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던 라이카, 내가 알고있는 라이카.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신재성
- 작성일 : 06-10-08 15:44
관련링크
본문
선배님들이 너그럽게 봐주세요 ^^
Leica라는 이름을 들어본것은 아마 1993년도 정도인것으로 기억이납니다. 아는것이라고는 Canon과 Nikon 그리고 Olympus가 전부였던 그시절에 가슴이 찡하게 울려오는 사진을 보고나서 알게모르게 그 사진가의 사진을수집하며 연구하며 그리고 나중에는 그 사진가가 쓰던 카메라까지 알아보던 그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에 처음 알게된 이름 Leica. Leica라고 우리가 알고있는 카메라는 1913년에 UR-Leica 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어깨에서 비가오던 눈이오던 출렁거리며 거리 사진을 찍어주는 M3는 1950년대 부터 생산되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M3는 뷰파인더가 50mm에 맞춰져있고 그럼으로 50미리 이외 다른 광각 렌즈를 사용할경우 부득이하게 eye가 달린 렌즈를 써야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eye가 달린 렌즈를 쓰는 묘미도 점잖은 신사가 콧수영위로 안경을 쓰고있는것 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현재 생산되고있는 MP는 M3를 토대로 다시금 옛 1950년대의 M3를 따라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지만 역시나 후작은 전작에 비할수 없다는 옛말을 그대로 반영하고있습니다. 똑같은 황동으로 만들어졌고 같은 크롬을 입혔으며 같은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다지만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는 추 와같은지라 처음 M3를 만졌을때의 감동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아직도 M3를 들고 나가면 어깨에 출렁이는 부푼마음을 느낄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바라보면서 "어째 저런 오래된 카메라로 아직도 찍나?" "사진을 공부하는 학생인가?" 라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볼때가 있습니다. 라이카 M 시리즈는 단렌즈만을 쓰는것으로 유명하다. 작가와 필름에 따라서 사진이 달라진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라이카로 찍은 사진들은 렌즈에 굉장한 영향을 받습니다. 같은 2.8 조리개를 가진 Summaron이 있고 Elmar가 있지만 결과물은 눈에 띄게 다르지요. 2.0의 조리개를 가진 Summicron은 아마 현 존재하는 많은 렌즈들중에 감히 최고라 말하고싶은 결과물을 만들어줍니다. 라이카는 M3이후 M2, M4, M5, M6, M7, 그리고 MP가 나와있고 노출계가 들어가기 시작한 카메라는 M5로 라이카 M 시리즈중에서는 가장 부피가 크고 라이카 답지않은(?!) 라이카라고 느껴지네요. CL라는 라이카도 존재하지만 M 시리즈가 아니기에 이번 글에서는 제외하겠습다. 한가지 M 시리즈의 단점이 있다면 망원입니다. RF의 정숙한 셔터음과 캔디드함, 아름다운 바디와 너무나 커다란 뷰파인더... 하지만 망원은 135미리에서 더이상 당겨지지않습니다. RF의 단 하나의 단점이라고 말하고싶습다.
제가 알고있는 짧은 라이카에 대한 지식은 여기까지 입니다. ㅡㅡ;;;
제 라이카는 상처가 많습니다. 다행히도 거주하는곳에서 가까운 라이카 전문 수리실 Kindermann에 매년 한번씩 정밀검사도 받고 기름도 칠해주고 셔터도 점검받고 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많이 드러나는 것은 어쩔수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소장품으로 품어두기보다 언젠가 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세상 바람 많이 맡아보고 세상 풍경 많이 담아보라고 어깨에 둘러매고 다녀서 그런지 상처가 많습니다. 솔직히 이래저래 장비를 좋아하는 탓에 많은 카메라를 만져볼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비를 만지면 만질수록 왜그렇게 장비에 전념하는지 사놓은 박스며 메뉴얼이며 모든 것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일이 되버렸습니다. 간직한다는 변명아래 언젠가 되팔생각으로 그렇게 가지고 있었던것이죠. 디지털 바디의 장점이자 단점인 되팔기에 지쳐버리고 실망해서 언제부터인가 가지고있던 모든 카메라를 팔아버리기 시작합니다.
필름을 생산하는 많은 회사들이 파업을 하고 필름 생산을 접으며 디지털로 향하는 지금 저는 얼마 남지않은 시한생명을 가지고있는 카메라들을 어깨에 둘러매고 사진을 찍습니다. 셔터스피드가 나오지 않아도 노출계를 한번더 들여다보고 촛점을 맞춘후 조리개를 만지작 거려야해도 바람을 맞아주는 필름은 디지털이 가지지못한 그 무엇이 더 있습니다. 아무리 MP3가 좋은 음을 낸다해도 LP로 들어보는 클래식 음악은 깊이가 다른것처럼 말입니다.
요즘들어서는 게을러져서 그런지 자동을 찾게 되었습니다.
라이카를 만지는 사람이 자동을 원한다는게 그렇게 죄스러운 (?!) 일인줄 압니다.
하지만 몸도 무거워지고 마음도 무거워지다보니 이래저래 사진보다는 장비타령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쏙드는 Minilux를 하나 사놓고 필름 3통을 찍어보니
역시 이래도 저래도 라이카는 라이카더군요. ^^
Summarit의 투명한 색감은 Summaron이나 Summicron과는 달랐고 Summilux
에 비해서는 탁한듯 하지만 그래도 볼수있는 빛 보다는 느낄수 있는 빛을 잡는
라이카는 틀림없다는것을 느꼈습니다.
한 일년여간 라클에서 도망쳐서 숨어살았는데 다시금 라클병(?!)이 도지면서
한동안 바빠질것 같습니다. 가을이 돌아오면서 다시금 남자의 가슴에 불을지르네요.
선배님들 감기 조심하세요 ^^
댓글목록
정무용님의 댓글

감동을 주는 글입니다.
글을 읽으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먼 곳에서 항상 건강하십시오.
이효성님의 댓글

글 잘 읽었습니다. Canada의 가을은 어떨지 궁금하여 집니다. 아마도 멋진 가을 풍경이 만들어 지겠지요. 그 멋진 풍경도 함께 담아 소개 해 주시면 이 가을이 더욱 풍성하고 넉넉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 많이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손지훈님의 댓글

저와 비슷한 아나로그 추종자시로군요... ^^
전 우선 쓸만한 스캐너 하나를 구입하는게 목표이고...
두번째는 눈여겨 보아 둔 LP용 턴테이블을 구입하는게 목표입니다...
지금은 비록 간편한 ipod를 쓰고 있지만...
집에서 만큼은 LP를 들을려구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도 다 LP로 있고...
특히 아이들에게 꼭 LP로 나오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물론...
카메라도 필름으로 가르칠 생각입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는지라... 제가 왠지 뒤로가는듯 싶기도 한데...
이런 아날로그적인 감성들이 잊혀져 가는건 큰 슬픔이란 생각이 들어서요... ^^
멀리서 좋은 사진 많이 찍어 보여주세요. 건강하시구요... ^^
신재성님의 댓글

정무용 선생님께서 미흡한 글도 읽어주시고 그저 감사한마음 뿐입니다.
이효성 선배님. 캐나다는 요즘 날이 많이 추워지면서 제 얼굴만한
단풍들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으로 가득 채워질것
같던 시절이 거의 지나가고 있어서 바쁜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있습니다.
^^
손지훈 선배님. 아나로그 추종자로 말씀하시니 반갑습니다. ^^
저도 LP 턴테이블 하나 사놓고 집에서 퇴근후 가만히 음악을 듣고있으면
저절로 잠이 옵니다. ㅡㅡ;;;; 자장가같이 은은한 LP가 너무나 좋습니다.
사진은 필름으로 시작되서 필름으로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리플들 감사히 읽었습니다.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이메일주소 무단수집을 거부합니다.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