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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 魅] 30년이 지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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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0년이란 세월은 지났다....

어릴적 아버님은 무척이나 사진찍는걸 좋아하셨던것 같다. 나 어릴때 혼자 누워있던 모습, 목욕하던 모습, 돐때... 흑백사진부터 컬러사진이 제법있다...

내가 태어난곳은 성북동 46-10번지. 이층집에 세들어 사시면서 그집을 사실때까지 나의 부모님은 많은 땀을 흘리셨을것이다. 얼마전 안 사실이지만 지금은 돌아가신 큰외삼촌께서 Canon G-III 라는 RF 카메라를 우리집에 주셨다고 하신다. 기억에도 큰외삼촌댁은 부자셨다. 대부분의 사진을 아버님께선 그 카메라로 우리 가족을 찍으셨다.

지난주인가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일요일에 사무실에 쳐박혀 일하고 있을때, 창밖의 햇살은 나에게 속삭였다, 카메라를 들고 뛰어 나가라고...

아무생각없이 난 카메라를 들고 차를몰고 예전 내가 살던 동네로 달렸다.

성북동, 나에겐 그곳은 편안한 안식처와 도 같았다. 힘들때면 가끔 찾아가 어릴때 걷던 길을 걷곤 했다. 어릴적 그리도 넓어 보이고, 그리도 가파라 보이던 언덕길이 이젠 그저 골목길로만 보인다...

많이 변했다, 아니 변하지 않았다. 다만 새로 신축건물이 들어서고, 아카시아 향이 날리던 뒤동산이 사라진것 왜엔...

이층 창문을 열면 봄에 향기러운 아카시아 향이 햇살과 내 얼굴에 다가왔었다. 저녁 해지는줄 모르고 뒷동산에서 아카시아를 따먹으며 동네 형, 친구들과 뛰어다니곤 했다.

어릴적 기억나는것중, 당시 리어카를 끌고 다니시며 여러가지 폐품을 강냉이나 돈으로 바꾸어주는 아저씨가 계셨다. 나 어릴적 목욕을 하던 파란 프라스틱 욕조를 어머니께서 더이상 필요 없으셨는지 동전 몇개와 바꾸시던 기억이 난다. 그때난 어머니 치마를 잡고 뒤에 숨어 저 계단아래로 내 욕조와 사라지던 아저씨께 '아저씨 미워, 도둑놈!'이라고 외치던 기억이 어려풋이 난다....

예전 살던 집 계단아래 앉아 잠시 있었다. 하수구에서 새어나오는 냄새는 분명 역할텐데 어릴적 어머니께 혼나 대문밖으로 쫒겨나 울며 서있던 당시의 그리움이 가슴에 다가온다.

당시 대부분의 집이 연탄을 사용하였기에 우리집도 '광'이라는 창고에 연탄을 채워놓으셨다. 그 '광'은 내게 있어 보물창고 였다. 망치며 못등 도구를 놓기도 했지만 항상 구석엔 나만의 보물들을 숨겨 놓기도 했다. 그 '광' 위는 장독대였다. 당시 나의 증조할머님께서 같이 계셨다. 증조할머님과 장독대에 올라가 장도 퍼오고, 이야기도 나누고 어릴적 꿈을 담구기도했다.

어제 다시 난 아들과 와이프와, 내 동생과 함께 다시 찾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는 모두 들고 다시 찾아 사진을 찍었다. 내 아들이 내가 있던곳에서서 사진을 찍을땐 나의 아버님이 나를 찍으실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동생과 같이 서있던 집앞에선 둘이 다시 사진을 찍었다.

30년이란 시간은 그렇게 지났다.

성북동서 이사를 갈때 나중에 내가 돈을 벌어 다시 여기로 오리란 생각을 하며, 내 아내와 아들,딸에게 이곳에선 내가 뛰놀던 추억을 같이 만들어 주리라 마음을 먹으며 지났다.

다시 30년뒤... 그 땐 내 아들이 내 손자,손녀를 데리고 이곳에 왔을때 이곳이 그대로 있기 바란다.
내가 오르내린던 계단도, 증조할머님께서 잠시 쉬던 바위도, 시궁창 냄새가 올라오는 하수구도 내가 망토를 두르고 뛰어 내리던 곳도...

30년 뒤 내 눈과 내 카메라에 다시 담을 수 있기 바란다...

2006년 9월




-글 쓸줄 몰라 두서없이 적습니다. 말이 짧아 죄송합니다. 감정이 나오는대로 적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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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종오님의 댓글

김종오

누구나 그런 추억과 경험이 있으시겠지만...

결혼날짜를 받아논 어느날,
아내가 될 사람에게 저의 행복한 어릴적 추억이 깃든 옛집을 보여 주었습니다.
어릴적 자주 올라가던 감나무는 여전한 듯 했지만, 집외관도 바뀌고, 살던분들도 어디로들 가셨는지...
아침마다 감나뭇잎을 쓸던 집앞 큰길은 왜그리도 좁아보이든지...
마치 걸리버가 소인국을 찾아간 기분이었습니다.

좋은 글로 옛 추억을 되돌리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언제 다시 찾아가 추억을 사진으로 남겨 두어야 겠습니다.

김봉길님의 댓글

김봉길

두번째 사진 왼쪽은 김종오님 어릴 쩍 사진인가 보죠? 오른쪽 어린이를 보니 국화빵입니다.
전 제가 어릴 적 살던 곳의 흔적도 없습니다. 그냥 커다란 상가가 점령했습니다. 따라서 미련도 정도 없어졌습니다.

최준석님의 댓글

최준석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제가 살던 집, 골목을 떠올렸습니다.
덕분에
과거로 부터의 야련한 느낌이 깊어 지는 밤입니다...

이영준님의 댓글

이영준

두 번째 사진...
어렸을 때 그 집이 아직 그대로 있네요!
저도 살던 집을 다 찾아봤지만 흔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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