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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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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정규택
  • 작성일 : 04-11-1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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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주일 전, 어김없이 나는 서해의 아침 바다에 서 있었다.
풍만한 아침 빛을 찾아 이리 저리,분주히 찾아다니던 중..
포구에서, 바다로 나가기 위해 배로 향하는 두 부부를 볼수 있었다.
본능적으로 나의 카메라 눈은 그 쪽을 향하였고.....

짧은 순간!... 중심을 잃은 스티로폴 위에서 아주머니가 바다에 빠지셨다.
그 순간 나의 셔터도 어김없이 함께 바디 안으로 빨려 들었음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돌아설수 밖에 없었다..왼지 모를 죄스러운 마음이 먼저 앞섰다.
아니, 두분이 나를 바라볼까봐 두려움이 먼저 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자리를 쉽게 떠날수가 없었다.
늦 가을 아침 바람이 매섭던 날씨 였기에 ..
바다로 향하는 아주머니께 나의 잠바라도 벗어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다가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셔터를 눌러 오면서,몰래 찍어도 보고,당당히 찍어도 보고,
아부도 하면서 찍어왔지만...그렇게 나의 셔터를 후회 해보긴 처음인듯 하다.

아니 없었던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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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용준님의 댓글

김용준

동물의 왕국이라는 TV프로그램을 아이와 함께 보거나 요즈음 수요일 KBS-1TV의 환경스페셜을 보면서 동물들의 약육강식을 표현하는 장면이 나올 때는 항상 그 장면을 촬영하는 촬영기자나 연출자에게 원망스런(?)마음을 항상 가져 봅니다. 그들은 직무유기(?)를 하지 않으며, 또 하나의 멋진(?)장면, 아니면 그 한장면을 찍기 위해 몇날 몇일을 밤을 새우며 지키고 있었는지는 몰라도 인간적인 면에서의 조금의 양심적인 적선(?)의 마음은 없었는지 궁금 했었습니다. 제발 그들도 직업의식이 투철하다는 상투적인 말이 아닌 인간미가 넘치는 정규택님 만큼의 고해성사(?)의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효명님의 댓글

하효명

몇년전에 오스트렐리아 방송국에서 캉가루의 생태를 3년여에 걸쳐 촬영한 다큐를 방송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세계 다큐 컨테스트에서 2위 한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두 암컷이 각기 자식을 낳아 기르는 과정을 담았는데 한쪽은 열마리 낳아서 모두 키웠는데 다른 한쪽은 거의 같은 기간 동안에 열마리 낳아서 한마리도 못 키우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한쪽은 자식이 시야에서 사라질라치면 컹컹 소리를 내어 부르고, 맹수의 습격을 받으면 자식을 챙겨서 같이 뛰는데, 다른 한쪽은 자식이 시야에서 사라져도 가만 놔두고 맹수의 습격을 받으면 한참 혼자 도망가다가 정신차려 자식을 찾는 차이를 자연스럽게 찍어 감명 깊게 본 작품이였습니다. 끝에 제작진의 후기담을 보여 줬는데 어린 캉가루가 죽어 가는 것을 구해 주지 못하고 촬영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했었습니다. 다큐를 보는 입장에서도 그 얘기가 이해가 됐었습니다.
정규택님 너무 마음 아파 하시지 마십시요. 물에 빠진 아주머니 옆에 남편이 계셨는데요.

안승국님의 댓글

안승국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저같이 취미로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는 김용준씨나 하효명씨 말씀이 맞읍니다.
그러나 프로 사진 작가라면 먼저 자기의 프로정신이 앞서야 한다고 봅니다.
대를위해 소가 희생되는 경우라 해도 될까요??.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 굶주려 죽어가는 어린아이 옆에 독수리가 아이가 죽기를 기다리는 장면을 찍고 난후 그아이를 구해준 사진가를 보고 사진보다 아이를 먼저 구하는것이 맞다라고 평한것이 생각납니다.
그 사진가 몇개월후에 자살 했다는....정확히 맞는지 모르겠네요.
글세요 그아이가 그렇게 굶주려 엎더린 시간이 얼마나 길까...
그렇게 프로정신이 사회를 바로잡을수 있는 큰 힘이 되지 않읍니까.
살다보면 이래도 저래도 어려운 경우가 많지요.
저라도 샤터를 누르고 말것입니다.
정규택님의 그런 마음이 이미 그아주머니에게 전달 되었다고 봅니다.

신대기님의 댓글

신대기

캐빈 카터(남아공 출신)의 수단의 비극을 찍는데 걸린 시간은 20분이었습니다. 촬영을 마치고 독수리를 쫓고 아이를 구했지만 결국 죽었다고 하더군요. 그 사진으로 퓰리쳐상을 받았지만 사진가의 양심에 관한 문제로 비난을 받았고, 결국 자살했다죠.(유서 내용을 보면, 양심에 관한 문제 보다는 프리랜서 보도 기자로써 사진을 찍으면서 너무 많은 죽음들을 바라본 탓에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우울과 가난한 사진사로서 쌓이는 빚, 그리고 종군기자로 먼저 죽어버린 친구관계만 언급이 되어 있더군요.)

제 생각도 사진 찍는게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20분이 아이에게는 고통스러웠지만 그 한장의 사진으로 세상사람들이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카메라라는 매체가 가지는 특성상 폭력적일 수 밖에 없고 렌즈는 또 하나의 눈으로써 냉정한 시선을 유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영하님의 댓글

김영하

길거리 사진을 찍다 보면...
가끔이지만 정규택님과 유사한 상황에 있게 될 수 있지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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