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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의 휴식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박명균
  • 작성일 : 06-08-13 17:02

본문

.....

시간만 나면
아무 피사체라도'찾아 내어
필름에 담으려는
습관 아닌 습관
그 때문에 구해 놓은
사진 관련 서적도
먼지만 앉아 있었습니다.

그저 갤러리에 보란 듯이
사진 한장 올리려는 일념 하나로.

사진에 올려지는 댓글과 추천,
사실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들여다 봅니다.
어느 분이 글을 달아 주었을까
어느 분이 추천을 눌러 주셨을까.
집착으로 변해 갔습니다.

이제
참여자가 아닌
감상자의 눈으로만 갤러리 사진들을
들여다 보니
타인의 사진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 합니다.
사진 뒤에 쓰여 있는 작가의 보이지 않는
글들이 보이기 시작 합니다.

그리고 오늘
시원한 그늘에 앉아
먼지에 쌓여 잇던
롤랑 바르트의 "사진에 관한 노트"를
느긋하게 꺼내 읽고 있습니다.

사진은 사진기 들고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사진에 대한 나름의 철학도 없이
셔터를 누르는 것만이 아니구나
차분히 앉아 관련 서적도 읽어보고
갤러리 여러분의 사진도
좀더 차분하게 감상하며
사진에 담긴 더 많은 의미를
읽으려 애쓰는 것이
의미없는 샷을 남발하는 것보다
올려진 내 사진에 연연하는 것보다
내게 유익한 점이 있구나..

많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끔은 카메라를
멀리하고
주변을 돌아 보는 시간
의외로 중요한것 같습니다.

뭉게 구름 보기 좋은
오후의
斷想이었습니다.

-無畏
추천 0

댓글목록

지건웅님의 댓글

지건웅

박명균님의 말씀을 듣고 저 역시 반성을 해봅니다.
좋은 휴식과 함께 다시 오셔서 멋진 사진 보여주세요.
오후의 명상과도 같은 깊은 글 감사드립니다.

최주영님의 댓글

최주영

막 달려가던, 걸음이 멈추어지고...
막 굴리던 눈동자를 스르르 고정하는 글입니다.
박명균님이 주시는 하나의 쉼표와 같네요.

사진을 찍는것 보다....본다는 그자체가 중요한것을
보이지 않는것을 보려면, 보이는것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는것을...
우린 자주 잊어 버리곤 하더군요. 저부터 말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박유영님의 댓글

박유영

가슴이 시원해지면서 저자신부터 반성하게 되는 글입니다.
한동안 갈등으로 갤러리에 댓글도 못달고 도둑포스팅만 하
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복잡했었습니다.

말씀처럼 차분하게 책도 좀 읽고...
다른 회원들의 사진도 찬찬히 감상해 보겠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읽는 잔잔한 글 한 편에 마음을
다스리게 됩니다.

이원용님의 댓글

이원용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서 책장에 꼽혀있던 김윤기님의 "내만대로 사진 찍기"를 한번 읽어 보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사진기를 잠시 내려 놓고, 다른 분들의 글이나 사진을 읽으면 또 한번의 휴식이 다가오더군요...

이영준님의 댓글

이영준

공감합니다.
느긋하게 즐기는 시간 되시길...

김기현님의 댓글

김기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생각과 느낌입니다.

제 경우, 사진으로 밥을 해결하는 소위 프로도 아닐뿐더러,

단지 제 삶의 한 켠에서 자라서 아직 말라 죽지 않은 알량한 어떤 "욕심"때문에

사진기를 만지고 사진기에 필름을 넣어 이런 저런 주변 일상을 찍고 있으니까요.

어떤 사람처럼 공모전을 열심히 두두려서 작가의 명성을 얻으려 적극적이지도 않고,

어떤 사람처럼 자신의 사진세계를 일관하는 사진철학을 갖고 있지도 않으면서

왜 그토록 무심하게 셔터를 눌러댔는지 자문해 보지만 답은 나오지 않더군요.

차라리 음악의 경우에는 아주 짧은 한 순간의 희열을 경험하게 하는 마약효과라도 있지만,

사진은 아무리 열씸히 셔터를 눌러대도 그 결과로서 희열을 경험하기는 매우 어렵더군요.

어쩌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내가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있다는 자기착각과 기만만이 유일한 위안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먹으면서 점점 더 심해지는 교묘한 자기 합리화의 변설들...

그 중의 한 화두를 사진에 묻어 늘어놓는다면 얼마나 가관일까도 생각해 봅니다.

이번에 전시 준비를 위해서 사진을 고르던 중,

나름대로 가장 아끼던 사진의 원고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름 마음에 든다고 해서 11R까지 인화는 해 두었던 것인데, 정작 필름은 없더군요.

저도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지만,

이번 기회에 저를 돌아볼 여러가지 상황들을 새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시참여 작품을 선정하여 제출하고 나면 그 동안 허접하게 쌓아두었던 모든 필름을 소각할 예정입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제 삶을 중심으로 한 장의 일기를 쓰듯 그런 사진을 찍어 한장씩 인화해 두고 싶습니다.

제 경우도 필름을 스캔해서 웹상에 포스팅하는 프로세스로 인해서 사진의 참다운 맛을 잃고 좀 더 남에게 보여지는 부분에 연연한 면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정작 남에게 보여줄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에 담을 수 있는 것을 보는것, 그리고 그것을 뇌속에 오래오래 기록해 두는 것이란 생각입니다.

박명균 선생님의 정리된 심정을 통해서 나온 사진들을 천천히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선생님의 글을 통해서 자기자신에게 솔직하고 충실해지자는 다짐을 다져 봅니다.

박명균님의 댓글

박명균

그저
허구헌 날
창밖을 보며
생각 없이 써 놓은 글에
올려 주신 좋은 말씀에
제가 더 마음 가짐을 새롭게
합니다.
늘 관심 기울려 평소에도
좋은 말씀 제 가슴에 남겨 주시던
지건웅님.최주영님 박유영님
이영준님.김기현님
시간 내시어
쪽지로 용기 주신 박대원선생님
최성호님 강웅천님
그리고 애써 글 주신 이원용님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임병훈님의 댓글

임병훈

ㅎㅎ 박선배님, 갤러리에서 사진을 다 철수하고도 이렇게 또 멋진 안타를 날리시누만요.
구태의연하고 말초적인 '습관성 셔터누르기'로 일관하면서도 조금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저로서는
선배님과 여러 회원님들의 글에 담겨있는 선명한 자기성찰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질 따름입니다.
낼모레 (시간을 보니 내일이군요) 속리산 오르며 또 이런저런 얘기 나누기로 하시지요.
잘 주무십시오.

구름김경훈님의 댓글

구름김경훈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것 같습니다

이무송님의 댓글

이무송

공감이 가는 좋은 말씀을 읽고, 스스로 다시 한번 반추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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