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닐 때는 출근 시간에 맞춰 아침 식사가 차려지고
점심 식사는 직원 식당에 가면 준비되어 있고
저녁 식사는 퇴근해서 옷 갈아입고 손 씻으면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퇴직 후에 출근을 하지 않으니
칼날 기상이 안 되고
따라서 아침 식사 시간이 일정치 않으니
매일 아침마다 밥 달라고 부탁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새삼 밥 달라는 부탁을 하기가 좀 구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마다 구차스럽게 마누라에게 밥 달라고 부탁하느니
차라리 내가 아침 식사를 해결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박 등산을 다녀서 취사에 생 초짜가 아니거든요.

아침 식사 메뉴로 마늘빵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자료를 뒤져 보니
올리브유에 마늘 편과 파슬리 가루를 넣고 가열해서 마늘이 노릿하게 되면
식혀서 자른 바케트에 발라 구우면 된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 해보니 올리브유가 발연점(가열 후 연기가 나는 온도)이 낮아
포도씨 기름이 더 좋았으며,
마늘 편보다 찧은 마늘이,
또 파슬리 가루는 직접 빵에 뿌리고 기름을 바르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200℃로 예열된 오븐에 4분이 딱 알맞았습니다.
마늘빵만 먹으면 너무 뻑뻑하므로 드립 커피를 곁들이고,
영양을 생각해서
토마토 한 개를 살짝 구워 올리브유를 조금 뿌리고(올리브유가 잘 스며들게 위에 ×자로 칼집을 넣었습니다.) 양송이 4알과 아스파라거스 5줄기 그리고 양파 반쪽을
같이 구워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고,
생 셀러리 한 토막을 생된장에 찍어 먹고,
단백질 보충을 위하여 계란 한 개를 반숙으로 같이 구워 먹으면 아침 식사가 끝납니다.

FM 라디오를 들으며, 식사 마치고 산보 차 들고 나갈 M3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면,
정말 어느 임금님의 아침 식사가 안 부럽습니다.

이 메뉴로 아침 식사를 한지가 약 4개월 쯤 되는데
몸 컨디션도 좋고 배변도 잘 되는 것으로 보아
건강에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셀러리를 마이요네즈에 찍어 먹으면 더 맛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된장이 독을 제거하는 데 좋다고 해서 된장에 곁들여 먹습니다.
과일 이외의 음식 재료는 모두 다른 개체가 먹으면 안 좋게 독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새 순에는 독이 더 많아 벌레들조차 새 순은 잘 안 먹는답니다.
그리고 조리 과정이 음식에 포함된 독을 제거하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네요.
물론 모든 알에도 독이 포함되어 있겠지요.
누가 알을 남의 몸에 좋게 만들겠습니까.

사진의 머그컵은 슬쩍한 것이 아니고요, 매장에서 정식으로 6000원 주고 샀습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담는 그릇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다니까요.

아! 그리고 설거지, 나의 설거지 신조는 제가 뭘 해먹었는지 다른 사람이 전혀 모르게 치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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