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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과 색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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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이시원
  • 작성일 : 04-11-2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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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과 색채들

현대 물리학은 아무런 유보조건 없이 빛과 색채에 대한 뉴턴의 이론을 받아들였다. 빛은 온도가 6천도에 육박하는 천체인 태양으로부터 온다. 그것은 ‘백색 광선’이다.
뉴턴은 이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빛의 구성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가르쳤다. 빛은 가장 짧은 것에서부터 가장 긴 것에 이르는 파장-보라. 남색. 파랑. 초록. 노랑. 주황. 빨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긴 파장 쪽에서-빨강보다 파장이 긴-적외선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열을 발생시킨다. 짧은 파장 쪽에서 –보라보다 파장이 짧은-자외선 역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진 필름을 감광 시킨다.
괴테는 끊임없이 뉴턴의 이 이론과 싸웠다. 괴테는 모든 색채는 무색 광선에 포함되어 있으며, 무색 광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를 바랐다. 그는 그 사실이 분석의 결과인 것처럼 생각하려 들었다. 괴테에게 빛은 원래 단순한 것이었다. 그에게 그 사실은 명백하고, 필요하며, 당연하고, 거의 도덕적인 것처럼 여겨졌다. 온갖 색깔의 혼합으로 생겨난 백색 광선에 대한 생각은 그에게는 끔찍한 것이었다.
그러면 이 색체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색채들은 빛이 세계 바깥의 공격을 받아 생겨난 것이다. 빛이 ‘혼란스러운 여러 환경’을 통과하면서 색채를 만들어 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 환경은 하늘의 공기-파란색을 만들어 내는-일 수도 있고, 바닷물-청록색을 포함하고 있는-이나, 무지개를 펼쳐 보이는 수정 프리즘이 여러 각도일 수도 있다.
이처럼 일곱 색깔은 빛의 일곱 가지 고통 같은 것이었다. 또는 초보적 단계의 빛으로 여겨졌다. 마치 일곱 가지 대죄가 원래는 순수하고 소박한 어린아이의 영혼을 괴롭히는 것처럼 말이다.
괴테의 이러한 시각은 흑백 컬러를 선택하는 현대의 사진 작가들에게서도 나타난다. 물론, 거대한 아마추어 사진 시장은 온통 컬러 필름이 석관하고 있다. 드러나 그것은 어떤 창조적 야망도 없는 관광 사진이나 가족 사진에 관계된 이야기 일뿐이다. 그런 사진에 있어서 색체는 행복하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반면에 위대한 예술 사진 작가들-카르디에-브레송, 케르테슈, 라르티그, 웨스턴, 브라사이, 드와스노등- 흑백 사진이 아니면 찍지 않는다. 더군다나 흑백 사진이라는 말도 써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흑백 사진은 절대로 검지도 않고, 희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 사진은 가장 흐린 색에서부터 가장 짙은 색에 이르는 온갖 종류 잿빛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은 잿빛의 단색화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러한 사진의 섬세함과 심오함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미셸 투르니에 ‘생각의 거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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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진형2님의 댓글

이진형2

빛이 없으면...
빛이야 말로 생명의 근원이지요. 빛이 없으면 대지는 자라지 못할 것이고...
지구는 얼어 붙을 것이며 인간은 굶어 죽고
브레송이니 카파니 ... 명함도 못내밀고
라클은 해체 되겠네요.
빛이 없으면 사진을 못 찍으니....

요즘 빨리 해가 떨어져 사진 찍을 시간이 줄어드는게 아쉽습니다.

권기찬님의 댓글

권기찬

사진을 찍을땐 단순해져 보는것도 많은 도움이 될때가 있지요..
복잡한 생각이 머리속에 많을땐 필름을 그대로 가져올때가 많답니다.
그래서 흑백이 좋을때가 있지요
단순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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