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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 호니스 사진전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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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진인구
  • 작성일 : 07-02-11 18:19

본문

어제 토요일, 벼르고 벼르던, 윌리 호니스 사진전을 관람하였습니다.

Willy Ronis (영어로는 윌리 로니스 가 되지만, 불어발음으로는 윌리 호니스 인가봅니다)



이 사진가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이름조차 들어본 적도 없었습니다.


최근에 사진 붐 탓인지, 사진전이 곳곳에서 열립니다만,
이 모든 사진전을 다 볼 수는 없을 것이고, 또 내공 증진에 도움이 된다해도,
자기 취향과 동떨어진 작품세계를 가진 사진가의 작품을 본다는 것도 별로 관심 없습니다.

게다가 비싼 입장료를 물어야한다면...



근데, 이 윌리 호니스 사진전에는 몇가지 좀 특이한 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째는, 전시회 광고가 별로 자주 미디어에서 눈에 뜨이지 않는다는 점이고
심지어 주최자 중 하나인 조선일보사에서도 이 광고가 별로 눈에 뜨이지 않습니다.

둘째는, 유명 사진동호회에서도 이 사진전을 보고 왔다는 사람들의 관람후기 같은것도
없습니다. 딱 한번 어떤 사람이 괜찮다는 짧은 후기를 올린 것을 보았습니다.

셋째는, 전시장 근처에서 느낀 것인데, 덕수궁 근처에는 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하는
한 미술 전시회의 광고간판이 물결을 이루고 있고, 또 코리아나 호텔 건너편
프레스 센타에서 전시하는 다큐 사진전이 큰길에서 눈에 번쩍 뜨이도록 광고되고 있으나,

이 조선일보 미술관은 그 입구 골목에서 조차도 유심히 찾아봐야할 정도로
안내광고판이 딱 하나 있습니다.

넷째는, 이 전시회가 시작된지 상당히 오래된다는 것입니다.

작년 12월 23일부터 시작이고, 이제 2월 28일에 종료한다하니, 사진 전시회치고
굉장히 오래 전시하는 사진전입니다.


이 사진전을 봐야하겠다고 맘 먹은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이제 종료일이 가까워져서 그런 것인지, 조선일보 구독 회원에게는 2,000원 할인
혜택을 주네요.. 얼씨구나 좋다..하고 할인권 프린트해서 들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 미술관의 위치를 대강 덕수궁 돌담길 따라 가면 되는 걸로
생각했다가 낭패를 보았습니다.

난타극장까지 갈때까지 안보이더군요... 다시 전화해보니, 파이낸스 빌딩
건너편이라고 하네요.. 덕수궁으로 다시 돌아와서.. 코리아나 호텔쪽으로 걸어갔으나...
또 못찾겠더군요... 호텔 안내원에게 물었더니.. 서울시의회 옆골목이라고.. 쩝..
그래서 다시 또 돌아 갔습니다... 아니 입구에 조선일보 미술관 안내 표지가
손바닥만하게 붙어있네요...
(참, 근처 지하철역 입구의 안내도에도 이 조선일보 미술관은 표시되어있지 않습니다)..
이 곳은 영국성공회 예배당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네요..


작품이 200개 정도 전시되어있다고.. (나중에 직원한테 물어보니까 191 점이라고..)..
점심때 쯤인데, 관람객이 꽤 있었습니다. 천천히 둘러보고 있는데, 30분짜리 비디오를
한곳에서 계속 방영하더군요..

다리도 쉴겸해서 관람했습니다. 작가 본인도 나오고.. 많은 도움이 됩니다..
꼭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 관람을 계속하는데... 사진 설명을 시작한다고 입구에서 어떤 여자분이
사람을 모으더군요..
그래서 또 처음부터 다시 설명을 들어가면서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열댓명이 몰려다니면서 해설을 들었습니다. 이런 그룹은 시간차를 두고 여러 그룹이
형성되어 각각 다른 안내해설자가 인솔하고 다닙니다.

그러다보니, 무지무지 많은 인파가 우르르 몰려다닙니다... 이렇게 해서 전시장에서
약 2시간가량 쏘다니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발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중간에 앉아서 쉬었다가 보기도 하고..

사진관람 끝내고.. 전시도록이나 하나 사려고 보니, 도록이 없어요..
아니 벌써 매진되었나? 물어봤더니... 출판사측과 무슨 문제가 생겨서
아직 인쇄가 안되었노라고.. 1주일후쯤부터 팔게된다고..

그래서 연락처 남겨놓았습니다만.. 55,000 원짜리라고 해요..

전시작품 거의 모든 작품이 수록되고, 전시안된 것들도 포함된다고.. .. ..
사게될지 안사게될지 몰라서, 일단 그냥 사진엽서 3장을 기념으로 사갖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진전시회 내부에서는 대개 그렇듯이 촬영금지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전시회 관람후기를 써야하는데,
사진한장 없이 후기를 쓸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사진해설 인솔자 따라 다니면서.. 몰래.. 디카로 .. 소리안나게 세팅 고쳐놓고..
몇장 찍었습니다...



그리고.. 전시장 입구에서 사진을 몇장 찍었는데요... 입장권 파는 직원이..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사진 포스터 조차도 촬영 금지 안내를 하더라구요..
저는 전시장 들어가자 마자 있는 작가에 대한 설명을 적어놓은 커다란 안내문이라도
사진 한장 찍고 싶었는데, 이 또한 못하게 하더군요... 저작권 운운하던데...
안내문에도 저작권이 설정되어있다는 것인지...

선전 포스터 까지도 촬영못하게 하는 경우도 처음 봤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촬영금지라는 안내를 듣기 전에 찍은 것입니다. 저는 직접 들은게 아니고,
안내원이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을 얼핏 들었던 것 뿐입니다 ^^

하여튼간에 여기 조그맣게 올려봅니다...
(주최측이 이 사진 내리라고 하면 내리지요..^^)



어쩌면, 프랑스 정부가 아주 까다로운 조건을 주최측에 내걸었는가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갑자기.. 서울 지하철.. 직지심경.. 에라 xxxx 프랑스x... 뭐 이런 생각이
절로 듭디다... ㅎㅎㅎ



윌리 호니스는 현재 생존해있고, 98세인가 한답니다...

이분 작품을 보니까.. 딱 제 취향입니다.. 물론 제가 제 맘에 드는 작품을 아직 한장도
찍지 못했지만요.. ㅎㅎ



전시된 작품은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두 흑백사진입니다.
사이즈는 대체로 12 - 14 R 정도되고요.. 왕창 큰 사진은 없습니다.
전부 오리지날이라고 하네요..



휴머니즘 작가라는 명성대로, 슬픈 사진, 동정을 유발하는 사진같은거는 거의 없고요...
일상을 찍은것들이 많습니다. 클로우 업도 거의 없구요.
거의 대개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을 포착한 것들입니다.



작품은 거의 두가지 이상의 주제가 들어있습니다. 사진 한 컷에 여러가지 상황이
들어있는데, 시선이 산만해진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한참을 이리저리 보고
감상하게 만든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전시도록을 살 것을 전제로 입장했던 것이 잘못입니다
(입장 전에 전시도록을 먼저 살펴봤었어야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전시된 작품의 제목이나, 감상한 느낌 같은 것이나, 작가의 말 같은 것들을
메모해 둘 생각을 안했지요.. 비디오를 보면서 하나 메모해둔것이 있습니다.



사진가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 우연, 숙고 세가지다.. 라는 말을 윌리 호니스가
했다고 합니다.

숙고란.. 어느때 어느 장소에 가면.. 사진 찍을 만한 것이 있으리라라는 생각을 하고
찾아가서.. 원하는 찬스가 올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리고.. 또.. 우연한 행운도 있기
마련이다.. 뭐 대강 이런 말입니다.



관람을 끝내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곰곰 생각해보니까,
이 작가의 작품은 현란한 사진기 조작기술을 사용한게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웃포커싱으로 처리한 사진이라든가, 슬로우 셧타를 사용한 것이라든가.. 하는게 없고,
대개의 사진이 심도가 매우 깊어서, 전경과 후경이 모두 깨끗한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비디오에서 설명이 나오는데,
이 사진가와 25년인가를 함께한 인화 기술자가 등장합니다. 윌리 호니스가 작품사진을
찍어서 필름과 초벌 인화한 것을 이 기술자에게 넘겨주면서 사진을 어디를
어떻게 만들어달라라고 주문을 한답니다.

그러면, 이 인화기술자가 아주 공을 들여서.. 콘트라스트를 원하는 만큼 조절하고..
암부 디테일을 얼마큼 살릴 것인지.. 등등.. 암실에서 손바닥으로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디지탈에서 포토샵을 부정시 하는 생각은 지나치게 편협된 생각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네가티브 필름으로 찍어 인화하는 경우에는, 제 생각으로는 거의 모든 사진가들이
암실에서 명암을 조절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 좋은 사진 전시회입니다.

어떤 예술 장르의 전시회건 간에, 제가 전시회에서 이렇게 오래 시간을 보낸 경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래는, 전시회 소개 사이트에서 다운받은 것입니다.
추천 0

댓글목록

박남호님의 댓글

박남호

저도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진선생님의 자세한 설명으로 꼭 가보고 싶은 사진전입니다.
제 취향이기도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 사진전을 안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한구님의 댓글

정한구

사진의 질적인 면으로 보나 양적인 면으로 보나
입장료가 절대로 안아까운 전시회라고 느꼈습니다
단, 시간을 넉넉히 투자해서 천천히 즐겨보세요

최준석님의 댓글

최준석

보고싶은 전시회였는데..
이렇게 글로 대하니
가고 싶은 마음만 더욱 더 생기는군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권재순님의 댓글

권재순

저도 몇주전부터 가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작 시간은 잘 안되네요.
모 백화점에서 준 할인권을 지갑에 잘 보관하고는 있지만요.
이 글을 보니 더욱 시간을 내서 다여와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이원용님의 댓글

이원용

저도 생각만 있던 전시회였는데 좋은 글을 읽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져야 겠네요....^^

차명수님의 댓글

차명수

you write very well. I enjoyed reading your repotage. thank you.

정희태님의 댓글

정희태

정성 깃든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2월이 지나기 전에 꼭 가봐야겠네요

김형국님의 댓글

김형국

저와 비슷한 신간에 관람을 하셨네요...
저는 4살 먹은 아들을 대리고 갔는데 이녀석이 좀처럼 말을 안듣고 자기 멋대로 돌아 다녀서~ 관란하시는 분들께 불편을 끼쳐 드렸네요..
그래도 전 끝까지 잠든 아들 들쳐매고 잘 보고 왔습니다..

관람후 많은 생각으로 저의 사진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좋은 전시회였습니다..

손지훈님의 댓글

손지훈

가봐야 겠다고 마음먹고 벼른지가 벌써 2달이 지났네요...
이제 정말 서둘러 가보지 않으면 못보고 말겠군요...
진인구님의 상세하고 친절한 (^^) 안내가 바쁘다는 핑계를 일소시킬만 합니다.
갔다와서 다시 이곳에 후기를 써야 겠습니다. ^^

황진식님의 댓글

황진식

저도 1월달에 다녀왔었는데....
프랑스 3대 사진작가중 한사람이라고 하죠..

안종성/타히티님의 댓글

안종성/타히티

좋은 전시회를 다녀오셨네요.

저도 이 주전 다녀왔는데 참 좋았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야라..^^

주낙형님의 댓글

주낙형

저의 경우는 프레스 센터에 가서 "세계 보도사진 50주년 특별전"을 먼저 관람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전의 보도사진전 보다는 2%가 부족해서 실망한터라, 조선일보 미술관으로
가는 발걸음도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정말 다행인것은 윌리호니스전 첫 사진 (빵들고가는아이사진)부터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갔던 초등학생도 얼굴이 환해져서, 꼼꼼히 보더라구요^^ 200여점의 흑백사진을 잘 관람하고 가볍고 평온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손창익님의 댓글

손창익

벼르던 끝에 저도 관람했읍니다..도록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서 예약도 해두었고요

사진 사이즈가 작으면서도 담을 내용은 다 담겨있다고 느켜지더군요

하나 하나 보면서 ...작가의 의도를 알아보려 끙끙거려도 봤어요//

좋은 전시회였다고 생각되구요..

앞으로도 덕수궁주변에 더 많은 사진전이 계속 열렸으면 좋겠네요......

신세계님의 댓글

신세계

끝나기 전에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

김경환_slayerr님의 댓글

김경환_slayerr

이번 주말에 가려던 참이었는데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네요.
자세한 감상기 감사드립니다.

치즈빵빵(이광우)님의 댓글

치즈빵빵(이광우)

주말에 다녀왔는데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손창익님의 댓글

손창익

어제(2월26일) 도록이 나왔다는군요

오후에 잽사게 가서 구입해왔어요...

생각보단 책이 얇네요...작품이 많아서 두꺼울 줄 기대했는데.....쩝~~업

그래도 내용은 괜찮네요

내일 전시회가 끝나는 날이라서 그런지..

좀전에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요...

손영대s님의 댓글

손영대s

저는 2-3작품 앞에서 잠시 발길이 멈춰있었던..게 전부라..

그리고 내용보면..저분도 전부 허락받고 찍은게 아니라..캔디드..
요즘 안 좋은 표현으로 이야기 하면..도촬..몰카를 찍은거라는..이야기가 써있었습니다..

예전에..는..카메라가 흔치 않았던..그리고 초상권의 남용이나 침해에 대해 첨예하지 않던 시절이라..가능했던게 아닐까 싶은..

그런 느낌이였습니다..일요일 오전 일찍 가서 보았는데..생각보다 좁았던..전시장도 인상적이였고..^^;;

가슴에 남는 여운이 그리 크지 않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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