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미술관에서 합니다. 아마 다음 주에 끝날 것입니다.
잘 보고 와서 몇 가지의 생각을 나누려고 합니다.

1944년 생 다재다능한 작가가 평생에 걸친 걸작들만 모아서 하는 전시회이니 저같은
사진 왕초보가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실례가 될 지 모르겠읍니다.

그의 사진 합성술이나 기술은 역시 최고봉이었고, 수조에 거울을 깔아놓고 금붕어가 놀게 한 뒤 그 위로 비스듬히 빛을 쏘아서 흰 벽에 물 표면과 거울이 반사되게 하는 기법을 위시하여 빛을 마음대로 제어하고 있는 여러 모습들을 보고는 경탄을 넘어서 경외감을 감추지 못하였읍니다.

그러나 저같은 왕초보에게 과연 사진 예술이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주더군요.
사진을 찍어서 원래의 이미지를 구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기법을 활용하여 최종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일은 차라리 회화의 영역이 아니겠느냐? 하는생각이 들었읍니다.
물론 모두 예술의 한 영역이지요. 알랭 플레시가 한 일도 분명히 순수 예술이고 그것도 초절정 고수의 예술임에는 틀림 없읍니다.

사진 예술이란 자연이나 인물의 한 부분을 빛과 시간을 이용하여 감광지에 그리는 예술이라는 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든 전시회였읍니다.
무엇이 맞는 말인지 아직 모르겠읍니다. 그러나 당분간 가장 단순하고 우직하게 빛과 시간, 감광지만 이용하여 표현해 보고자 합니다.
사실 뭐 그 이상 할래야 할 재주도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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