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사진의 유사성에 대한 小考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진인구
- 작성일 : 06-11-09 19:47
관련링크
본문
저는 1993년쯤에 처음 골프장에 나가봤고.. 만 7년쯤 치다가.. 흥미를 잃어서 이젠 거의 1년에 한두번 정도 비즈니스 상 어쩔 수 없이 치는 정도입니다...
제가 사진에 빠진지는 불과 만 2년도 채 안되는 것 같은데요... (아주 오래전에 잠시 취미가 있던 당시에는 기계 자체에 흥미가 있었다고나 할까...)
최근 들어서, 학습 진도가 별로 나가지 못해서..내공, 외공 정진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누구한테 물어봐야하는지.. 고수 다운 고수를 만나봐야할텐데..
그게 아직 연이 닿지 않은 것인지..
그래서, 오프 모임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고수분들의 말씀을 듣기위해서라도오프모임에 종종 참석하려고 합니다.
본론 들어가서...
제가 왜 골프와 사진이 비슷한게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가 하면, 그게 이렇습니다.
다른 운동 (뭐 골프가 운동이냐하는 점에 대해선, 전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만...
그건 레져 활동이라고 봅니다만)과 달리 골프에는 무지무지하게 많은 교습서,안내서 뭐 그따위 책들이 많고.. 잡지도 무지 많습니다.
반면에, 테니스라는 운동을 보시죠.. 테니스 교본? 그런거 별로 많이 없습니다.. 잡지? 그런거 몇개 없습니다. 축구를 봅시다.. 축구교본 같은것도 있겠지요.. 근데.. 교본 갖고 축구 배웠다는 사람 보았습니까?
무슨말이냐하면, 다른 운동과 달리, 골프는 정해진 이론이 없다는 것입니다. 무슨 이론이냐구요? 골프를 어떻게 하면 잘 치는가에 대한 이론 말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 죄 자기가 주장하는 이론이 맞다고 우기고 온갖 책이 난무하는 것이다...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럼, 축구나 테니스에는 이론 없냐구요? 왜요... 이론 있습니다만, 잘 할려면 꾸준한 연습과 체력....뭐 이런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그리고 이론이라고 너저분하게 떠들만한게 없다... 이래서 교본 같은 거 출판해봤자... 사 볼 사람들도 없다 이겁니다.
그런데.. 골프는, 계속 뭔가 득도했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엉뚱한 이론을 내세운다 이겁니다...
사진도 비슷합니다.
사진에 테크니칼한 교본은 여성월간지 1/3 정도 두께로 된 책 한권이면, 내용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물론, 각론에 들어가서, 인화하는 방법, 조명실기.. 등등 여러가지 분야의 책들이 있긴 하지만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 학원 course를 봐도 아주 간단합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강의와 실기.. 두어달 정도면 초.중.상급반 졸업할 겁니다.
그런데, 사진 교재는 상당히 많습니다. 거의 다 내용이 엇비슷합니다.
또, 사진에 대해서 무슨 철학인지 역사같은 거 복잡하게 설명해 놓은 책들도 무지 많습니다. 미술과 중복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보여집니다만...
그리고는 사진책이라는 것이 책이 아니고, 작품도록이라고 해야하는 것들이 무수히 많습지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이냐하면요..
사진도, 제가 보기엔, 정해진 이론이란게 없는 것 아닌가..하는 것입니다.
기초 테크닉을 습득한 후에는, 몽땅 감각훈련이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혹시, '피아노는 이렇게 치는 것이 왔따다'..라는 책 같은 거 있다는 소리 들어보신적 있는 분 계세요? 그런 책 없을 거라고 전 확신합니다. '피아노 이론과 실기' 같은 책 만권 읽어서 유명한 피아니스트 되었다는 사람이 있다는 얘길 전 들은 바 없습니다... 뭐 제가 과문한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출판에 대해서 알긴 뭘알겠냐구요? 흠... 작고하신 제 장인어른께서... 출판계 원로 축에 끼시던 분입니다.. 특히 사진책 분야에 강하지요.. 그게 무신 관계냐구요? 하하하..이래뵈도.. 제가 장인 어른 도와서 ...
책교정 많이 봤습니다... ㅋㅋㅋ)
또 하나 골프와 사진이 비슷한 건요...
골프에 이런 우스개 혹은 정설이 있는데,
즉, 보기플레이어(중급자)들은 묻지 않아도 잘 가르쳐 준다. 가르쳐 주지 못해서 안달이다.
싱글 플레이어 (상급자)들은, 물으면 가르쳐준다.
프로들은, 돈 줘야 가르쳐준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아하니..
사진도 비슷한 거 같아요.
즉, 초보딱지 뗀 중급자 들은, 묻지않아도 잘 가르쳐 줍니다..
왠만한 고수들은, 물어봐야 가르쳐준다.
진짜 프로들은... 어떨까 모르겠습니다... 돈 줘야 가르쳐주나요? (제가 아직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리..)
그런데,
제가 골프는 관둘 당시의 실력이 핸디캡 15 이었습니다.(무슨 협회 공인인가 하면 그건 아니고요... 피튀기는 동창 골프모임에서 정해진 수준이니 꽤 믿을만합니다). 이 실력쯤 되면 중상급자 행세를 하는데요...
이 실력쯤 되니까... 누가 물어봐도.. 안 가르쳐 주게 되더군요...
첫째 이유는, 그전 까지만 해도 내가 왠만큼 골프에 대해선 알았다싶었는데.. 한단계 더 올라가고 보니.. 도대체 내가 뭘 알았던 것인지...나 자신도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고.. 둘째 이유는, 귀찮아서 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이 사진과 비슷한 거 아닌가 싶다는 것입니다.
좀 고수같은 분한테 뭘 물어봐도... 영 잘 안가르쳐줄려는 경향이 있더라... 이 말씀입니다...
그래서..
일단.. 인간관계도 잘 도모해 놔야... 가르침도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라이카 클럽 오프모임이 있으면 가끔 나가서 안면도 좀 트고... 하다못해 자판기 커피 심부름이라도 해 놔야.... 점수를 딸 수 있겠다 싶습니다..
저는 서울 강남에 살고 있는데.. 강남지역의 오프모임 같은 것은 라이카 클럽내에 없는지 궁금합니다..... 꼭 강남이 아니더라도, 서울지역의 소모임 같은것은 있는지요?
후에 제가 여러 고수 회원님들을 알현할 수 있을 때, 회원 여러분의 지도 (편달은 빼고..)를 미리 부탁 드리는 바입니다....
댓글목록
김윤기님의 댓글

여기 고수만 써야 되는것은 아니죠 ?
저도 한때 골프를 쳤었습니다만, 골프하고 사진하고 다른게 있더군요.
골프는 노력하고 연습 (제대로) 하면 다 잘칩니다. (물론 해도해도 안되는 사람도 있지만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진은 해도해도 안되는 경우가 더 많더군요. 저도 골프로 갈까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글 참 시원하게 잘쓰시네요. 읽기에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손영대s님의 댓글

사진도 프로=작가분과 안면이 있으면 귀동냥이나 엉기기로 공짜이겠지만..
제대로 배우려면 돈이 든다고 하던데요^^;;
종종 강좌 광고도 보이더군요..
송창윤님의 댓글

공감할 수 있는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배용진님의 댓글

잠시나마 프로?세계에 발을 담궜었던 제가 감히 말씀을 올린다면...
프로건 주말골퍼건 간에 연습 안하고 공 잘맞기를 바라면 도둑넘이라는 거죠...
사진도 그와 같아서 많이 안 찍어보고 잘찍기를 바란다면...^^
강남에 따로 지역모임이 있지는 않은것 같구요...토요일 오후 충무로로 나오시면 됩니다.
김재범^^님의 댓글

제가 생각하는 골프와 사진의 공통점은 좀 다릅니다.
골프의 특징(?)이라고 할 것 같으면, 위에 언급하신 테니스나 다른 구기종목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남이 친 공을 치는 반면, 골프는 자신이 친 공을 계속 친다는 데 있습니다. 즉, 잘 되도 본인이 잘 친 것이고 못 쳐도 결국은 본인 잘못인 것입니다. 어떤 핑계를 대어도 결국 본인이 그렇게 만든 결과물일 수 밖에 없지요.
사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결과물이 나와도 결국에는 사진을 찍은 본인의 책임이 거의 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현상소의 테러같은 경우도 있겠지만, 본인이 촬영부터 인화까지 다 한다는 가정하에서는 결국 본인의 책임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득도하시는 분들도 많이 나오고, 경험도 다양하고, 본인의 방법이 최상이라고(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더 낫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습니다.
달리 얘기하면, 그만큼 경험에의 의존도가 더 높다는 것이겠지요. 기계적으로나 물리적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소위 '感'이라는 것에 의존을 많이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아마 그래서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
진인구님 글을 읽고 그냥 생각나서 한 번 짧은 소견을 적어보았습니다.
유경희님의 댓글

재미있는 글이기보다는 정곡을 찌르는 내용 같습니다...
까지껏 강남 지부 하나 만드시면 좋을것 같습니다.저도 논현역 근방에 살고 있는 관계로...
여하튼 많이 찍어보시는게 좋습니다.
혼자 찍어도 잘 모를때 비로서 다른 분들께 여쭈어 보는게 제일이지요.
저는 동경라클에서 여러분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지나가는 말 한마디가 뼈가 되고 살이 됩니다.가끔 한잔씩 하는 재미도 짜릿한 쾌감(?)입니다.
하만석/jazzminor님의 댓글

골프시작한지 이제 3개월 됐는데 김재범님 말씀이 와닿는군요~
민홍식님의 댓글

사진과 골프는 정반대인 성향이 짙으나 끝점은 유사함도 포함된다
생각합니다.
위의 예제들은 연습장등에서, 즉 학습을 기준으로 한 것 같으나,
강호에 나서면 ( 사진 ; 주제 설정하의 사진 작업 , 골프 = field)
골프는 #1홀 tee off 부터 #18홀 hole out까지 감정을 억제하여
Rhythm을 놓치지 않고, ball을 때리겠다는 욕망을 억제하고
본인의 swing tempo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관건. 즉, 감정의
억제를 기본으로 두고 있는 반면, 사진은 모든 오감을 총동원하여
작업 현장에서의 사물들과 대화하여야하는, 즉 감정의 적극적 표출이 기본적 관건.
허나, 사진도 sutter를 누르기 전에는 골프와 같은 감정의 억제는
아닌, 상당한 감정의 통제가 필요하다.
handy 7 이었읍니다.
이무송님의 댓글

원 작성회원 : 민홍식
골프는 #1홀 tee off 부터 #18홀 hole out까지 감정을 억제하여
Rhythm을 놓치지 않고, ball을 때리겠다는 욕망을 억제하고 본인의 swing tempo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관건. 즉, 감정의 억제를 기본으로 두고 있는 반면, 사진은 모든 오감을 총동원하여 작업 현장에서의 사물들과 대화하여야하는, 즉 감정의 적극적 표출이 기본적 관건. 허나, 사진도 sutter를 누르기 전에는 골프와 같은 감정의 억제는 아닌, 상당한 감정의 통제가 필요하다. handy 7 이었읍니다. |
싱글 핸디캡의 골퍼 다우신 분석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골프와 사진의 또다른 차이점은, 골프는 나중에야 어찌 되었건 간에 처음 시작할 때는 최소한 얼마 동안이라도 기본기를 제대로 교습을 받고 시작하는데 반해 사진은,
물론 혼자서 책을 보고 이론을 배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학원 등을 통한 전문적인 교습이 없이 그저 어떤 끌림에 의해 시작하게 되는게 아닐까 합니다.
골프는 처음에 기본기를 배우고 나서 나중에는 스스로 연마를 하게 되지만, 사진은 처음에 스스로 시작하였다가 어느정도 경험이 쌓이고서야 제대로 된 배움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것 같더군요..^^;
오기동님의 댓글

많은 경험과 비교들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같은 경우 사진은 대학때 부터 찍었고 골프는 이제 재미에 푹빠진 보기플레이어인것 같습니다..
모든분들의 경험이 너무나 선명하게 이해가 되네요..
저는 골프를 골프도 라고 생각하고 즐기고 있습니다...언젠가는 득도를 할 수 있을까 고민과 번뇌로 연습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이메일주소 무단수집을 거부합니다.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