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를 훔치는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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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박찬동
- 작성일 : 06-09-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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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짜리인데 거의 1년을 두고 읽은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억에 남는 소설 속 장면이 있어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배경은 70년대 사우디 건설현장. 근로자 막사에서 이른 아침 큰 소동이 벌어집니다.
근로자 중 한명이 카메라를 잃어버렸던거죠.
근로자 모두는 이 사실에 크게 분개하며 '나라의 명예를 실추시킨 범인을 색출해 단죄하자'고 소리칩니다. 어찌어찌해서 범인은 곧 잡힙니다. 한국인근로자였죠.
그러자 성난 사람들은 이 범인을 죽이려고 까지 합니다. 이 때 현장으로 달려온 관리직 직원이 사태를 수습하며 근로자들에게 묻습니다.
"저 사람이 훔친 카메라가 혹시 라이카 입니까?" "그렇소"
"라이카는 워낙 카메라를 잘 만들기 때문에 그걸 한번 본 사람은 누구나 안갖고는 못배깁니다. 여러분 또한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니 저 사람을 용서해줍시다"
근로자들은 오래지 않아 이 말에 수긍하고 범인을 용서하며 사태는 수습됩니다.
소설속 카메라는 아마 M3였겠죠. 조정래씨 개인적으로 라이카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건지, 아니면 실제 중동 현장에서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전 읽은 신문기사도 생각납니다. 청년시절 사실상 온가족 생계를 도맡아야 했을 정도로 가난했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첫 월급을 다 털어 M3를 샀다는...(전 이 기사를 보고 '돈 많이 받았었네'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아무튼 라이카는 '중독'인것 같습니다. 한번 맛보면 꼭 사고를 치게 만드는...ㅜㅜ
댓글목록
조정래님의 댓글

가끔씩 처음만난 사람에게 제 소개를 할 때면,
'아~태백산맥..' '아..아리랑...' 하면서 이어지는 이야기로 자칫 숙숙해질 수도 있는 분위기를 모면하기도 합니다.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본의 아니게 그 분께 신세를 지게 되더군요.^^
아직도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그 분의 책들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만,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저는 제대로 읽어 본 적이 한 번도 없네요. 방대한 분량에 엄두를 내지 못했기도 했지만...
다음에 서점에 들를때는 얼마전 새로나온 얇은 책부터 사서 읽어볼까 합니다..^^;
그나저나...책 속의 그 에피소드는 저도 어디선가 들은 듯 합니다. 근데 그 책에서 있는줄은 몰랐네요..
하효명님의 댓글

"라이카 맛들이면 집안 말아먹기 딱 좋다던데..."
말아 먹은 것도 부족해서
말아 먹은 후에 뒷골목을 헤매고 다닙니다.
함명호님의 댓글

말아 먹은 후에 뒷골목을 헤매고 다닙니다.
이말씀 아주 전적으로 동감 입니다 ^^
김대석님의 댓글

몸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왜 이 녀석을 지니고 다녀야만 속이
편해 지는지?? 집과 회사를 왕복하는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업무현장에서,
출퇴근 길에서 출장에서.. 특별히 출사라는 개념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맘 편하게 카메라 둘러메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합니다.
다음 주는 중동 쪽으로(두바이) 출장을 가지만 역시 한 쪽 어깨에는 묵직한
가방이 걸려 있을 겁니다...박찬동님 글의 중동을 생각하면서...
구름김경훈님의 댓글

재미있는 대목이네요 ^^ 저는 아직 한강을 읽지는 못했습니다만 ,,
방대한 분량을 읽는것도 힘들겠지만 그걸 쓰신분은 정말이지 대단한걸 넘어서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돼네요 위에 동명이인 이신분도 계시군요 ^^ 놀랬습니다
태백산맥은 단숨에 읽힐정도로 굉장히 흡입력이 강하고 재미있게 읽으실수 있으실꺼에요
태백산맥부터 읽어보시는것도 괜찮을듯합니다 ^^
박철기님의 댓글

전 첫 월급으로 샀습니다.
우연히도 m6 바디와 35mm 렌즈 모두 제가 태어난 연도에 세상의 빛을 본 녀석들입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갑니다. ^^
오지훈님의 댓글

재미있군요. ^^;; 이것도 전설의 일부분일까요?
박찬동님의 댓글
작가 조정래씨의 민초에 뿌리를 둔 깊고 유장한 역사의식을 늘 존경해 오고 있는데 회원님 중에 조정래님이 계시다니... 가슴이 설렙니다.^^
근데 혹시 진짜, 작가 조정래씨 아니세요?ㅎㅎ 맞다면 꼬~옥 한번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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