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가 좋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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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전신재
- 작성일 : 06-08-1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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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볼 것도 없이 짬뽕을 시킨다는.
라이카를 사용한지 이제 겨우 2년. 그 짧다면 짧은 세월에 몇 번씩이나
팔까 말까를 번복한 내 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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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라이카가 좋은거야'
50만원 들고 카메라 사러 갔다가 귀가 얇아 목에 플랙스를 걸고 다니던 여자의 말에 혹해 130 더 빌려 R7+35-70 구입.
제 실력은 모르고 겨우 몇통 찍어 놓구 카메라를 의심하기 시작.
'M이 더 좋은거야'
..속은 기분으로 대놓구 카메라 투정.
장터에 판매글 올림.
'단렌즈를 써봐'
그래? -_- 그러니까 이게 줌이라 그렇단 말이지?(여전히 제 실력은 모름)
장터에서 50mm summicron으로 렌즈 교환.
정말 '이제 됐구나!!'하고 생각했었슴.
episode2. '학생, 다음주까지 방빼줬음 좋겠어-_-!'
돈될거라곤 요거뿐. R7.
카메라 파는건 임시 방편. 위기는 곧 다시 온다! ..고민하던 중..
1년전의 판매글을 보고 실수로 전화했던 목사님의 구매의사.
'1년전의 글'... '목사님의 전화'......
...이건 계시였다고 생각함ㅜ.ㅜ!! 이때 매우 홀리했슴.
시세정보 수집후 1주일후 전화로 연락하여 타협키로했으나
전화번호 분실로 거래 불발. ㅠ
흘러가는게 그렇다 보니 역시 '계시'이리라 생각함. 팔지말라는.
'Holy'라기 보단 조금 멍청했던것 같다..-_-;;
방 빼주고 기숙 시작. =.=
episode 3. '이건 Canon 5D야'
많이 찍고 싶었다.
2년 동안 20통도 못 찍은 것 같다.
가난한 신학생에겐 찍고 찾아 보는 과정이.. 너무 버거웠다.
충족시켜줄 대안이 필요했다. 허나 디카는 못따라온다고 생각했다.
정말 많이 찍고 싶었다.
플랙스를 목에 걸고 다니던 여자는 기자가 되었다.
'이건 Canon 5D야 다른 DSLR하고는 달라 CCD가 어쩌고저쩌고.....'
어쨌든='좋은거야'
그래, 이거다! ......허지만 너무 비쌌다. 가뜩이나 너무 떨어진 카메라 값에
팔까 말까를 백번도 넘게 고민하던 차였다. 팔아도 못사...
있어봐야 가격은 더 떨어져. 이젠 디카야. 어서 팔고 후일을 기약해.
또 다시 고민. 고민하던 중 쐐기를 밖는 사건이 있었으니...
episode 4. 'xx오뽜 멋져! +.+'
애메한 감정의 상태로 먼길을 떠난 옛 연인.
워낙 가진것도 해준것도 없어 카메라 하나가 유일한 무기였던 그녀 앞의 나.
카메라를 들고 찡그린 표정은 그녀가 사랑하고 항상 담아주던 표정.
애매한 감정의 상태 인지라 타인의 발자취로 더듬어 찾아가 보게된 그녀의 홈피.
사진 한장에 모든 것이 멈추었다.
웬 남자가 카메라를 들고 찡그린체 조준하고 있었다.. 그 사진의 제목은,
'xx오뽜 멋져! +.+' 그리고 '카메라 엄청 좋은거'라는 멘트..
내 손에 부서지든지.. 몇 푼이라도 건지든지..하는 마음으로
장터를 찾아 꼭 팔겠다는 결심에 배수의 진을 친 채로 거래 시도.
몇차례의 예약은 있었지만 만나지도 못하고 모두 불발.
결국 기약한 시한이 지나 매장을 찾기로 함.
지인들과 놀다가 까먹고 그냥 집(대전의 자취집)으로 돌아옴. -_-
워낙 예약으로 시간을 끌어 그 기간동안 감정이 조금은.. 냉정을 찾음.
큰 맘먹고 올라갔던 길이라 다시 가려니 처음의 그 '분노'의 추진력이 모자람.
하필 마지막 찍은 롤이 이전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만족만족~) 아직도
고민....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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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까말까 가지고 있는 내내 고민되려나요?
선배님들은 '지금'에 만족들 하시나요?
단순이 장비욕심만이 아닌 나를 둘러싼 여타의 사정들이 있잖아요.
그런것들로 부터 완벽히 분리된 안전한 위치에 있나요?
그건 마음가짐으로 가능한 일인가요?
댓글목록
임규형님의 댓글

사람이 만족할 줄 안다면 여러가지 라이카를 왜 만들었겠어요?
사진을 안찍으면 몰라도 찍는 한 만족이 되지 않을거여요.
하지만
세상에서 나보다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 아무리 해도 누가 머랄 사람 없구요.
내 카메라가 가장 좋다고 우겨도 누가 머라하지 않습니다.
아니란 사람 있으면 카메라로 찍어도 돼요.ㅋ
여유있어 구할 수 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믿고 찍으세요.
양정훈님의 댓글

재치있고 밝은 전신재님 글 덕분에 기분도 업되는군요.
"R7+줌"..좋은 조합같습니다. 친해 보십시요...
라이카의 많은 기종 모두 섭렵해 본 것은 아니지만,
사실 그 놈이 그 놈입니다. 모두 좋다는 겁니다.
눈 딱감고 어느 하나 택한 후 이거다 싶으면
그 놈을 조강지처 삼아 (조강지처가 그 놈이던가?^^)
낮이건 밤이건 끼고 살면서 눌러대면...
예...행복해집니다....그 놈과 함께하는 사진생활이.....
다른 놈 한 눈 팔아보았자, 시간과 돈만 무지 깨집니다...
아..당연하지요...라이카 모두 종류마다 다 좋고 예쁘니..
여자 10명이 예쁘고 착하다고, 한 방에서 함께 살 수 있겠습니까?
홍건영님의 댓글

R7을 R6.2로 바꾸면 에피소드 1은 저하고 똑같으십니다 ㅎㅎ
아, 저는 50 summicron을 추가 구입했었군요
이상훈님의 댓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든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요? ^^
손에 돈이 있으면 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합니다.
손지훈님의 댓글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마도 여기 계신분들... 거의 다 경험했던 일들이 아니실까 합니다...
장비병... ^^
가끔 이곳에도 혹은 다른 곳에도 그런 글이 올라오곤 하지만...
좋은 사진=좋은 카메라... 는 결코 아닌것 같습니다.
무조건 자기 카메라가 은하계 최고의 카메라이며
그 카메라로 은하계 최고의 작품을 내놓지 못하는 '내'가 문제인 거지요.
전 주욱~ 니콘을 쓰다가 라이카는 R8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수동 포커스에 적응 못했습니다.
사진마다 억망이었죠... 포커스 신경 쓰느라고 다른것도 다 억망이 되어 버리더군요.
그러다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고... 이젠 M까지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M을 쓰며 헤메고 있는 중이지요.
그런데... 여전히 제겐 R8이 무척이나 소중하고 좋은 친구 입니다.
아마 죽을때까지 함께 할것이라고 확신 합니다.
물론 새로 구입한 M6도 마찬가지구요. ^^
라이카라는 것...
새로나온 디지털카메라 들에 비하면 정말 귀찮고 불편한 시스템이지만...
아마도 평생지기 할 수 있는 가장 듬직한... 장남 같은 녀석이 아닐까 합니다.
전... 전신재님이 아마 더 오래오래 R을 쓰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카에서 디카에 눈이 멀어 디카를 전전하다 이제는 완전히 라이카에 안착한 저처럼 말입니다.... ^^
김재범^^님의 댓글

신재님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니콘 F2로 찍어대면서 카메라 탓만 하던 그 때가 생각이 나는군요. 카메라가 오래되서 사진이 안나오는 거라고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다가 잡지에 나온 너무나도 멋진 사진을 보고, 그 사진사가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명을 보고 충격을 받은 후에 한동안 카메라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카메라가 10만원 가량의 중국산 Canton이란 제품이었거든요. 하지만,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는 모양입니다. 그 이후로 결국 F90X를 거쳐서 M6까지 왔으니까요. ^^; 라이카... 좋은 카메라입니다. 그리고 쓰면 쓸수록 정이 가요. 좋은 카메라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저와 동고동락을 한 시간들 때문에요. 님과 같은 사연이라면 충분히 대물림도 할 것 같네요. 좋은 사진 많이 찍으시기 바랍니다.
김욱님의 댓글

사실 사진을 많이 찍는다면 장비병이라는게 생겨날 겨를이 없을 듯 합니다. 카메라 하나 사서 정신없이 돌아다니면서 사진찍고, 그만큼 많은 사진을 찍다보면 명작도 하나씩 생겨나고... 들어가는 필름값 때문에 장비에 투자할 여력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장비 이것저것 늘리는 것도 들고다니기 무거워서 별로 내키지도 않을 겁니다.
오히려, 사진을 별로 찍지 못하니까 대리만족이라도 얻고 싶어서 드립다 장비 바꿈질 하는데 신경을 쓰는게 아닐까요?
제가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
이현주님의 댓글

같은 R7 유저로서 (저는 매우 초보이지만서도..) 저도 한마디 더하자면,,제 생각도 김욱님 생각과 비슷해요. 카메라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것이 (특히 R은 매우 무겁지만..) 사진 자체에 관심을 더 기울이게 하는것 같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거나, 관심있는 주제에대한 기록을 남기는 등의 사진 자체에대한 부지런한 활동등등이 막연한 기변의 환상을 갖지 않도록 해주는데 도움이 되는것 같아요. 특히 흑백 사진을 찍을때 기변생각이 싹 사라지는데요, 칼라에비해 노출의 부적절함이나 구성의 문제 등등, 제 사진의 부족함이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장비조차 이렇게 잘 못쓰면서..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이건 제 문제 일까요?^^) 아..그리고 episode 4 말인데요,,ㅎㅎ 이해가 가거든요 사실. 그런 의미에서 더욱이 R을 정리할게 아니라 그 R을 가지고 지난 시간들을 조목 조목 짚어보며 기록함으로 관계의 정리를 시도해 봄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신재님의 댓글

여러 선배님들의 답글이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아세요?
자꾸만 고민을 하고 쓸만한 렌즈 좋은 가격에 나온거 없나~ 하고
장터를 보러와 방황하다 문득 이 글을 읽었는데 '헛된생각'들이 싹'
씻겨 나가고 다시 평상심을 되찾게 됨니다!
현재에 만족하게 해주셨어요^^ (헌데 정말 episode 4, 이해하세요?ㅠ)
또 혼란이나 불평이 생기면 이 글들을 읽어야 겠어요!
고맙습니다!
이성재Rol님의 댓글

잘읽었습니다...
저는 R6.2에 19,35,50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글을 보기전에는 귀차니즘이 발동하여
35-70이나 28-70 랜즈로 교환하려 했습니다...
마음 고쳐먹고 잘 적응 해보렵니다...
유정현님의 댓글

전신재님 안녕하세요???
저도 M에서 왔다갔다 다시 R로 돌아왔습니다.
R 좋아요~~~
김승호님의 댓글

카메라를 팔지 않으면 당장 자신이 굶어죽거나 누군가 죽는게 아니라면 그렇게 애써 팔아 치울 필요가 있을까요?
더구나 사연도 있고 정도 든 장비라면...무엇보다 손에익은 장비일텐데..
라이카 R7과 스미크론 좋은 "장비"에요..."촬영도구"...더이상의 의미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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