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 선생이 타계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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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윤병준
- 작성일 : 05-08-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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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 울다 했던 기억이 선한데,
타계하셨군요.
아래 내용은
김영섭 화랑에서 보내온
이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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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안한 세상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1938년 서울 출생으로, 동양방송국(TBC-TV) 영상 제작부장과 한국방송공사(KBS-TV) 영상제작국 제작1부장을 역임했고, 1988년 이후 골목안 풍경이란 주제로 많은 전시와 사진집을 출판하고, 2002년 제3회 이명동 사진상 수상과 2004년 동강사진상 국내작가상을 수상해 후배 사진가들에게 귀감이 됐던 골목안 풍경 김기찬 선생이 2005년 8월 27일 오후 10시 성모병원에서 향년 68세로 타계했다.
발인 : 2005년 8월 29일 오전 여의도 성모병원 영안실
여의도 성모병원 영안실 : 02-377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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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 앞에는 "골목안 풍경"의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30여년간 서민들의 공간인 골목을 촬영해 사진집 "골목안 풍경"을 5권, "개가 있는 따뜻한 골목"이란 사진집까지 합치면 여섯 권의 골목 책을 냈으니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로는 조금의 과장도 없다.
사진가 김기찬과 그의 사진작품도 그러하다. 조금의 과장도 없이 소박하고 진실하다. 그래서 그가 진가를 인정받는 데에 걸린 시간이 남보다 길었는지도 모른다.
화려함이나 현란한 기교보다는 진솔한 마음을 담은 그의 사진들은 골동품처럼 세월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한다.
2002년 제3회 이명동 사진상의 주인공이 된 김기찬씨(65세). 좋은 상을 받게 되어 기쁘면서도 쑥스럽다고 말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로 상을 받아본 적이 없어 그런 일에 익숙치 못해서 그런가보라고 덧붙인다.
그렇게 오랜 세월 사진을 찍어오면서도 그는 늘 아마추어 사진가라는 말로 전면에서 비켜서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1966년에 처음 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후 36년간 그의 관심은 늘 서민들의 삶에 있었고, 그의 일관된 사진작업은 그를 아마추어라 부를 수 없게 만들고 말았다. 다만, 36년 전과 마찬가지로 목적 없이 사진이 좋아서 사진을 찍는다는 순수성에서는 변함이 없는 아마추어다.
그가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때 그는 동양방송(TBC) 영화부에 근무하는 카메라맨이었다. 그리고 그의 부장은 60년대 한국사진의 중심에 있던 김행오씨였다. 회사에서 김행오 부장과 그의 주변에 몰려드는 사진가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그로서는 거금인 3만원을 주고 중고 캐논 카메라를 산 것이 첫 출발이었다.
"카메라는 샀지만 사진 찍을 시간이 없어 홍제동에서 지금의 중앙일보 자리까지 걸어서 출퇴근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찍기 시작한 김기찬씨는 가까운 서울역 부근의 행상들을 촬영했다. 1년 후에 그동안 촬영한 사진들을 죽 늘어놓고 보니 그건 소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이러저러한 행상들의 모습이 있을 뿐이었다.
“그 행상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들을 따라 들어간 곳이 중림동 골목안이었습니다. 그런데 골목에 들어가보니 마치 고향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나도 사직동 골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인가봐요.”
일요일 아침 목욕을 가려고 대야를 들고 나서는 여인들의 모습에서 향수를 느꼈고 고향을 찾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서민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기가 조심스럽고 혹시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아닐까 주저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과 친해지게 되고 일요일마다 만나니까 나중에는 나의 카메라를 의식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오랜 작업이었는지 그의 사진집 속에 나온 사람들 중 7할은 집이 어디며 아이들은 몇인지까지 다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30여년을 중림동과 공덕동 도화동 일대만 집중적으로 촬영했으니 그가 골목안 사람들을 다 꿰고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골목은 사라지고 사진만 남아
수십년간 한 장소에서 한 가지 소재로만 작업한다면 싫증이 나고 한계가 느껴질만 하건만 그는 싫증이 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골목을 옮겨다니며 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골목의 표정을 보면 언제나 새로웠다는 것이다.
그는 싫증이 나지 않았는데 더 이상 골목을 찍을 수 없게 되었다. 서울 시내의 재개발사업으로 집이 헐리고 골목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1997년을 끝으로 중림동 일대의 골목안 풍경은 그의 사진으로만 남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 그가 들어설 골목은 없어져버린 것이다.
“골목이 없어지고나니 참 안타깝고 좀더 열심히 찍지 못한 게 후회되더군요. 그 아쉬움 때문에 마치 후기를 쓰듯이 골목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변화된 모습을 찍게 되었습니다.”
막상 골목이 사라지자 고향을 잃은 것처럼 허전하여 그는 십수년 전에 찍은 사람들이 어디에 살고 있나를 추적해 보았다. 그러다가 29년만에 재회하여 다시 촬영한 사람도 있다.
그렇게 40명 정도를 시간의 간격을 두고 재촬영했는데, 골목의 아이가 그만한 아이의 부모가 되어 있기도 하고 젊었던 아줌마는 할머니가 되어 있기도 했다. 그가 동일 인물을 시간을 두고 촬영한 그 사진들은 내년에 사진집으로 엮어져 나온다.
“결정적 순간이 아니라 그저 일상적인 사진을 찍고 싶었다”는 김기찬씨. 이제는 서울의 또다른 골목을 찾아 사진을 찍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예전부터 꾸준히 작업해온 재래시장을 계속해서 찍고 있는데 그래도 발길은 자꾸 골목으로 향하고 카메라가 서민들에게로 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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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진예술 대표 김녕만
김영섭사진화랑 대표 김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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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술-02.737.8114 ______ 김영섭사진화랑-02.733.6331
댓글목록
이시원님의 댓글
이시원
조선일보 기사 입니다...
[조선일보 정재연 기자]
골목길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김기찬(67)씨가 27일 오후 9시15분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TBC·KBS 영상 제작부장을 지낸 김씨는 중림동 도화동 공덕동 만리동 등 서울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소박한 삶의 드라마를 카메라에 담아왔다. 김기찬이란 이름 석자는 골목길과 동의어였다.
서민의 일상과 애환, 개와 고양이, 꽃과 빨래, 햇살과 그림자까지 골목 안 풍경을 정겹게 펼쳤던 그는 이달 초 11번째 사진집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을 마지막 작품집으로 남겼다. 작가는 2002년 이명동 사진상에 이어 2004년 동강사진상과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가슴 찡해지는 고인의 골목길 사진은 9월 30일까지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진전에서 볼 수 있다.
박유영님의 댓글
박유영삼가 고 김기찬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이경면님의 댓글
이경면
선생님의 사진을 보고 깊은 감동과 눈물을 흘렸던 한 사람으로서 그 슬픔이 너무 큽니다.
힘들때면 선생님의 사진을 보면서 위안을 얻고는 했지요.
선생님을 위해서 잠시 기도드려야겠습니다.
차정환님의 댓글
차정환
김기찬 선생님.. 성함이 귀에 익다 싶었는데
'골목안 풍경' 을 담아내신 분이였군요..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이동현(offramp)님의 댓글
이동현(offramp)
예술가는 가고.. 예술혼과 작품은 남아도.. 그 빈자리를 채울 수는 없는 법이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양정훈님의 댓글
양정훈
눈빛 발간 "골목안 풍경",
따듯한 시선으로 달동네 사람들의 삶을 세월의 변화를 통해 바라본 사진을 보고
"아, 사진을 이렇게 찍어야겠다" 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너무 빨리 가셨습니다. 김기찬 선생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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