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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김인성님의 장비를 고르는.......글에 덧붙여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kimkihyun
  • 작성일 : 06-12-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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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고 간단한 리플로 대화의 끈을 이어가다가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을 느껴 문득 저 나름대로도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장비보유 대수가 파도를 치는것 같습니다.
꾸준히 사들였다가...
좌~~악 팔고
또 좀 지나면 사들이고 또 대량 방출하고,
그러는 사이에 감가상각이 많이 발생하더군요.
자연히 즐거움도 생기지만 고민도 생기지요.
사진인으로서의 자세를 말씀하시던 최민식 선생의 말씀과
아마추어리즘의 자유를 말씀하시던 김홍희 선생의 말씀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곤 합니다.
물론 말씀 하신분들이야 그 의중이 다를 수 있지만,
받아들이는 저의 입장에서는 참 상이한 두분의 말씀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지금 이것 저것 합하면 제법많은 장비가 있습니다.
하나하나 사연이 담겨있지요.
그리고 그놈들이 뽑아준 사진들이 거실과 서재에 있습니다.

이제는 출시가격의 1/4 가격에 중고거래되는 D100,
처음 사진을 배우면서 꼭 사고싶었던 F3,
신혼여행을 함께 한 FM2,
와이프가 결혼선물로 사준 Leica CM,
제가 와이프에게 결혼선물로 사준 Contax-T3,
장모님께서 선물로 주신 장롱표 FX-3,
팔아봐야 5만원 받을까 말까 하는 GTN,
연애시절의 추억을 담아준 Canon A80,
친한 후배가 선물해준 미놀타 @-9000,
동호회 선배께서 써보라고 주신 폴라로이드 스펙트라,

뭘 팔아야 할까요?
이놈들을 팔고 그 돈으로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제가 날마다 사진을 찍는 직업 사진가여서 이 장비들을 돌리는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냥 멋모르는 지인들 결혼식이나 찍어주고,
귀한 분들께는 프린트 한장씩 선물해 드리는
그런 취미가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진인들이 장비를 고르는 시작은 욕심일테지요.
저것으로 찍으면 더 잘나올까?
저것을 가지고 다니면 더 폼날까?

어느분께서 리플에 달아놓으신 내용을 빌자면
저는 사진도 좋아하고 장비도 좋아하나 봅니다.
저는 사진이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도움을주는것이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장비를 들여다 볼때마다
내가 언제 어디서 너를 매고 어떤 사진을 찍었었지...
하곤 한번 닦아주고, 공셔터 날려보고
그것도 너무 좋습니다.

꼴에 다큐멘터리를 좋아라 한답시고
무언가 메세지를 남기고 싶어서 그런그런 사진을 찍습니다만,
어쩌면 저는
새 장비구입을 전희로 시작하여 필름을 장전하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하는 순간에서 오르가슴을 느끼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프린트를 받아들때 그와 유사한 카타르시스를 또다시 느끼는걸 보면 폼만잡는 개날라리는 아닌가 봅니다.

저는 결국 장비를 고르는 재미도 아마추어에겐 사진의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번은 이거 다 팔고 라이카 M을 사볼까 했었습니다. (대부분의 회원님들은 제 장비의 중고가를 대충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라이카M라인업 만으로도 좋은 사진 많이 남기시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봅니다.
무겁지만 완벽한 라인업보다는 가볍고 컴팩트한 라인업으로 순간을 담아내는분들을 더 존경합니다. 저역시 그러하고 싶구요.

그러나 때로는 그날의 기분에 따라 옷을 골라입듯이 이럴땐 이장비 저럴땐 저장비를 써보고 싶더군요.
로우앵글로 다대포의 일몰을 잡을때는 F3의 뚜껑을 열어제끼고 그옆에서 담배한대 피면서 큰 일몰과 작은 일몰을 번갈아 보고 싶습니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시면 폴라로이드 한컷 날려드리고 싶구요.
결혼식이 있으면 결혼 당사자나 그 분위기를 위해 D100에 그립달고 스트로보 꽂아서 방문해주는 쎈스를 발휘하고 싶구요.
장노출 사진이 찍고 싶을때는 FX-3를 감아쥐고 나서기도 하지요.
와이프랑 둘이 놀러갈때는 서로 P&S 하나씩 가지고 갑니다.
감아쓰는 롤 흑백필름전용 GTN이 대기중이구요.
AF 필름바디가 그리우면 미놀타 9000이를 메어봅니다.
이도 저도 아닐땐 FM2를 출동 시키지요.


대신에 와이프는 한명입니다.ㅎㅎ
그리고 거만하거나 장비이야기로 저보다 늦게 시작한 사진인에게 허장성세를 하지 않도록 주의에 주의를 거듭합니다.

한동안은 이대로 지낼것 같군요.
사진이란 정말 무엇일까요?
답을 알지못해서 이렇게 오래도록 방황하게 만들고, 몸과 마음을 빼앗아 가버리는것은
사랑과 사진의 공통점인것 같습니다.

(- 주절주절 넋두리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천 0

댓글목록

양정훈님의 댓글

양정훈

제 보기엔,
보람있고 즐거운 사진 생활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몸과 마음을 빼앗아 가버리는".."빼앗기는" 단계이니
얼마나 행복한 사진 생활입니까.
저도, 정말, "빼앗기고" 싶습니다..ㅎㅎ

kimkihyun님의 댓글

kimkihyun

양선생님... 사진 항상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즐거움이 가득한 글입니다.
저도 요즘 딸 핑계로 니콘FA를 들여놓고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에 남의 카메라 빌려쓰면서
애틋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새삼 두근두근 합니다.

박대원님의 댓글

박대원

"장비보유 대수가 파도를 치는것 같다."

정말 그렇더군요! ^^

정무용님의 댓글

정무용

어쩌면 저하고 비슷한 장비 경력을 가지셨네요.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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