실한 생활을 하고 있는가? 어쩌면 그 세가지는 all or nothing은 아닐까?



힘들어진 '나 자신' - 그 누구도 아닌 - 을 위해 Diane Arbus가 수첩에 붙이고 다녔던 시를 적어본다



PRACTICE, PATIENCE, PERFECTION



by Marilyn DeGroot



Twisling, spinning, turning

Baten always whirling

Hands and feet sometiems burning

wonder if I'll meet my yearning.



Why must I suffer so,

And always feel so awfully low ?

With mother always saying "no"

Please make your performance glow.



But then I must remember,

Patience, Practice together.

To meet my goal I won't surrender.

To be perfect even if it takes forever.



April 1969







하지만 사실 나에게는 이런 완벽함에 대한 열망조차 없지 않은가?

Perfection is nothing, utterly meaningless unless it has honesty in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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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하나님의 댓글

김하나

가서 보셨군요...^^
저도 가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아직까지 못 가봤습니다.
한글로도 영어로도 좋은 생각들을 잘 표현하시는 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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