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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그 처녀봉 등정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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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이창근
  • 작성일 : 04-10-2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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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3개의 M3이 나의 소유로 되어있다가 사용할 바디 하나를 남기고 2개는 내손을 떠났다. 나도 결국 M3에서 최종적으로는 실버 더블스트로크의 사용자가 되어버린 셈이다.

다른 회원 분들도 대개 그렇게 생각하시고 느꼈을 터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라이카 M3의 바디는 인기도 좋은 편이고 의외로 국내에 사용자 층도 두텁고, 생각보다는 많은 M3이 국내에 존재하고 산재하여 있는 듯하다.

또한, 내 경험과 주변의 여러 회원분 들의 이런저런 구입사연, 과정으로 보아도 발매 된지 수십 년이 흐른 바디들이 되다보니 아무리 사용자 혹은 콜렉션 수집가들이 주의를 기울여도 완전히 사용하지 않은..또는 발매 당시의 상태에 가깝게 완벽하게 보전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정말 힘들고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가 살아온 몇 십년의 세월들로 생각하여 보아도 그 긴 여정과 시간 속에서 개개인의 상황들로 생각하여 보아도, 얼마나 많은 부침과 사건, 다양한 일을 겪고 이런저런 사연도 많은가?

그 긴 세월동안 별다른 경제적 또는 그 외적으로 꾸준하게 현 페이스를 유지하며 아무리 열정을 가진 취미라도 카메라 바디를 특정한 한 사람이 사용을 해보지도 못한 채 처분도 않고 아끼며 계속 보관을 하여 온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러한 바디중의 하나가 21세기 초입에서 내손에서 최종적으로 실사용으로 쓰이기 위하여 남겨진 것이다.

물론, 나도 이 바디를 처음 구입 하였을 때는.. 여지껏 거의 50년의 세월동안 이 바디가 한명 혹은 다수의 소유자를 거쳐 오며 그 전 소유자들도 그러하셨듯이 감히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내가 좀 더 완벽한 상태로 보관을 하기위하여 무사히 지내오던 세월의 때를 없애거나 줄이려고 시도하였고, 그 별로 손대거나 건드릴 것도 없었던 이 바디의 오버홀 시도와 문의 끝에, 정비 기술자가 확인 차 바디를 열어보았고 그 행위의 결과, 이 M3의 나사머리에 가벼운 상처를 내게되어..

그것이 엉뚱하게 불씨가 되어 완벽하게 상처하나 없이 긴 세월을 전 소유자들에게 보관만 되어오고, 그렇게 콜렉션으로 유지되어 오던.. 이 바디에, 가벼운 오점을 남기게 되어버린 셈이 되었고.. 그 연쇄작용 여파로.. 현 소유자인 내가 이 바디를 실사용으로 사용려고 마음먹고 결심하게 된 동기가 되고만 셈이었다. 엉뚱한 일로 사건이 이렇게 진행이 되어버리기 전이었으면.. 곱게 보관만 되었을 바디를..

내게 최종적으로 남게 된, 이 M3 바디는..
단지 존재만 하여왔을 뿐.. 아무도 정상은 밟아보지 않은 처녀봉과 같다고 생각을 한다.

이 바디가 묵묵히 보아온.. 정말 애지중지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여 온 전 주인들과 지새운 50년이나 되는 긴 세월을 뒤로 한 채..

이제는 내 손에서 처음으로 당시의 발매된 원래 목적대로 사진을 토해내고 소비되고 수명을 이어가려고 한다. 솔직히 좀 아깝기는 하다.

이 말없는 M3 바디가 살아있는.. 그리고 생각할 수 있는 생명체라면..
오늘날 결국 내손에 떨어져.. 드디어 사진을 위한 도구로서 자기가 사용되어지려 함을 기뻐할까.. 슬퍼할까?

이 M3 바디가 내손에서 사진기로서 드디어 첫 셔터가 열리고 사진을 토해내게 되었음은..

애지중지 자라던 무남독녀의 양갓집 아리따운 규수로서 지내오다가 좋은 남편감을 만나고.. 드디어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여.. 어머니로서 첫 산고도 겪고.. 그 열매인 어여쁜 아기가 탄생되는 것과 같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아무튼, 이 바디는 오늘 이후, 내 손에서 숭배물이 아닌.. 사진을 위한 기계이자 도구로서 사용되어지려 한다.
최근에 발매된 신품 바디도 아닌.. 50년의 세월을 뒤로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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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류중래님의 댓글

류중래

"M3의 처녀봉 등정"이라....

NOS(New Old Stock) M3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하나 사람이 가진 열정과 품격에 비할 수 있겠읍니까?
쓰라고 있는 물건인데 당연히 흠집내면서 써야지요.
저희 집 마나님도 젊을 때는 귀엽고 이쁘기만 합디다만, 요즘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주름살도 그리 보기 싫지는 않더군요. 그 주름살을 남이 만든 게 아니고 이 마당쇠놈이 만든 것이라 그런지 모르겠읍니다만...

(저보다 연장자신 회원분들께는 실례했읍니다...)

(근데 어디 NOS M3 없나요? 사실은 저도 찾고 있읍니다...)

안승국님의 댓글

안승국

그토록 깨끗하고 좋은 바디를 상처를 내고..... 개인적으로 아깝읍니다.
50년의세월을 운좋게 잘 견디어온 것을 그목적대로 쓰여진다면 그는 더할나위없이 좋겠지요.
그러나 잘보관하시는것도 후세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이라 생각 됩니다.
그래도 더이상 상처나지 않게 잘 사용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십습니다.
현 상태라도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할것 같읍니다.
잘 보았읍니다.

박균영님의 댓글

박균영

저도 얼마전에 M3(더블스트록)을 구했는데 일련번호를 보니까 1955년에 생산된 제품이였습니다.
저가 1955년생입니다.^^ 그 많은 생산년도 중 저와 나이가 같은 해에 테어 난 M3를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저의 M3 역시 너무나 곱게 50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앞의 주인들이 얼마나 곱게 간수하였는지 짐작이 갑니다. 혹시나 저가 사용 중 흠집을 냈을 경우 앞의 주인들께 미안하다는 생각이 틀림없이 들것 같습니다..... 기계는 사용해야 녹이 안쓰는데... 아뭏든 앞의 분들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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