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아를 사진축제(Rencontres d'Arles)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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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형석
- 작성일 : 06-09-2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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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루시안 끌레르그(Lucien Clergue)와 두 명의 아를 출신에 의해 생명을 얻게 된 아를 사진축제(Rencontres d’Arles: 아를에서의 회합)는 올해로 37번째 생일을 맞았다. 사진축제 중에선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최근까지 재정적인 문제와 운영 실패로 쇠하고 있었다
2001년 프랑소와 에벨(Francois Hebel)이 총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조금씩 사정이 호전되는 듯싶다. 2002년 요세프 쿠델카(Josef Koudelka) 그리고 2004년 행사에 영국 사진가 마틴 파(Martin Parr)가 객원 큐레이터로 나서며 다시금 세상이 아를에 주목하게 된다. 그 전까지는 인근 페르피뇽(Perpignan)에서 한달 차이로 9월에 열리는 포토저널리즘 축제인 Visa Pour l’Image에 가려져 예술사진을 위한 소규모 축제 정도로 여겨졌었다.
2006년에는 또 다른 매그넘(Magnum) 사진가이자 프랑스의 거장인 레이몽 데파르돈(Raymond Depardon)이 객원 큐레이터를 맡았다. 올해는 7월 4일 개막하여 9월 1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년 마다 매그넘 회원들이 객원을 맡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에벨이 매그넘의 파리 지부장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사진축제를 위해 만들어진 지도 및 일정표]

[American Photography from French Collections]
올해 축제에서 데파르돈은 그의 영향력을 백분 발휘하여 예술사진뿐만 아니라 포토저널리즘을 적극 불러들였다. 대표적으로 코넬 카파(Cornell Capa)의 1960년 JFK 대선 및 백악관 생활, 데이빗 골드블렛(David Goldblatt)의 아파르트헤이트 전후 남아공 흑인들의 삶을 다룬 사진 작업 등이 인기 있었다. 20세기의 미국 거장들의 사진 250여장을 모아서 전시하기로 한 것 역시 데파르돈의 역량 덕분이었다. 그는 올해 사진축제에서 67개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영웅이었다.

[David Goldbatt - South Africa]
아를 사진축제의 흥미로운 점은 지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 기차 차고들은 물론이고 성당들, 심지어 개인자택까지 모두 전시관으로 활용된다. 관람 도중 만난 영국인 스튜어트씨와 점심식사를 하며 나눈 담소에서 이 정도의 행사는 주변 어떤 국가에서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각종 주택, 공공시설, 위생과 관련된 법률의 제약은 넘을 수 없는 산과 같으며, 프랑스인들은 마인드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Paul Graham - American Midnight]

[Josef Koudelka- Camargue]
만약 내년에 행사에 참여하거나 참관하고 싶다면 개막 주에 갈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초대된 사진가들이 모여 자신의 작업을 직접 설명하고, 매년마다 사진 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문제들에 대한 토론을 펼친다. 더불어 큐레이터와 에디터들이 모여들며, 포트폴리오 평가를 갖고 뽑힌 작업들은 즉석에서 HP의 후원으로 출력하여 전시된다.

[Photo Folio Gallery, Book Award, etc]

[Julien Chapsal - Harkis For Life?]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해 여름 사진축제를 봐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아를을 찾아갔다. 그 역사와 전통에 비하면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으나 프레젠테이션의 창의성과 신선함에 구경하는 동안은 마냥 행복했다. 이번 행사 간 가장 인상 깊게 본 전시는 도미닉 이세르만(Dominique Issermann)의 흑백사진들로, Postcards라는 제목 그대로 사진을 엽서로 만들어 즉석에서 판매까지 하고 있었다. 성당의 창문을 모두 가리고 환등기 두 대로 각각 다른 각도에서 보여지는 사진들은 우아함 그 자체였다. 너무 매료된 나머지 사진도 찍지 않고 두 번씩 본 것 같다.
이번 사진축제를 통해 식어가던 사진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불태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2007년은 누가 객원 큐레이터를 맡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001년 프랑소와 에벨(Francois Hebel)이 총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조금씩 사정이 호전되는 듯싶다. 2002년 요세프 쿠델카(Josef Koudelka) 그리고 2004년 행사에 영국 사진가 마틴 파(Martin Parr)가 객원 큐레이터로 나서며 다시금 세상이 아를에 주목하게 된다. 그 전까지는 인근 페르피뇽(Perpignan)에서 한달 차이로 9월에 열리는 포토저널리즘 축제인 Visa Pour l’Image에 가려져 예술사진을 위한 소규모 축제 정도로 여겨졌었다.
2006년에는 또 다른 매그넘(Magnum) 사진가이자 프랑스의 거장인 레이몽 데파르돈(Raymond Depardon)이 객원 큐레이터를 맡았다. 올해는 7월 4일 개막하여 9월 1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년 마다 매그넘 회원들이 객원을 맡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에벨이 매그넘의 파리 지부장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올해 축제에서 데파르돈은 그의 영향력을 백분 발휘하여 예술사진뿐만 아니라 포토저널리즘을 적극 불러들였다. 대표적으로 코넬 카파(Cornell Capa)의 1960년 JFK 대선 및 백악관 생활, 데이빗 골드블렛(David Goldblatt)의 아파르트헤이트 전후 남아공 흑인들의 삶을 다룬 사진 작업 등이 인기 있었다. 20세기의 미국 거장들의 사진 250여장을 모아서 전시하기로 한 것 역시 데파르돈의 역량 덕분이었다. 그는 올해 사진축제에서 67개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영웅이었다.

아를 사진축제의 흥미로운 점은 지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 기차 차고들은 물론이고 성당들, 심지어 개인자택까지 모두 전시관으로 활용된다. 관람 도중 만난 영국인 스튜어트씨와 점심식사를 하며 나눈 담소에서 이 정도의 행사는 주변 어떤 국가에서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각종 주택, 공공시설, 위생과 관련된 법률의 제약은 넘을 수 없는 산과 같으며, 프랑스인들은 마인드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만약 내년에 행사에 참여하거나 참관하고 싶다면 개막 주에 갈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초대된 사진가들이 모여 자신의 작업을 직접 설명하고, 매년마다 사진 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문제들에 대한 토론을 펼친다. 더불어 큐레이터와 에디터들이 모여들며, 포트폴리오 평가를 갖고 뽑힌 작업들은 즉석에서 HP의 후원으로 출력하여 전시된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해 여름 사진축제를 봐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아를을 찾아갔다. 그 역사와 전통에 비하면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으나 프레젠테이션의 창의성과 신선함에 구경하는 동안은 마냥 행복했다. 이번 행사 간 가장 인상 깊게 본 전시는 도미닉 이세르만(Dominique Issermann)의 흑백사진들로, Postcards라는 제목 그대로 사진을 엽서로 만들어 즉석에서 판매까지 하고 있었다. 성당의 창문을 모두 가리고 환등기 두 대로 각각 다른 각도에서 보여지는 사진들은 우아함 그 자체였다. 너무 매료된 나머지 사진도 찍지 않고 두 번씩 본 것 같다.
이번 사진축제를 통해 식어가던 사진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불태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2007년은 누가 객원 큐레이터를 맡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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