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까르띠에 브레송과 죠셉 쿠델카

사물을 보는 ‘깊은 영’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통하는가 보다.
아흔을 바라보는(지금은 가고 없지만)나이에 오십대 중반으로 홀연히 다가오는 당시로서는 젊은 체코의 사진작가 죠셉 쿠델카와 어깨와 어깨를 어루만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참 보기가 좋다.

그들만이 알고 있는 언어가 있는 것 처럼
연배를 초월해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다.

약관 23세의 나이에 New York에서 첫 번째 초대전을 1930년 초에 연 브레송은 뉴욕과
인연이 깊은가보다. 그래서 로버트 카파와 다른 두 사람의 사진작가와 문을 연 매그넘(Magnum)은 아직도 숨쉬고 있는지..현자는 가고 없지만 그들의 발자취는 남아 그 뜻을 전하고 있다. 지하서고에 들어가 있는 그의 블랙 페인트 M3 와 함께 말이다.

마하트마 간디,
마티즈,
알베르토 쟈코메티,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장 폴 사르트르,
마릴린 몬로
그리고 범상치는 않으나 존엄받은 평인들의 일상..

평범함으로 비범함을 나타낸 그의 수작들을 보고 있으면 그가 살았던 시대의 공기를 훔쳐
마실 수 있고 그가 나타내고자 했던 그 시대의 리얼리티가 가슴에 다가온다.

여기 그가 격찬해 마지않았던 인도의 불상, 마하트마 간디의 죽음을 불과 다섯시간 남겨두고 필연적으로 거리에서 찍은 브레송의 간디사진이 폭력을 비폭력으로 전환하여 마침내
독립을 쟁취해 내고야 마는 거인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황금마차는 타지 않았지만 그는 영웅이었고 그를 담아낸 브레송도 영웅이었다.

쿠델카..

이젠 또 하나의 전설이 되어버린 그의 사진집 “ Exile "은 도서관에도 별로 없다. 거의 다
미반납상태니까. 어디로 다 간 것인지.. 이 두 사람은 지하창고같은 매그넘의 작업실에서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눈 것일까. 인생, 여자, 사진, 그래 아마도 사진에 관해서겠지.. 혹 먼저
이생을 달리한 로버트 카파에 대해서 나누었을까.. 혹 뜨거웠을지도 모를 로버트카파와
잉그릿드버그만의 연정을..아무도 모를일이지.



사랑이 없으면 소용없는 일
우성과 열성의 그것도 아름다운 일이나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거침없는 사랑은
참 좋다. 거기엔 우정, 연민, 이해, 지원, 창의력, 다양성, 박애, 희생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말 ‘희망’이 다 들어가 있는 것이니까..

좀 더 나아지는 나의 자아를 목격하기 원하고 조국의 발전을 소망하면서.

Jeanie.

Ref. Impassionated Eye, DVD, 2003.
Henry Cartier Bressone, the Man, the Image & the World,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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