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 호니스 사진전을 보고 나니 사진 찍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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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진인구
- 작성일 : 07-02-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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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쁘게 보이는 것들을 무작정 찍어댔습니다.. 꽃, 풍경, 구름, 강물 등등...
그러다 보니, 풍경사진에 좀 회의가 느껴져요.. 그래서 생각을 좀 정리해보았습니다.
불쌍한 사람들 모습은 찍지 않는다.
평면적인 사진은 찍지 않는다. 따라서 클로우즈 업 사진은 지양한다.
특이하게 보이는 패턴 같은 것도 찍지 않는다.
일부러 단체 출사같은 것도 가지 않는다.
뭐, 대강 그런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하고 나니,
찍을 것이라는게,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을
다시 눈여겨 봐가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일상이라는 것이 뻔한 것이다 보니,
1년정도 주변의 것들을 찍어대다보니..
이젠 진짜 더 찍을 만한게 눈에 뜨이지 않게되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같은 장면이라도, 빛이 비추일 때, 그림자가 져있을때가 다르니까,
콘트라스트가 강할때, 약할때 장면도 찍어보고,
영 심심할때에는 그림자 놀이도 열심히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윌리 호니스 사진전을 보고 나니,
이 사람 사진에는 그림자가 강조된 작품은 없었던 걸로 생각이 되더군요.
그리고, 본인이 말하기를, 사람이 없는 사진은 안찍는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에는 몇가지 기준을 추가 설정해보았습니다.
사람없는 장면은 안찍는다.
그림자는 안찍는다.
사람의 하반신 만 나오는 사진은 안찍는다
사람 뒷모습만 나오는 사진은 안찍는다.
그랬더니...
요즘 세상에.. 초상권 문제때문에..
진짜.. 찍을 게 없어지네요?
곤충 접사 사진은 찍기 싫은데...
댓글목록
차명수님의 댓글

하하..
제약이 많아지면 행동 반경이 좁아 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그냥 내 눈에 재미있고 남들도 재밌어할 사진을 찍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신세계님의 댓글

저도 요새 찍을 게 없어 고민중인데,
다시금 찬찬히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권금성님의 댓글

무엇을 어떻게 찍느냐는 참 어렵습니다.
시간이 갈 수록 제 자신이 점점 제약을 만들죠.
접사는 싫고 플레쉬도 싫고 개방으로 안 찍고 인물없는 풍경도 안 찍고.......
양정훈님의 댓글

전인구님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유머의 여유 속에 차분하게 전개되는사진 이야기.
마지막,
곤충접사사진 유머 대목에서는 웃음이 절로.
오인석님의 댓글

전 찍고 싶은건 많은데 찍을 시간에 제약이 많다는 ㅋㅋ
바르낙을 가지고 찍다보니 외부환경에 제약도 많고
DSLR로 찍자니 좀 식상하고 바르낙이 작고 만지작 거리는 재미가 있어서.. ㅋㅋ
정한구님의 댓글

그 분의 사진중에서 풍경사진은 없더군요
거의 모든 사진이 '사람'을 찍을 것인데
거기에 찍힌 '사람'들 (예를 들어 혁명기념일에 찍은 아빠와 딸 그리고 그 주위에 있는 사람 '들') 모두에게
'당신의 사진을 찍었으니 사용해도 좋을까요?' 하는 허락을 구했을까요?
요즘들어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을 찍는 일 보다 어려운 것은 그 사람에게 초상권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것 같습니다.
모델의 허락을 구하지 않은 캔디드 포토는 '윤리적으로 그리 좋지 않은 사진' 으로 치부되는 사진 동호회도 많은 상황에서
사람을 찍어보려고 M6를 샀건만
과도한 초상권 걱정때문에 애꿎은 풍경만 찍고 있습니다
사람을 찍은 사진이라는 것도
뒷모습을 찍은 사진, 혹은 누군지 모르게 만든 사진을 주로 찍습니다
휴우~
김경환_slayerr님의 댓글

작가들마다 자신들만의 세계가 확고한거 같습니다.
브레송 아저씨는 플래쉬를 사용하는 것을 죄악으로 여긴 반면, 플래쉬를 사용해서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도 있고...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볼 법한 고민들을 재미있게 써 주셨네요. ^^
잘 봤습니다.
하효명님의 댓글

며칠 전 세종문화회관에 로미오와 줄리엣 뮤지컬을 보러 갔었습니다.
공연이라 약간 망설이다가 카메라는 안 가져갔습니다.
카메라가 없으면 꼭 문제가 생기지요.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이 시작되자 무대 앞으로 우르르 몰려들어
너도 나도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이 핸드폰 카메라였습니다.
촬영 제약이 심해지면
핸드폰 카메라가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규석님의 댓글

공감이가는 글입다..
누구나 한번쯤 겪나봐요?
첨엔 유명사진가를 따라서 거리사진만을 찍어보기도하고,
때론 감탄할만한 풍경사진을 찍어보기도하죠.
결국엔 만족할만 사진찍을꺼리가 없죠...
쟝르에 개념치말고 자기만의 시야를가지고 사진을 디자인해야한다는 생각을
마니하죠... 많은 연습과 좋은사진을 많이 감상하는 길밖에...
남경호님의 댓글

자기안에 막연한 어떤 느낌이란게 있는데
막상 파인더 들여다 보면 그 느낌이란걸 도무지 기억해내질
못하겠더군요. 또한 그 표현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걸
발견하곤 실망하기 일수입니다.
공감가는 글입니다.
손영대s님의 댓글

한동안 번뇌의 시간에 젖어들었던 화두입니다..
사람이 들어간 사진..초상권..침해와 남용으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합의금..등등..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그렇게 쫄아서 벽, 하늘, 나무, 대문, 창문만 찍으라고 하면..카메라 다 팔아버릴겁니다..
호니스형도 허락안 받고 찍은 사진 부지기수 일겁니다..
유명작가들은 전부다 허락받는거 아닌거 같더군요..
유명해지기 전..브레송형도 마찬가지 예전엔 초상권이나 기타 개념이 별로 없고..
생소해서..찍어도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 없었을 겁니다..그래서 자유롭게
자연스러운 스냅을 찍어서 찰나의 거장이 되었고..좀 유명해지고..
거장이 된 후에는.. 유명하니까 허락받기 쉬웠을거라고 추측해봅니다..
요즘엔 인터넷에 올려지면 순식간에 온 나라에 퍼지게 되니..-_-;;
초상권 문제에 대해 심각해지긴 했지만..아직은..
악의적인 의도가 없다면..인물스냅..캔디드 찍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법적인 소송이 걸리면..법적으로 법정에서 가리면 되는거지요..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궈서 장 못 먹는건 성격상 못 하겠더라구요..
전 아직도 제 사진의 90%는 인물이고..스냅이고..캔디드 입니다..
물론 허락받고 찍은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넷에 잘 올리지도 않지만..올려도..올려져서 피사체가 된 분이 보아도..
그렇게 명예가 훼손될 소지의 것들을 찍지는 않으니까요..
글이 길어졌네요..^^
강성연님의 댓글

초상권이라는 게 참으로 주관적인 부분인 것 같습니다. 만일 다정한 연인의 모습이 너무 좋아 자연스럽게 캔디드 샷으로 올렸는데 알고보니 불륜이었다던지. 공원에서 쉬고 있는 고뇌에 찬 직장인을 찍었는데 알고보니 회사 땡땡이 치고 있는 것이였다던지요...
자신이 보고 의도하는 바와 다르게 피사체가 생각하는 경우 당사자가 기분이 상하고 심지어 소송을 할 수 있을 상황까지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사진을 찍을때마다 그리고 디지털도 아닌 M을 가지고 설명을 일일이 할 수도 없는데... 참 어렵네요.
노동환님의 댓글

동방신기 콘서트로 초상권문제가 대두 되었습니다. (핸드폰 압수수색)
초상권 외에 재산권의 문제도 있습니다. 비단 산업스파이나 영화, 공연 녹화를 떠나서도
대문, 벽, 나무, 대문, 창문도 타인의 재산이요, 하늘도 내가 원하지 않게 항공기라든가, 간판, 건물 등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핸드폰 카메라건 라이카건, DSLR + 초망원 렌즈 이건 모두 잠정적인 무기라는 생각- 200년 카메라 역사에 최대의 위기라고 할 수 있는데.. 총기류와 같은 무기는 워낙 큰 피해를 줄수 있어 사용, 휴대는 고사하고 구입, 보유조차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 수 있죠.
언제든 본의 아니게 타인의 얼굴을 찍을 수 있으며, 이는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생각 극단적 개인주의와 상업주의가 낳은 현실입니다.
포토 저널리즘의 언론인들은 최대다수의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초상권, 재산권에 일부 피해를 필요악이라고 보지만, 권력과 힘이 없는 개인 사진사들은 참으로 난감한 현실입니다. 심지어 학교 졸업식에 자신의 딸, 형제를 찍을 때에도 배경에서 피하기는 커녕 노려보시는 분들도 있고, 공연,소풍/각종 행사에서 남들의 사진기 휴대에 대해 항의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자기만이 소중하고 스타라는 생각 버려져야 하지 않을까요?
당분간 초상권/재산권에 관련한 피해 소송 판례가 많아지리라 봅니다. 1인 1카메라 시대에 사회 윤리적인 합의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무기류처럼 등록된 언론인들만 카메라를 소유, 사용하게끔 통제할 수는 없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박영주님의 댓글

제 닉네임이 나오미입니다.
''나'' ''오'' 직 ''미''인미남을 제외한 모든 것을 찍으리 입니다. 흐~
김진호(kjinho1120)님의 댓글

음- 단순하게 읽을 내용이 아닌것 같습니다.
얼른 갤러리 사진들을 다시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에 대한 열정이 눈에 보이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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