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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카파" 원제 Blood and Champagne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이효성
  • 작성일 : 06-09-30 00:54

본문

로버트 카파
원제: Blood and Champagne
저자: Alex Kershaw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가만히 엎드려 있는 사람은 누구야?"
카파가 이렇게 묻더니 벌떡 일어나 키부츠를 향해 달려갔다.
"밥(카파), 자세를 낮춰! 그러다가 포탄에 맞겠어!"
쉐르셀이 소리쳤다.
"포탄에 내 주소는 없어."
카파는 계속해서 달렸다. (본문 페이지 306)


이 책은 종군기자로서 명성을 날린 로버트 카파(본명: 앙드레 프리드만)의 삶을 전기식으로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카파는 모든 세기의 전쟁의 최전방 전선에 기꺼이 총대신 라이카(그가 베트남에서 죽을 때에는 콘탁스를 갖고 있었다)를 목에 걸고 뛰어들고 피가 튀는 격전지에서 사선을 넘나 들며 전쟁의 현장을 라이카에 담았다. 공산주의가 유럽권으로의 확대와 히틀러와 그의 나찌의 군홧발이 점점 드세지던 무렵에 유태인이라는 태생적 부담감을 그만의 기질적 생존방법으로 극복하고 그는 스페인 내란을 계기로 종군기자로서 활동하게 된다.

그의 전선은 세기의 전쟁사와 항상 같이 하였고 그는 또한 그 전쟁의 최전선의 격전지에 있어야만 했다. 오마하 상륙작전이 진행되던 시기에도 그는 미군의 제 일파(제 일진 파견부대)와 함께 참전하면서 젊은 미군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속에서 비록 그의 필름이 대부분 현상과정에서 훼손되었지만 그는 침착히 라이카로 저격을 하였다.

그는 전쟁이 있는 곳이라면 서슴치 않고 달려갔다. 스페인, 프랑스, 영국, 그리고 중국, 그리고 스탈린의 지배권이 창궐하는 러시아, 이스라엘과 아랍연합과의 전쟁을 비롯하여 그의 마지막 종군지였던 베트남 전선에 이르기까지 그는 전쟁과 함께 하였다. 다만 아쉬움은 참혹한 참전의 후유증 탓인지 그는 한국전에서는 활동하지 않았다 (본문 페이지 338).

열정적인 호색가였던 카파의 품을 스쳐 갔던 수 많은 연인 중 하나 이기도 했던 영화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은 그와의 사랑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카파에게 있어서 전쟁이 없는 평화가 얼마나 그를 지루하게 하는 지 감지했다고 한다. 즉, 카파에게 있어서 전쟁은 이미 오랜 참전을 통해서 그 삶의 커다란 부분으로 자리하고 있었으며,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기는 카파 자신 내면의 전쟁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에는 우울과 권태 속에 쉽게 빠져 들었고, 대신에 술과 도박을 통해서 대신 탈출구를 찾아야 했다. 10년 이상 최전선에서 다양한 전쟁을 목도했던 카파는 불안, 과도한 음주, 우울증,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 등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들이 그 삶을 괴롭혔다. 비록 그가 사람들 앞에서는 진한 농담을 하면서 "쾌활한 카파"라는 이미지로 그려졌지만, 그러나 카파는 이미 전쟁의 상흔들이 그의 삶을 파괴하고 있었다.

책에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데이비드 침 시모어와 함께 창설한 매그넘에 대한 나름대로 상세한 탄생배경도 잘 소개되어 있다. 브레송의 전기(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을유문화사. 본문 페이지 280)에도 탄생 배경 그리고 매그넘의 경영 환경 등이 잘 설명되어 있으며 동시에 브레송이 본 카파에 대한 시각도 엿볼 수 있다.

브레송의 눈에 비친(본문 페이지 280) 카파는 "본능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진가이며 사진술에 있어 위대한 모험가의 한사람"이라고 언급하곤 했다고 한다. 브레송이 사진을 예술적인 장르로 자리하도록 했다면 카파는 사진을 역사의 기록 매체로 자리매김 하도록 했다. 그런 카파의 사진은 초기에는 개성없는 밋밋한 사진으로 반응이 좋지 않았던 듯 싶다.

책에는 그가 친구로 사귀었던 당시의 저명 작가 특히 헤밍웨이 그리고 스타인백 (* 스파르타카스로 유명한 영화감독 Stanley와 혼동했었는 데 아래 유성태님이 지적으로 영화감독에서 작가로 수정함)으로 작가을 비롯한 인물들과 함께 했던 모습은 물론 잉그리드 버그만을 비롯한 그와 함께 했던 여성들과의 사랑이 매우 잘 드러나 있다.

작가는 특히 그를 종군 기자의 대표적 인물로 만들기도 했지만 연출이냐 아니면 사실이냐의 논란의 정점에 있던 스페인 내전에서 찍은 "쓰러지는 병사"에 대한 사진과 인물 그리고 기록들을 중심으로 언급되어 있기도 하다.

카파는 2차 세계 대전 막바지에 찍은 사진 (책 표지 사진 참조)를 2차 세계 대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으로 평가하고 있다. (본문 페이지 241)

그가 캄보디아 내전에서 죽기까지의 전 생애를 많은 역사적 자료와 작가의 예리한 시선으로 끊임없는 긴장감을 갖고 인간 카파 그리고 20세기 최고의 종군 사진작가 카파의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어쩌면 원제목인 "Blood and Champagne" 이 그의 삶을 참으로 압축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390여 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갖게 하는 이 책을 한번 읽어 봄으로서 인간 카파 그리고 사진가 카파를 좀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평어체로 쓰여 졌음을 이해 바랍니다. 그리고 본인은 출판물과 전혀 관련이 없는 거 잘 아시지요.
추천 0

댓글목록

지건웅님의 댓글

지건웅

잉그리드 버그만의 젊은 시절을 오랜만에 봅니다.
종군 기자 로버트 카파 ... 저에게 오래된 잡지에서 찾아낸
매그넘 회원들의 사진이 있는데 다시 한번 유심히 봐야겠군요.

좋은 책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Jeanie님의 댓글

Jeanie

로버트 카파를 기리며..

그의 남동생 ‘Cornell Capa’가 저술한 “Robert Capa/Photographs(Aperture)”에서 발췌한 첫 번사진과 앙리 까르띠에 베르송(Henry Cartier-Bresson)의 서언을 붙입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그의 사진집들을 보면서 궁금하던 부분들을 알려주셔서..
더 깊게 그의 사진들을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우/유성태님의 댓글

사우/유성태

저도 며칠전에 이 책을 완독했습니다.
로버트 카파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것이 반가웠고요. 또한 카파의 내면 속의 여러 얼굴을 본다는 것이 안타까움과 연민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사진가의 삶을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배암 뒷다리 - '스타인벡'은 영화감독이 아니라 작가이지요. "분노의 포도"로 유명한...

최준석님의 댓글

최준석

이효성선생님....
좋은 소개...감사드립니다..

손지훈님의 댓글

손지훈

로버트 카파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작가 입니다.
초등학교때 카파의 사진을 통해 처음으로 사진의 힘을 깨닫게 되었지요...
이런 책이 나온줄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효성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당장 사서 읽어야 겠습니다. ^^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오기동 선배와 요코하마에서 열린 사진전을 갔다온지도 오래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유럽과 중국 일본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보면서 공기의 질이 다르면 사진도 달라지는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갖게 해준 작가였습니다.
생각하면서 사진을 감상케 해준 첫번째 작가였는데...
그리고 지난주에 그의 생애를 다룬 일본책을 보면서 위에서도 언급한 헤밍웨이,잉그리드 버그만의 얘기도 알게 되었습니다.
피사체에 한발짝 다가서게 한 용기를 준 작가이기도 하지요.아직 제가 초보이지만.....

양주환/비빔면님의 댓글

양주환/비빔면

분노의 포도... writing 시간에 저걸 읽고 글을 쓰는데 너무 읽기 싫어서
(예전스타일이라 이해못하는 표현도 많구요.. 암턴) DVD 가 있다길래
아마존에서 사다보고 에세이를 쓴 기억이..

영화도 너무 지루하더군요. 흑백영화라 흑백 사진본다는 생각으로 보긴했지만..
헨리폰다 나오는 영화는 분노의 포도가 처음이었습니다.

손영대s님의 댓글

손영대s

종군기자....들에 대한 경외..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것을 바로 앞에서 눈에 담아야 하는..
그 엄청난 압박..과 평생 내면에서 전쟁을 치루어야 하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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