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으로 쪼은 것과 기계로 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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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박유영
- 작성일 : 06-07-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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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따져 보았다. 그것은 실제로 돌이 죽어 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복
원된 탑은 자연석이 아니라 인조석으로 만든 탑처럼 보인다. 돌을 정으로 깍은
것과 기계로 깍은 것의 차이인 것이다. 그리고 낱낱 부재를 이어 맞춘다는 것은
성격이 살아있는 연결이어야 하는데 복원된 것은 마치 긴 돌이 없어서 그랬다
는 듯이 낱장 낱장의 성격을 죽여 버리니까 이같이 박제된 시체처럼 된 것이다.
그것은 기계만 과신하고 손의 묘를 가볍게 생각한 탓이다."
유홍준선생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다시 읽다가 문득 가슴을 울리던 구절, 필름
사진의 느낌이란 과연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뜸한뜸 손으로 쪼아낸 것처
럼 그 정의 울림이 전해지는, 나아가 사진가의 비릿한 숨결이 따뜻하게 느껴져
야 하는 그런 사진이 내가 원하던 사진이 아닌가.
사물의 질감이 현의 울림처럼 전해지는 사진,
계조와 색감이 또 다른 실재처럼 자연스러운 사진,
작가가 불어준 생기로 대상이 살아 움직이는 사진...
몽롱한 환상이 오늘 아침, 머리에서 자꾸 울려댑니다.^^
댓글목록
김기현님의 댓글

게다가 현실을 "박아낸 것"이지만,
결과물에 있어서의 느낌은 어떤 환상과 꿈, 그리고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 사진...
좋은 글에 덧칠한 것이 혹 누가 되지 않을런지..
김용준님의 댓글

마침 겔러리에 미륵사지 석탑을 복원해체 하기 전에 찍어서 올렸던 사진이 있어
박원장님의 글을 거들어 봅니다.^^
http://leicaclub.net/gallery/showima...ser=5189&pp=12
http://leicaclub.net/gallery/showima...ser=5189&pp=12
http://leicaclub.net/gallery/showima...ser=5189&pp=12
위에 말씀한 정을 이용한 마감과 그라인더를 이용한 돌의 마감의 차이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시간의 흐름하고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우선 화강석이라는 재료가 풍화작용에 의해 모서리가 닳아지면서 면의 각이 예리함이 없어짐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고, 그것을 볼 때 우리는 더욱 아름답다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그것 보다 가장 큰 이유는 어떤 대상에 대한 믿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유홍준 교수도 그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 하고 있겠지요.
요즘의 문화재 복원,보수등은 문화재청에서 발주하여 문화재 보수 업체에서 복원,보수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예전의 경배와 믿음의 대상으로서 장인의 손에 의해 정으로 하나 하나 쪼아 지며 만들어 지는 석물이 아닌 사업 경영의 문제가 먼저 부각되면서 정이 아닌 그라인더에 의한 마감으로 사업성을 확보하면서 이야기는 달라 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실현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문화재청내에 국보,보물 복원 사업을 전담하는 기구를 만들어 이러한 불합리함을 개선하겠다는 이야기가 요즘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좋은 글에 괜히 현실성을 이야기해 분위기 망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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