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책 소개, "인듀어런스 -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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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현주
- 작성일 : 06-09-16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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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10월, 노르웨이탐험가 아문센이 북극 탐험에서 돌아와 남극으로 향하면서 로버트 스콧경도 (그땐 몰랐겠지만) 그의 마직막이 될 남극점 정복을 떠나면서 둘 사이의 역사적인 경주는 시작됩니다. 아문젠 탐험대가 잘 훈련된 개 52마리와 팀을 이루어 스키를 타고 매일 25-30km를 순조롭게 달려나갔을때, 스콧의 탐험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조랑말들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모터 썰매, 그리고 아무도 다룰 줄 몰랐던 개 때문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으며 남쪽을 향해 힘든 전진을 하고 있었습니다.
1912년 1월 16일, 스콧과 그의 탐험대는 남위 89도 지점에서 아문센 탐험대가 이미 그곳을 지나갔음을 보여주는 흔적을 발견합니다. 그 순간, 스콧은 탐험대의 진로를 돌려 출발점으로 돌아왔어야 했지만, 그는 지칠대로 지친 팀을 이끌고 남극점으로 계속 향합니다.
이미 아문센의 정복깃발이 이미 꽂혀있는 남극점에 아마도 필사적으로 도착했을 스콧은 이런 일기를 남기는데요,,. "이제 다시 돌아간다. 아마도 필사적인 투쟁이 될 것이다.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들은 결국 해내지 못합니다. 스콧 탐험대는 한 명씩 차례로 얼음 위에서 죽었고, 그가 단 세명남은 팀을 데리고 보급창고에서 18km 떨어진 곳까지 와서 텐트를 쳤을때..스콧은 조용히 펜을 들어 마지막 일기를 적습니다. "안타깝지만, 더 쓸 수 없을 것 같다"
스콧의 글은 1년이 지난뒤에야 발견되었고, 그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자 영국 전체는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그의 죽음에 얽힌 신화는 피터팬의 작가이고 감상적인 산문의 대가였던 제임스 베리가 "스콧의 일기"라는 책으로 출판하면서 더욱 증폭됩니다.
바로 이것이 어니스트 섀클턴이 남극횡단에 나설 당시의 분위기 였습니다.
모든 영국인의 축복과 지지를 받으며, 새클턴은 남극횡단에 들어갈 자금을 모으기 위해 탐험에서 발생할 모든 뉴스와 사진 판권을 미리 팔고, 카메라로 탐험의 전 과정을 기록하여 남극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려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캐나다의 사진가 프랭크 헐리는 그 모든 사진을 찍게될 탐험대의 일원으로 "인듀어런스"호에 탑승하게되고, 남극의 부빙에 장작 2년동안을 갖혀 죽음과 생명의 사이에서 사투를 벌이는 인듀어런스의 탑승한 다양한 분야의 탐험대원 28명의 모습과, 부빙과 남극의 극한 날씨속에서 결국 깊고도 차가운 남극의 얼음바다로 사라지고 마는 인듀어런스 호, 가혹하고 가혹하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남극의 모습들을 중형카메라의 원판사진들과 베스트 포켓 코닥 카메라의 필름사진으로 남겼으며, 고스란히 문명으로 가지고 돌아와 1년에걸쳐 사진들을 현상하고 인화 합니다.
이 책은 그들의 탐험과 배의 침몰로인한 부빙 위에서의 표류 그 이후 2년동안의 죽음과의 사투 그리고 결국엔 단 한명도 잃지않고 전원이 모두 구출되는 이야기와 그 모습을 생생하게 남긴 헐리의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섀클턴이 3명의 정예부대를 이끌고 사우스 조지아섬의 포경기지에 도착해, 포경기지의 감독인 매티어스 앤더슨을 만났을때,,인간 이하의 모습을 한 섀클턴은 그에게 다가가 "저를 모르십니까?"하고 묻습니다. 감독이 "누구십니까?"하고 묻는말에 그가 "섀클턴 입니다.."라고 조용히 말하자, "포경기지의 감독은 잠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돌아서서 조용히 흐느끼기 시작했다"라고 책은 말합니다.
어릴때부터 많은 위인전과 탐험기를 읽었지만,,또 이런 감동을 주는 탐험기를 이렇게 나이가 들어 만나게 될줄은 몰랐네요^^. 이책은 퍼블리셔스 위클리지의 선정으로 1999년 '올해 최고의 책'이 된 책이구요, 한국에는 뜨인돌 출판사에서 위의 제목으로 출판되어 있습니다.
헐리의 수많은 원판 사진이 들어있는 이 책은, 하드커버지와 그보다 좀더 경제적인 포맷의 페이퍼커버지 두가지로 나와있습니다.
하루에 두시간만 해가 비치는 남극의 겨울에, 온통 분홍빛 낙조로 물이 들어버린 얼음꽃의 바다를 찍으며 헐리는 "카네이션 꽃밭" 같다고 감탄하고 감탄합니다.그 모진 생명의 사투속에서 단 한장의 원판 사진과 필름도 잃지않고 모두 회수해 온 한 사진가의 열정을 이 책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거예요.
인듀어런스호가 침몰하고 섀클턴의 지휘아래 모든 소지품들을 버리고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물품들만을 챙겼을때, 섀클턴은 소지하고 있던 성경에서 욥기의 다음 구절이 있는 페이지를 뜯어 소장했다고 합니다.
얼음은 뉘 태에서 났느냐
공중의 서리는 누가 낳았느냐
물이 돌같이 굳어지고
해면이 어느니라...
그 와중에도 헐리는 사진용품이 담긴 트렁크 그 어느것 하나도 포기하지 않았으며, 섀클턴또한 그걸 인정하고 끝까지 지켜줬다고 하네요.
사진의 힘을 알기 때문이였겠죠..아마도.
서점가면 한번 들쳐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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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호경님의 댓글

저도 한참 전에 읽은 책인데 사진들 보면서 여러 감정이 뒤섞여 일어나더군요.(그 중에 대형카메라에 대한 욕심도 들어있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위대한 실패', 이 한마디가 새클턴 팀의 탐험을 규정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한번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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