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렌즈'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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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현식
- 작성일 : 07-01-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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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6군8매, 전설의 탐바, 전설의 즈미룩스35 1st...
어떤 나이 지긋한 분들은 사진을 보며
'역시 라이카다, 이맛은 라이카 밖에 못낸다' 하며 감탄을 합니다.
저도 전설을 접해보고싶어서 하나 둘씩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아까모찌, 6군8매등, 전설의 렌즈들을 조금씩 사용해보면서,
'어라, 다들 침이 마르게 감탄하시던 렌즈들인데, 별로 다를게 없잖아?'
하고 굉장히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렌즈들의 색감 차이라봐야 필름의 차이보다 미미했고,
해상도 차이라봐야 현상소의 선택 차이보다 미미했습니다.
잘 찍으면 당연히 나오지만, 대충 찍으면 엉망으로 나왔습니다.
뭔가 굉장한 것을 기대했던 제가 '전설이 뭐 이래~' 하면서 실망하던 초기,
6군8매가 마운트 된 MP를 어깨에 걸고, 평소 라이카를 수집하시는 50대 중반의
한 사진동호회 선배님을 만난일이 있습니다.
제 손에는 갓 현상소에서 찾아온 슬라이드 필름이 들려있었습니다.
그 선배님은 사진을 보자고 하시고 받아서 형광등에 비춰보시더니
'역시 6군 8매야, 이런 색감은 6군8매밖에 못내~암~ 그렇고 말고~ '
하며 장황한 전설을 말씀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그냥 '아...몰랐습니다...아...그렇습니까..' 하고 듣고 있었지만,
사실은 친구의 FM2 와 니콘 50 1.4 렌즈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그 분은 제 어깨에 걸린 6군8매를 보곤 지레 짐작을 하신 것이었지요...
아까모찌와 즈미크론, 즈미룩스 를 비교해본 적이 있습니다.
색감의 아주 미세한 차이와 보케의 수수께끼같은 구별 외에는 도무지
'화사한 즈미룩스, 샤프한 즈미크론, 환상적인 아까모찌' 라는 아이덴티티를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싸구려 AGFACOLOR 200 의 필름그레인만 눈에 거슬렸을 뿐이었습니
다...
지금까지 너무 겉만 핥았나 싶어서, 천천히 하나씩 다시 맛볼 생각입니다.
이젠 한 렌즈를 최소 3년씩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아마도 렌즈간의 차이가 더 눈에 보일 듯 합니다.
지금은 그 시작으로 summilux 35 asph. 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를 찍어주는 데에만 익숙했던터라 요즘은 사진도 거의 찍지 않고 있어 비교는
어렵지만, 똑부러지는 만듦새와 단단하고 신뢰감 있는 외관에 반해서, 당연히 사진도
잘 나오리라는 자가최면에 빠져 있습니다.
노출 잘 맞추고 빛조건이 좋아서 사진이 잘 나온다면 저는 렌즈의 덕이라 할것이고,
노출 뒤틀리고 빛조건도 열악해서 사진을 망친다면 저는 저의 실력탓을 할것입니다.
아침잠에 취해서 게시물 앞뒤정리가 안됩니다...있다가 정신 차리고 제대로 고쳐짓겠습니다.
댓글목록
김재범^^님의 댓글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이 많이 되네요.
사실... 저도 라이카를 선택한 이유가 니콘과 비교를 해보고 난 후였습니다만,
구도나 순간포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실감합니다. 다만, 여러가지 이유
에서 니콘과 같이 들고 다니면서 - 주로 화각 때문입니다만 - 찍는데, 사진을
뽑아놓고 보면 차이가 나긴 나더군요. 문제는, 그 차이가 라이카와 다른 카메라
와의 가격차이만큼을 사용자가 느끼느냐 느끼지 못하느냐에 따라 만족도의 차이
가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니콘은 워낙 오래 써서 색감을 보고 니콘이다 아니
다의 차이를 좀 느끼지만, 라이카 렌즈끼리의 구분은 사진을 놓고 비교를 하지
않으면, 그냥 사진 한 장만 달랑 보고 이게 무슨 렌즈로 찍었다 아니다를 구분하
는 것은 저로서는 아직까지는 불가능 하더군요.
다만, 슈퍼앙귤론은... 확실히 느껴집니다. 으... 이 무서운 장비병 같으니라구...
ㅠ.ㅠ 나머지 렌즈들은... 솔직히 아직까지는 그냥 라이카 렌즈는 다 좋은 것 같
습니다. ^^
강웅천님의 댓글

공감입니다.
렌즈 구하셨군요 ^^
길들이기 보다는 길들여지는 경우가 더 많지요.
음악을 들으면서.. 좋은 오디오의 소리가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는 것처럼,
사용자들에겐 조금씩 느껴지는 차이가 있을거 같습니다.
말씀대로 그 차이는 미미해서 한 렌즈로만 수개월간 다향하게 경험한다면,
그 차이첨을 찾기가 더 쉬울거 같습니다.
사실 아직 저도 그 차이점을 느끼고만 있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박철우▒님의 댓글

좋은글 공감합니다..
우리가 횟집에 가서 양식을 자연산이라고 팔면 "역시 자연산은 맛이 달라"라는 소리와 같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분들이 6군8매라고 하면 아직 써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한 저는 전설을 전설이라고 인지하고만 있지요.. 단지 나중에 꼭한번 써보고 싶은 생각은 듭니다.
지금은 제가 가진 렌즈하나만으로도 라이카를 느껴보기에 충분하다 생각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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