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에서 신용도 100%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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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장현명
- 작성일 : 07-01-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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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 살고 있구요, M6와 현행 엘마 2.8/5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숱한 기변을 거치다가 "내가 원하는 건 바로 저런 색과 느낌이야. 저걸로 넘어가!!"라는 마눌님의 단호한 압박(?)에 얼씨구나 몽땅 정리하고 라이카로 넘어온 게 작년 12월 초였나 봅니다.
곧장 이-베이 검색에 들어가 시리얼 넘버 21..로 시작하는 M6 실버 크롬을 나름 저렴한 가격에 낙찰 받고는 렌즈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렌즈는 이게 장난이 아니더군요. 종류를 떠나서 가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민고민 하다가 마지막 타협을 본 게 줌마론(Summaron을 이 동네 식으로 읽은 겁니다) 3.5/35였고, 마침 깨끗해 보이고 이상 없다는 게 있어 이-베이 "50초 신공"을 동원해 구입에 성공했습니다. 210유로 정도였으니, 우리 돈으로 약 25만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음 날 바로 필름 물리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첫 롤을 뽑아보고는 우선 좌절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RF라 나름 신중히 초점을 잡느라 애썼는데, 거의 모든 사진이 초점이 나가 있었습니다. 아 역시 어려워 하며 두 번째는 더더욱 신경 써서, 글구 이번에는 흑백 필름으로 변화를 주면서 다시 테스트에 나섰습니다. 근데 두 번째도 마찬가지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판단했습니다. 이건 내 문제가 아니라 카메라 바디 아니면 렌즈의 문제일 거라구요.
베를린에 있는 유일한 라이카 직영점으로 달려갔습니다. 마침 최근에 나와 주신 M8 덕분에 즉석에서 테스트가 가능했지요. 아니나 다를까, 렌즈의 거리계가 문제였나 봅니다. 초점이 항상 뒤쪽으로 거의 1미터 이상씩 잡히더군요. 수리를 의뢰하니, 라이카는 모두 본사 공장으로 보내는 시스템이랍니다. 그래서 그날 바로 렌즈를 맡겼습니다. 본래 독일은 중국보다 더한 만만디 정신으로 충만한 나라입니다. 라이카 초보의 절박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간은 기약없이 흐르고 흘러 근 4주만에 라이카 본사에서 연락이 왔답니다. 너무 오래된 렌즈라 부품을 구할 수 없어 수리 못한다구요. 눈 앞이 캄캄해지더군요. 들뜬 마음에 이미 이-베이 판매자에겐 플러스 평가를 줘 버렸으니, 이의제기도 하기 힘든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몇날 며칠을 끙끙대다가 한국인 고학생 정신을 발휘하기로 용기를 냈습니다. 그리고 판매자에게 여차저차해서 이러하다고 메일을 보냈죠. 그러고 나서 이틀 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판매자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사정이 그렇다면 돈을 돌려주겠다구요. 그리고 렌즈에 대해 라이카 본사에서 그렇게 판단을 했다면 자기도 받을 필요 없으니 렌즈는 알아서 처분하랍니다. 정말정말정말 고맙다고 답장을 보내면서, 앞으로도 왠만하면 99,99% 이베이어들과만 거래해야지 다짐 또 다짐했습니다. 아, 물론 이제 거래 건수를 40건 정도 넘기고 있는 초보이긴 하지만 저두 100%입니다.^^
여튼 이-베이 거래, 특히 미국이나 독일 이-베이처럼 물건들이 넘쳐나는 경우, 구매자 입장에서 찾는 물건에 대한 접근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그때문에 신나면서도 그만큼 속기도 쉽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장터인 것 같습니다. 회원님들, 언제나 성공적인 거래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아, 그리구 혹시 독일 이-베이 보시다가 궁금하신 게 있으면 살짝 물어보셔도 됩니다. 제가 아는 만큼은 답변 드릴 수 있으니까요.
댓글목록
백인식님의 댓글

시골뜨기인 저로서는 이-베이에 관한 내용을 어떤 분의 홈페이지에서 아주 상세히 읽었음에도 "저렇게 해서 물건을 구할 수가 있을까" 싶은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지난해에 옥션을 통하여 삼성 노트북 구형(저는 거의 한글 프로그램만 쓰기 때문에 용도에 맞아서)을 구입했는데 구입 후 사흘만에 고장이 나버리더군요. 전화번호가 있었지만 망설이다가 전화를 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제적인 경매 시장이라면... 아무래도 걱정이 많이 되는데, 귀하께서는 좋은 쪽으로 거래를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렌즈 건은 아주 잘 된 일인 것 같아서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라이카를 한번 써 보고 싶어서 이 클럽에 가입을 했는데, 구할 방법이 정말 막연합니다. 좋은 방법이 있으시면 좀 일러 주시기 바랍니다. 물건을 살피는 요령 등은 앞에서 말씀드린 분의 홈페이지에서 많이 배웠습니다만, 실전에는 여전히 자신이 없고, 또 물건을 볼 수 있어야 경험을 쌓을 기회가 생기지 않겠나 싶기도 하고요. 독일에서는 라이카를 구하기가 쉬운가요?
장현명님의 댓글

안녕하세요. 저도 독일 이베이에서 그렇게 많은 거래를 한 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껏 운이 좋은 편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항상 거래할 때마다 제가 많이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거래 종료되면 먼저 메일 보내고, 구입한 경우라면 적어도 이틀 안에 송금하고, 판매의 경우 모든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나름 완벽하게 포장해서 배송했습니다.
한국에서 라이카를 구입해 보지 못해 비교를 할 수는 없네요. 독일 이베이에서는 제 느낌으로는 꾸준히 괜찮은 카메라들이 올라옵니다. M3나 바르낙 등 이제 골동품의 대열에 들어선 것들부터 최신 M7까지요. 업자가 아닌 개인들인 경우 대개는 할아버지나 아버지 등의 유품이거나 자기가 정성껏 간직했던 제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도 매장에 비해 한 10퍼센트 정도 낮은 수준으로 종료되구요. 무엇보다도 먼저 이-베이에서 제품 구경을 많이 해 보시는 게 필요할 듯 합니다. 베팅은 당분간 자제하시고-어느 이베이에서든간에 말이죠- 꾸준히 관찰을 해 보세요. 그러면 어느 정도 되는 물건이 어떤 가격에 낙찰이 되는지 감을 가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베이에서 무시무시한 사기꾼들을 만나기란 그렇게 쉬운 공간이 아닙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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